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교체는 李-朴의 진정한 화합에 달렸다
  • 경북도민일보
정권 교체는 李-朴의 진정한 화합에 달렸다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07.09.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도선/언론인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와 박근혜 전 대표의 최근 경선 후 첫 회동은 한나라당 지지자들은 물론이고 일반 국민에게도 다소 실망스러운 것이었다.
 전당대회 이후 18일 만에 이뤄진 45분 간의 만남에서 두 사람이`똑 부러진’해법을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겉으로는 웃으며 만나 덕담들을 나눈 뒤 웃으며 헤어졌지만 `속 시원히 풀린’모습은 결코 아니었다. 두 사람은 `정권 교체를 위한 화합’이라는 원론에는 뜻을 같이 하면서도 정작 화합의 구체적 방법론에 대해선 철저히 언급을 회피했다.
 박 전 대표가 경선 패배 직후 “경선 과정의 모든 일들, 이제 잊어버립시다. 하루 아침에 잊을 수 없다면 며칠, 몇 날이 걸려서라도 잊읍시다”라며 `백의종군’을 선언할 때만 해도 한나라당의 내부 화합은 손에 잡힌 듯했다. 하지만 현재 두 진영이 하고 있는 행태를 보면 경선은 아직도 진행 중인 듯한 느낌마저 주고 있다.
 이 후보가 아쉬운 쪽이라는 것은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다. 그렇다면 먼저 박 전 대표에게 손을 내밀고 적극 다가서야 한다. 패자를 배려하는 승자의 아량이 필요하다. 행여 패배의 쓰린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오만은 금물이다. 더군다나 당내 경선에서는 이 후보가 진 만큼 박 대표 측이 딴죽을 걸면 두고두고 피곤할 뿐더러 대선 승리를 장담하기도 어렵다는 계산쯤은 굳이 주판알을 튕기지 않아도 금세 나온다.
 함께 껴안고 간다는 의지를 말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 대권 경쟁에서 앞서 있다고 우쭐해 있을지 모르나 인기란 원래 신기루 같은 것이다.
 잠시라도 방심했다간 봄눈 녹듯 순식간에 사라지는 게 인기다. 게다가 대권가도에는 아직도 수많은 복병이 도사리고 있지 않은가.
 박 전 대표도 `대한민국 최초’의 경선 승복이 단순한 입발림으로 끝나서는 득보다 실이 많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그는 `아름다운 패배’를 통해 `큰 정치인’으로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더 이상 그의 정치력을 의심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게다. 그러니 만의 하나라도 `아름다운 패배’는 환상이고 결국 `무늬만 승복’이었던 것으로 판명난다면 그 타격은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두 사람의 화합은 서로 이익이고 분열은 공멸의 지름길이다. 양자 모두 화합에 대한 정치적 부담이 적지 않다는 얘기다. 그런데도 양 진영이 `화학적 융합’을 이뤄내지 못하고 멈칫거리는 것은 당사자인 이-박 두 사람보다 측근들의 탓이 더 커 보인다.
 대선이야 어떻게 되든 내년 총선에서 자기 몫을 놓치지 않으려는 속셈에서다.
 일각에서 대권-당권 분리설이 나오는 것도 이런 연유일 것이다. 그러나 만약 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뒤에도 권력 분점이 가능할 것인가는 의문이다.
 과거의 DJP 연합과는 상황이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차라리 이번 기회에 `승자독식’이라는 후진적인 체제를 벗어나 국회의원 공천에 경선 방식을 도입하거나 공천심사위원회의 중립성 보장 장치를 확보하는 등의 대안을 적극 검토하는 게 바람직하다.
 한나라당은 정권 교체 이외의 결론이 있을 수 없다. 그렇다면 뭉치는 것만이 살길이다.
 국회의원 자리 챙기려고 대선을 망친다면 그야말로 교각살우(矯角殺牛)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모름지기 정치인이라면 국민과 당원이 무서운 줄 알아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