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대한민국 독도리 이장입니다
  • 모용복기자
나는 대한민국 독도리 이장입니다
  • 모용복기자
  • 승인 2018.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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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용복 편집국 부국장

[경북도민일보 = 모용복기자]
“여보세요. 독도주민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되나요?” “독도리 이장이 되고 싶은데 어떤 자격을 갖춰야 합니까?” “김성도씨의 숭고한 뜻을 이어가고 싶은데 방법을 알고 싶습니다”
요즘 울릉군 독도관리사무소에는 이런 문의전화가 하루에도 수십 통씩 걸려오고 있다. 얼마 전 독도의 유일한 주민 김성도씨가 지병으로 별세한 후 우리 땅 독도가 거주민이 없는 사실상 빈섬으로 남겨지자 너도나도 독도 이장이 되겠다는 사람들이 줄을 잇고 있어 경북도와 울릉군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고 한다.
독도 주민이 되겠다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으니 현재 빈섬인 독도에 주민들이 북적거리게 될 날도 그리 머지않은 것 같다. 하지만 올해 안에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유일한 주민 숙소가 내년 4월께나 돼야 리모델링 공사가 끝나기 때문이다. 김성도씨는 이 공사 기간 울릉도와 포항에 거주하면서 신병치료를 해오다 영영 독도에 발을 들여놓지 못한 채 눈을 감고 말았다.
김씨가 독도와 인연을 맺기 시작한 것은 5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1965년께 독도 최초 민간인 주민이었던 故 최종덕씨의 배를 타고 해산물 채취를 위해 독도를 드나들면서부터다. 울릉군 울릉읍 도동리 산 63번지(독도 서도)에 자재를 가져와 숙소를 마련하고 조업활동을 해오다 1987년 최씨가 지병으로 숨지자 1991년 김씨는 부인과 함께 주민등록을 울릉읍 독도리 20번지로 옮겼다. 이로써 독도가 국제법상 경제활동을 하는 주민이 거주하는 유인도로서 가치를 인정받게 된 것이다.
독도를 주소지로 최초로 주민등록을 한 사람은 최종덕씨다. 1981년 독도에서 어로활동을 하던 최씨가 주민등록을 하자 일본 정부는 독도가 일본영토라며 ‘한국 민간인이 독도에 거주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 엄중 항의한다’고 억지주장을 해오기도 했다.

최씨 사망 이후 독도에 주소지를 옮기고 본격적으로 생업을 시작한 김성도씨의 섬 생활은 지난(至難)함을 넘어 우여곡절의 연속이었다. 김영삼 정부 말기 독도 실효적 지배 일환으로 접안시설과 30평 규모의 어민숙소를 완공됐지만 이는 이미 독도에 집을 짓고 접안시설을 만들어 살고 있던 김성도씨의 집과 접안시설을 없애고 만들어진 것이었다. 이로 인해 김씨는 숙소에 배를 정박할 만한 접안시설이 없어 입도조차 할 수 없었다. 사실상 정부가 독도 주민을 섬 밖으로 내쫓은 결과를 빚고 만 것이다. 또 2000년대 초 들어서는 태풍으로 어업인 숙소와 부대시설이 망가져 4년여 동안 울릉도에서 생활을 해야만 했다. 숙소가 다시 지어져 돌아가게 됐을 때 김씨는 “이제 독도로 돌아가면 우리땅 독도도 지키고 죽을 때까지 전복과 소라를 채취하며 살겠다”며 감개무량해 했다.
그의 말대로 일생을 독도를 지키며 생업활동을 이어온 김성도씨의 업적으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독도 최초로 국세(國稅)를 납부했다는 사실이다. 세금을 낸다는 것은 국민의 가장 중요한 의무다. 따라서 김씨의 납세행위는 독도에 대한민국 국민이 살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를 밝힌 것이요, 독도가 대한민국 영토라는 사실을 대외에 천명한 획기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다. 김씨는 2009년 처음 사업자등록을 한 후 관광객들에게 기념품과 해산물을 판매한 매출에 대한 부가가치세를 내는 등 경제활동을 영위해왔다.
우리 땅 독도의 산 증인, 독도리 이장인 김성도씨가 떠났다. ’독도의 날’을 며칠 앞둔 어느 날이다. 서도(西島) 어민숙소 리모델링 공사로 섬을 떠나야했던 그는 꿈에도 그리던 독도에 다시 돌아가지 못한 채 독도 파수꾼의 임무를 내려놓았다. 이제 그 임무를 이어받으려는 뜻있는 국민들이 몰려들고 있다니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독도리 이장으로 임명되면 정부 지원금, 이장 수당 등을 합해 한 달에 140만원을 받는다. 하지만 이 돈으로 동해 한 가운데 있는 외로운 섬에서 생활해 나가기란 쉽지 않다. 물론 어로활동을 통해 수확한 수산물을 판매해 수익을 올릴 수도 있지만 이마저도 그리 호락호락한 일은 아니다. 김성도씨도 생전에 독도사랑카페라는 판매장을 열어 기념품을 팔거나 조업활동을 했지만 벌이가 시원찮아 세금을 내지 못하는 등 생활에 곤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50년 넘게 독도생활을 해온 그도 그럴진대 지금 외적으로부터 우리 땅을 지키려는 뜻있는 사람들이 비록 독도에 발을 들여놓는다 할지라도 계속해서 생활에 불편과 곤란을 겪는다면 자칫 처음의 기개가 꺾일까 염려되는 바가 없지 않다. 따라서 정부와 지자체가 적극 나서 독도 주민이 안정적으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정주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울릉군이 현재 진행하고 있는 어민숙소 리모델링 공사와 더불어 정부지원금, 수당 등을 현실화하는 것이 급선무다.
의료·교육·문화 등 복지시설 등의 확충도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잠시 머무는 곳이 아닌 주민들이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해 살아가려면 이러한 시설확충은 필수불가결하다. 이는 또한 독도에 대한 실효적 지배를 앞당기는 일이기도 하다. 주민과 독도경비대원 모두 이러한 혜택을 볼 수 있게 한다면 전혀 실현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매국노와 범법자만 아니면 누구나 독도 주민과 이장이 될 수 있게 문을 활짝 열어놔야 한다. 비록 그가 독도 주민으로 오래 거주하지 못하고 철수할 지라도 제2, 제3의 김성도가 끊임없이 나온다면 우리 땅 독도가 최소한 빈섬으로 남지는 않을 것이므로.
나도 독도에 가서 독도리 이장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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