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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 왜곡하는 여론조사 경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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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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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정치적으로 중요한 투표 결과를 미리 예측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된 것이 여론조사다. 현대에 와서 각종 첨단장비의 도움으로 여론조사에 필요한 시간과 노력, 비용이 크게 줄어들었다. 또한 첨단 정보화 기술 덕택에 조사방법과 분석기법이 향상돼 정확도는 높아졌지만 역설적이게도 여론조사의 신뢰성은 오히려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많은 전문가들이 여론조사 무용론을 주장하는 비판 목소리가 높다.
 여론조사 무용론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난 것은 2016년 11월에 실시된 미국 대통령 선거다. 이 선거에서 가장 큰 패배자는 여론조사기관과 이들이 제공한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예측기사를 쏟아냈던 언론사들이었다. 당시 대부분 여론조사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승리를 점쳤다. 트럼프 당선을 가리키는 여론조사는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었으며, 심지어 선거 당일에도 대부분 언론사는 클린턴이 압도적으로 당선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실제로 투표함을 개봉한 결과 트럼프 후보가 클린턴 후보를 누르고 미국의 45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여론조사 허상(虛像)의 민낯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셈이다.

 미국 뿐만 아니다. 국내 선거에서도 여론조사가 번번이 선거결과를 비켜갔으며 선거 당일 투표를 하고 나온 유권자들을 상대로 한 출구조사조차도 실제와 엇갈리는 경우가 수두룩했다. 그러면 왜 이런 현상이 빚어지는 것일까?
 먼저 낮은 응답률을 들 수 있다.
 최근 여론조사기관의 설문조사를 보면 응답률이 한 자릿수를 넘어서는 경우를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즉 1000명에게 전화를 걸어 10% 미만이 응답을 했다면 그것이 민심을 제대로 반영한 여론조사라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10% 미만의 저조한 표본이 나머지 90%의 대다수 여론을 대변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실제 선거에서는 응답하지 않은 90%의 의견이 결과를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저조한 응답률로 인한 부정확한 여론조사를 방지하기 위해 일본, 독일 등 선진국에서는 응답률 30~50% 미만 여론조사는 아예 공표를 못하도록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무분별한 여론조사의 폐해를 방지하기 위해 선진국 수준의 개선방안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
 다음으로 브래들리효과에 의한 여론왜곡현상이다.
 사실 갑자기 걸려온 여론조사 전화를 받고 유권자들이 자신의 정치적 의견이나 소신을 솔직히 밝히기는 어렵다. 배우자나 가족에게도 밝히고 싶지 않은 민감한 사안을 굳이 전화를 붙들고 밝혀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경상도 지역에 사는 많은 유권자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 겉으로 자신의 보수적 성향을 드러내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어 여론조사에서는 진보 내지 중도성향의 응답을 했다가도 막상 선거가 닥치면 자신이 본래 갖고 있던 성향대로 소신투표를 하는 경우다. 인종차별 논란, 성추행 파문 등 각종 스캔들과 부정적 인식으로 여론조사에서 줄곧 클린턴에 밀렸던 트럼프 후보가 ‘숨은 백인표’에 의해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것도 그런 경우에 해당한다.
 어설프고 단순한 여론조사가 복잡한 현대인들의 생활패턴과 생각을 담아내기에는 역부족인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여론조사는 단순히 사회의 흐름을 참고하는데 그쳐야지 민심을 대변하는 풍향계라고 믿는 건 금물이다. 그렇지 않으면 자칫 민심을 왜곡하는 수단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아직까지 특정 지역을 조사대상에서 배제하는 식의 여론조작이 사라지지 않고 버젓이 행해지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우리 경북지역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하니 낮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선거 출마자들은 신뢰성이 떨어지는 이러한 여론조사에 일희일비 하지 않아야 하며 유권자들도 여론조사 결과에 현혹돼 표심이 춤추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 민심을 왜곡하는 여론조사를 막는 길이다.
 진정한 여론은 우리의 투표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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