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도시 포항 ‘첨단 로봇도시’ 새 미래 연다
  • 이진수기자
철강도시 포항 ‘첨단 로봇도시’ 새 미래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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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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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新먹거리-포항시 미래전략 5대 핵심산업 <2>로봇융합산업
▲ 포항의 수중로봇복합실증센터 내 수조에서 수중 작업용 무인 원격 잠수정(로봇) 테스트를 하고 있다. 이 로봇은 포항에 있는 한국로봇융합연구원이 제작한 것으로 무게는 21t이다. 아래 사진은 지난달 31일 이곳에서 개최된 전국 중·고교 수중로봇챌린지대회.

[경북도민일보 = 이진수기자] 대구·경북 지자체의 살림살이가 국비확보의 어려움과 지방세수 감소 등으로 날로 팍팍해지고 있다. 본지는 창간 14주년을 맞아 대구·경북 각 시·군에서 미래 먹거리를 만들기 위해 야심차게 추진하는 전략사업을 기획시리즈로 소개한다. 미래전략산업 육성에 힘을 쏟고 있는 지자체에 시·도민들의 관심이 필요하다.

 영일만의 드넓은 바다가 한 눈에 훤히 내다 보이는 포항의 수중로봇복합실증센터. 지난달 31일 이곳에서 전국 중·고교 20개팀(2인 1조)이 참가한 수중로봇챌린지대회가 개최됐다. 실증센터 내 대형 수조에서 학생들이 수중로봇을 조정해 △장애물 및 해초 통과하기 △해저생태 탐사하기(사진촬영) △해양 쓰레기 수거하기 등 3개 미션을 수행하고 제자리로 돌아오는 경기다. 한명은 스마트폰의 앱으로 언더워트 드론으로 실행하면, 한명은 수중로봇에 연결된 줄을 잡고 로봇의 활동을 원할하게 도와 준다. 충북 제천에서 참가한 박한상(18) 군은 “로봇이 물속에서 움직이는 것 자체가 신기하다. 수중로봇을 조정하면 재미있다. 로봇에 매력을 느낀다”고 했다.
 대한민국의 근대화를 이끈 철강도시 포항이 ‘로봇도시’로 새로운 도약을 추구하고 있다. 그 첫 단계가 지난해 6월 개소한 ‘수중로봇복합실증센터’이다. 국내 최초의 수중로봇복합실증센터는 국책사업으로 해양수산부의 해양개발용 수중건설로봇 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경북도와 포항시가 각각 85억원을 출자해 포항시 북구 흥해읍 영일만 3산업단지에 건설했다.
 
 △ 해양산업에 활용되는 수중건설로봇
 이곳은 수중건설로봇의 성능시험을 위해 길이 35m, 폭 20m, 수심 10m인 대형 수조와 최대 유속 3.4노트의 조류를 생성하는 회류수조, 수중 위치 측정기 등 첨단장비가 갖춰졌다.
 센터에서는 우리나라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수중건설로봇 시제품에 대한 시험을 실시하기도 한다.
 국내 로봇시장은 그동안 제조업 중심으로 성장했지만 최근에는 드론을 비롯한 다양한 개인서비스 로봇시장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국내 로봇시장 규모는 2016년 4조4000억원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미래 신산업 중 하나로 로봇 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포항시도 로봇산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정하고 영일만 3산업단지 일대를 우리나라 ‘실증로봇 융·복합 클러스터’로 조성하고 있다.
 포항은 이미 포스텍과 한국로봇융합연구원 등 로봇과 관련한 우수한 역량을 가진 연구개발(R&D)기관이 있으며, 바다와 인접해 로봇의 해양 테스트가 실시간으로 가능한 지리적 여건으로 로봇산업의 최적지이다.
 권혁원 포항시 미래전략산업과장은 “포항은 포스텍, 한국로봇융합연구원 등 연구개발 기관이 있다. 여기에 바다가 있다는 장점이 더해진다. 수중로봇의 실험 등에 대한 환경이 매우 좋다”며 “포항이 로봇산업을 지역의 신성장 동력으로 추진하는 것도 이같은 차원이다”고 설명했다.
 수중건설로봇은 수심 500~2500m의 해양구조물(해양에너지, 해양플랜트 등) 시공 및 유지 관리를 위한 목적으로 수중에서 활동 가능한 건설장비 개념이다.
 인간이 심해에서 활동하기는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해저 케이블 매설, 수중암반 제거, 해상풍력·해상교량·해저터널 등 해양에너지 및 플랜트 사업은 로봇이 담당할 수 밖에 없다. 4차 산업인 수중건설로봇이 미래 해양산업에 핵심인 것이다. 센터는 로봇이 수중에서 이같은 작업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연구하고 실험하는 곳이다.
 우리나라는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지리적 특성에도 불구 수중건설로봇 연구는 해외보다 한참이나 늦다. 미국, 영국, 노르웨이 등은 가스, 오일, 에너지 등 해저광물 발굴 및 채취에 따른 경제적 창출을 위해 이미 30~40년 전부터 수중건설로봇을 이용했다.

