힘겨루기보단 지역발전이 먼저다
  • 경북도민일보
힘겨루기보단 지역발전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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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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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한끼리 맞닥뜨리면 어느 쪽도 좀처럼 물러서지 않는 게 그 속성이다. 개인도 그렇거니와 기관 사이의 실력대결에 자존심까지 동원되고 보면 수습하기 어려운 사태가 되기 일쑤다. 순리(順理)로 풀 수 있는 일을 `끗발’로 누르려 하니 꼬일 수밖에 없다. 가장 흔한 것이 예산안 심의철이 되면 “의회 경시”를 들먹이며 회의 진행에 제동이 걸리는 사례다.
 요즘 들어서는 포항시와 포항북부소방서가 힘겨루기를 하는 듯한 느낌을 주고 있다. 그것도 포항의 새 명물이라고 자축행사까지 요란하게 벌인 중앙상가 실개천의 소방도로 확보 문제가 시빗거리의 빌미다. 불이 난다면 현재의 실개천 주변 나무바닥으로는 소방 중장비의 무게를 견디지 못한다며 소방도로를 확보하자는 것이 소방서 측의 요구다. 이 주장은 현장 실험에서 그대로 실증되기도 했다. “불이란 그렇게 쉽게 나는 게 아니다. 나무바닥도 웬만한 무게는 견딘다”던 포항시의 장담도 나무바닥과 함께 무너져 버린 것이다. 이런 가운데 포항시는 북포항우체국~육거리 사이 2차 실개천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 곁에서 듣고 보기엔 자존심에 오기까지 머리를 든 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
 포항시의 이 같은 행정 자세는 처음이 아니다. 해수욕장 공유수면 문제로 해양수산청과 티격태격한 일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이 때문에 시간과 노력 낭비에 예산 낭비까지 겹쳐 여론이 들끓었던 전례를 많은 시민들이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이번 포항시와 포항북부소방서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사태도 똑같은 양상이다. 누가 옳고 누가 그르냐를 놓고 삿대질이나 할 일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제3자에게 판단을 의뢰한다면 시민 편의와 지역발전이라는 기준을 제시하게 마련이다.
 이런 상황에서 어제 경북도민일보는 눈길 끄는 기사를 실었다. 박승호 포항시장과 신임 손현규 포항해양수산청장이 전문공무원을 교류하기로 합의했다는 게 기사의 뼈대다. 종전 같으면 꿈도 못 꿀 일이 성사된 것이다. 이 같은 합의의 밑바탕에  지역발전이 기관의 자존심에 앞서야 한다는 공감대가 없다면 이뤄질 일이 아니다. 누가 먼저 화해의 악수를 요청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 지역발전 중요성 인식을 바탕으로 서로 마음을 열었다는 사실이 더 값지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대목이다.
 포항 중앙상가 실개천 소방도로 문제에 이 같은 인식을 적용한다면 해답을 찾지 못할 일도 아니라고 본다. `자존심 대결보단 지역발전이 먼저죠’-본보의 기사 제목 그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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