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조(自助)와 공조(共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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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조(自助)와 공조(共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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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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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재현 포항시 주민복지과 이재민구호T/F팀장

[경북도민일보] 지난 6월 18일, 아침 출근길 라디오에서 규모 6.1 오사카 지진 뉴스를 들었다.
11·15 지진 이후 7개월 넘게 이재민 구호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내게 갑작스런 이웃 나라 일본의 지진 소식은 그 규모 이상으로 안타깝고 가슴이 아팠다.
이후에도 오사카 지진 소식은 유독 내 귀에 쏙쏙 들어왔고, 때마침 부서별 지진 및 재난관련 담당자를 중심으로 꾸려진 지진대책실무단에 참여하게 됐다.
6월 27일부터 2박 3일간 일본 오사카와 진원지인 타카츠키시, 이재민이 가장 많이 발생한 이바라키시를 방문하게 된 것은 일본의 선진 대응체계를 몸소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오사카부는 이번 지진으로 사망 5명, 부상 348명, 주택 반파 10동, 소파 781동, 비주거시설 214동이 피해를 입었고, 최근까지도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피해 및 복구 현장을 둘러보면서 느낀 공통점은 민·관의 대응이 놀라우리만큼 침착하다는 것이다.
오사카부는 지진 발생 즉시 재해대책본부를 설치하고 준비된 인력과 장비를 활용하여 라이프라인(가스, 수도, 전기 등)을 발생 7일만에 신속히 복구했다.
이에 따라 발생 초기 타카츠키·이바라키시 등 13개 도시에 피난소 571개소, 이재민 2375명이 발생했지만 6월말 기준 124개소에 528명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이마저도 감소 추세에 있으며 여진 발생 등 종합적인 상황을 고려하여 연장 여부를 결정한다고 한다.
우리 실무단이 방문했던 여러 현장중에서 가장 눈길을 끈 곳은 오오이케 커뮤니센터에 설치된 이바라키시 이재민대피소였다.
평소 주민들의 문화공간으로 활용하던 대피소는 당초 70명 정도가 머물렀다가 현재는 대부분 집으로 돌아가고 주택이 위험하여 거주하기 어려운 10여명 정도만 지내고 있었다.
대피소는 이바라키시 공무원과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24시간 교대로 운영하고 있으며 이재민들은 강당과 다다미방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강당에는 종이박스와 담요로, 다다미방은 철제 칸막이로 서로의 공간을 구분하여 사용하고 있었으며 대피소내 자체 식당에서 이재민들이 스스로 식재료 등을 준비해서 끼니를 해결하고 있었다.
일본은 지진 후 3일간은 의무적으로 전체 이재민대피소를 운영해 주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있으며 70명 이하의 소규모 대피소를 중심으로 지역의 자원봉사자와 공무원이 함께 운영하는 등 지자체와 정부, 그리고 민간이 서로 권한과 책임을 명확하게 하면서 협력하여 재난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있었다.
이처럼, 일본이 재난대응 선진국인 것은 민·관이 자조(自助)와 공조(共助)에 대한 마인드와 시스템이 무엇보다 잘 구축돼 있다는 점이다.
시민은 지진 행동요령 숙지, 생존물품 준비, 집안 내 가구·가전제품 고정장치 부착 등 생활속에서 방재를 위한 자조(自助)의 노력들을 일상화하며 관은 기초 지자체가 컨트롤타워가 돼 광역지자체, 정부, 유관기관 모두가 유기적인 공조(共助) 체계를 마련해 놓고 있다.
11·15 지진은 포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에 큰 교훈을 남겨 주었지만, 어느새 국민들의 기억속에서 잊히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11·15 지진의 아픔을 교훈 삼아 ‘지진이 오늘밤 반드시 온다’라는 마인드로 자조(自助)와 공조(共助)를 통해 민·관이 함께 대비하는 시스템 구축에 적극 나설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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