 △ 수중건설로봇 꿈 익어간다
 아직 국내 기술이 따라 가지 못하니 해저 케이블 매설 등에 따른 심해 작업에 해외 장비와 인력을 요청할 수 밖에 없다.
 그야말로 ‘부르는게 값’일 정도로 임대 비용이 엄청나다.
 세계 해저터널의 시장 규모는 300조원(2021년), 해상풍력 660조원(2030년), 해양플랜트 100조원(2020년), 해상교량 10조원(2020년), 해양에너지 550조원(2020년), 해저케이블 규모는 7조원(2021년)으로 추정된다. 상상을 초월하는 시장 규모와 발전 가능성이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장인성 수중건설로봇사업단장은 “미래 해양자원 확보를 위한 해양구조물 시장은 매년 성장하고 있다. 해양구조물 건설에 필수적인 수중건설로봇 수요 또한 급증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안타깝게도 국내 수중건설로봇은 아직까지 100% 해외 임대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고 했다.
 수중로봇실증센터는 이러한 현실을 극복하고 세계 해양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설립됐다. 현재 우리의 수중건설로봇 기술력은 80% 정도. 기술개발이 1단계라면 상용화가 2단계다. 상용화까지는 향후 4~6년을 예상하고 있다.
 장 단장은 “기술은 어느 정도 수준까지 올라왔다. 앞으로 수년이 지나면 수중건설로봇의 실용화까지 갈 것이다”고 했다. 그 꿈이 포항에서 익어가고 있다.
 포항이 로봇산업 도시의 도약을 위한 또 하나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국민안전로봇 실증시험센터’설립이다.
 화재, 지진 등 재해 재난이 발생했을 경우 인간이 접근하기 어려운 현장에 투입돼 초기 정찰 및 인명구조 등의 작업을 수행하는 로봇을 개발하는 사업이 국민안전로봇이다.
 2022년까지 671억원을 투입해 산업통상자원부와 경북도, 포항시, 한국로봇융합연구원이 실증시험센터를 구축해 안전로봇 3종 개발 등 로봇기술 및 제품의 상용화 구축에 나선다.

 수중로봇복합실증센터 바로 앞 부지에 이미 터파기 공사가 들어갔으며 내년 5월 준공 예정이다.
 
