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지난해 제천 화재사건을 기억하시나요?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었던 끔찍한 화재참사, 그 피해를 더욱 악화시켰던 큰 원인 중 하나로 불법으로 주차된 차량들을 꼽을 수 있다. 실제로 소방차들이 화재현장에 도착한 시간은 불과 7분밖에 안 걸렸다. 하지만 피해 건물 근처에 불법으로 주차된 차량들을 견인하고 우회를 하는 바람에 가장 많은 사망자가 있었던 2층 목욕탕에 도착한지 30분이 넘어서야 진입할 수 있었다. 만에 하나 7분만에 도착했을 때 2층 요구조자들이 살아있었을 거라는 생각을 안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많은 충격적인 숫자의 사상자를 냈던 사고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의식 수준은 여전히 사고 전이나 다름없다. 불법 주·정차된 차량을 단속하러 나가면 여전히 건수가 끊이질 않는다. 만약 내 가족이 그 건물에 있었더라면 그리고 불법주차된 차량이 내 차였더라면 과연 사람들은 불법주차를 했을까? 나 하나쯤이야 잠깐 주차한다고 무슨 일이라도 나겠냐는 생각 하나 때문에 벌어진 결과다.
미국의 법은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예전부터 현장출동을 한 소방차량에 큰 힘을 실어주었다. 사고현장에 방해가 되는 불법주차된 차량이 있으면 불도저처럼 튼튼한 소방차로 해당 차들을 파손시켜도 되는 법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법을 만들어서 소방차에 힘을 실어준다면 불법주차에 대한 시민의식이 조금이나마 개선되지 않을까 싶다. 하루빨리 법안이 통과돼 이같은 참사를 두 번 다신 맞이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김동현 영덕소방서 소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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