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말 청와대에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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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말 청와대에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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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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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언론인
 
 임기 말 청와대에 국민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16대 대통령으로 임기를 마칠 날도 이제 5개월 밖에 남지 않았다.
 오는 12월 19일이 대통령 선거일이므로 새 대통령 당선자가 나올 때까지는 3개월 남짓 남아있는 셈이다.
 권력의 시계는 모래시계와 같아 권력 정상 후반부, 특히 임기 말 세월은 화살처럼 날아가기 마련이다.
 그만큼 남은 시간이 짧다는 얘기다. 권력은 오를 때에도어렵지만 내려올 때 더욱 조심해야 한다. 권력은 누릴 때보다 놓을 때가 더 무서운 법이기 때문이다.
 이는 권력의 속성이기도 하지만 정치 등 모든 분야가 후진성을 극복하지 못할 때 더욱 심하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를 통칭 임기 말 레임덕 또는 권력 누수 현상이라 부른다. 권력 누수는 일반적으로 권력의 정상보다 정상을 싸고 있는 측근에서 더욱 눈에 띄게 표출된다.
 한국 정치가 아직 선진국형 단계까지 발전하지 못한 탓이겠지만 지금까지 대통령 임기 말이면 권력 누수 현상이 심화되곤 했던 게 사실이다.
 청와대가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신정아 비호 의혹’과 정윤재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의 `세무조사 무마 청탁 의혹’으로 국민의 따가운 눈총과 여론의 집중적인 비판을 받고 있다. 핵심 참모와 측근의 비리 의혹으로 임기 말 청와대에 `빨간 불’이 켜진 셈이다.
 이로 인해 마침내 대통령까지 나서게 됐다. 노 대통령이 긴급 기자간담회를 가진 것 자체가 문제의 심각성을 그대로 보여 주고 있다.
 노 대통령이 변 전 청와대 정책실장 문제와 관련, “제가 지금 난감하게 됐다”면서 “할 말이 없게됐다”고 토로한 심경이 이를 그대로 대변한다.
 노 대통령은 “무척 당황스럽고 힘들다”며 “검찰 수사를 통해 사실이 가려지고 결과가 확정이 되면 입장을 정리해 밝히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정 전 비서관 비리 의혹에 대해서도 “부적절한 행위이고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유감을 표명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만일 검찰 수사 결과 그에게 심각한 불법 행위가 있다면 이것은 측근 비리라고 이름을 붙여도 제가 변명하지 않겠다”며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사태가 어디로 비화될지 모를 상황이다.
 청와대 비서진은 핵심 참모와 측근이 불미한 사건에 연루된 의혹으로 대통령까지 나서서 국민에게 입장을 표명하게된 데 대해 반성해야 한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기 전에 청와대 측근 관련 의혹들을 정확히 조사, 파악해 노 대통령에게 직보했어야 했다.
 다른 분야도 그렇지만 정치에서도 `정직이 최선의 방책’이라는 경구를 잊어서는 안 된다. 그 어떤 것도 정확한 실체와 사실을 대신할 수 없다.
 대통령을 보좌하는 청와대 업무에 실수란 있을 수 없다.
 청와대 참모진이 실수하면 그 책임이 고스란히 대통령에게 넘어가고 그 부담은 다시 국민에게 넘어오기 때문이다.
 국민은 그 누구도 임기 말 노 대통령과 청와대의 레임덕을 바라지 않는다.
 역대 정권의 불행한 종말과 레임덕 현상을 적지 않게 보아 온 국민으로서는 노 대통령의 참여정부가 레임덕 없이 국정을 총체적으로 잘 마무리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국민의 그런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무엇보다 청와대의 비상한 각오와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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