 △ 내년 5월 국민안전로봇 실증시험센터 준공
 안전로봇 3종은 화재 등 복합재난 현장에서 초기 정찰을 위한 실내 정찰용 로봇과 실내 진입대원의 인명보호 및 구조지원 및 방재작업 보조를 위한 장갑형 로봇, 긴박한 재난현장에서 다수의 복합재난로봇을 효율적으로 관제, 운용하기 위한 차량형 시스템 로봇 등이다.
 국민안전로봇 실증시험센터는 안전로봇 개발 시스템의 통신, 이동성 등 기능에 대한 기초성능시험 및 시물레이션이 가능한 안전로봇 연구동과 안전로봇 플랫폼의 성능 및 신뢰성 등을 빠르게 검증할 수 있도록 실내 재난환경이 실증시험이 가능한 실내 실증시험동을 갖추게 된다. 또 개발된 안전로봇의 종합적인 성능시험 및 실외 모의시험이 가능하도록 야외 테스트베드 구현을 위한 실외 필드테스트장도 만들어진다.
 이 센터가 준공되면 기존의 한국로봇융합연구원, 수중로봇복합실증센터와 연계해 포항에 명실상부한 ‘실증로봇 융·복합 클러스터’가 조성된다. 영일만 3산업단지가 로봇산업의 중심지인 것은 물론 관련기업 유치 등을 통해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가 기대된다.
 김종식 포항시 환동해미래전략본부장은 “포항에 해양·안전 분야 로봇을 특화하고 있다”며 “영일만 3산업단지 내 로봇기업 입주를 시작으로 더 많은 첨단 기업들을 유치해 포항이 로봇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미국 피츠버그는 잘 나가는 철강도시였다. 세월이 지나면서 철강이 침체되자 도시도 쇠락했다. 앤드루 카네기 회장이 피츠버그에 카네기멜론 대학을 설립했다. 그리고 로봇센터를 만들어 집중 육성했다. 기존 철강에 로봇을 융합한 첨단산업으로 간다는 전략이었다. 로봇산업은 피츠버그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됐다.
 산업구조 재편의 효과를 확실히 본 것이다. 이같은 성장 모델을 철강도시 포항이 벤처마킹했다.
 포항시 남구 지곡단지에 위치한 ‘한국로봇융합연구원(KIRO)’이다. 지난 2005년 설립된 포항지능로봇연구소가 2012년 한국로봇융합연구원으로 승격됐다.
 이곳은 국내 유일의 로봇전문연구기관이다.
 최근까지 해양(수중) 작업지원, 의료, 문화 로봇 등 다양한 분야의 40여종 로봇을 개발해 현장에 적용했다.
 수중로봇복합실증센터에 있는 해저 케이블 매설을 위한 중작업용 수중로봇도 이곳에서 만들어졌다. 무인자동차, 공기청정기, 냉장고, 에어컨 등 인간의 일상생활에 사용되는 다양한 제품에 로봇기술이 들어간다.
 
 △ 로봇산업 전진기지로 도약하는 포항
 연구원은 해양에서 작업하는 수중로봇을 비롯해 산업 현장의 생산성 혁신을 위한 산업로봇, 재해 재난 현장에 투입되는 안전로봇, 생활의 편익을 위한 문화로봇 등 다양한 로봇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
 지난 2일 찾은 연구원에는 이같은 종류의 로봇들이 즐비했다.
 로봇기술과 소프트웨어 기술을 융합한 게임산업, 선박에 구멍이 생겨 기름이 바다에 유출될때 이를 신속하게 메워주는 선박 파공 봉쇄 로봇, 해저 케이블 공사, 산업폐기물 청소, 철강 포장 작업 등 로봇의 활용은 다양하며 시장 규모 역시 확대되고 있다.
 선박 파공 봉쇄 로봇은 세계 최초로 한국로봇융합연구원이 개발했다. 이곳은 로봇 플랫폼 제작에 뛰어난 노하우를 갖고 있으며 수요자의 요구대로 로봇을 개발해 제공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기술인 로봇기술로 이미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로봇융합연구원 허재영 기업지원실장은 “예전에는 로봇이 학문적으로 연구했으나 이제는 로봇산업으로 부각했다”면서 “인간이 하기 힘든 일을 대신하는 것이 로봇의 역활인 만큼 로봇기술의 활용도나 효율성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철강도시 포항은 국내 유일의 로봇을 연구개발하는 한국로봇융합연구원을 두고 있으며 바다 속 작업을 위해 로봇을 시험하는 수중로봇복합실증센터, 여기에 화재 등 재해 재난 현장에 투입되는 국민안전로봇 실증시험센터 설립 등으로 4차 산업인 로봇산업의 전진기지로 도약하고 있다.
 포항의 신성장 동력으로 로봇산업이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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