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 감독 영화면 무조건 OK? 판단 90% 믿음 10%로 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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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 감독 영화면 무조건 OK? 판단 90% 믿음 10%로 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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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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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영, 장진감독 `거룩한 계보’·`아는 여자’·`월컴투 동막골’ 이어
`바르게 살자` 출연
 
 배우 정재영<사진>은 스크린 속에서 이리저리 뛰고 있어도 가만히 서 있는 듯한 착시현상을 불러일으킬 만큼 고지식하고 믿음직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그러면서도 그에게는 여성 관객의 모성본능을 자극할 만한 어눌함과 안쓰러움이 함께 들어 있다.
 그 이미지는 커다란 눈 등 타고난 외모에서 비롯했겠지만 대체로 충무로와 대학로를 넘나드는 재담꾼 장진 감독의 손끝에서 탄생한 캐릭터와 만날 때 가장 안정적이고 긴 숨을 내쉰다. `거룩한 계보’ `아는 여자’의 동치성, `웰컴 투 동막골’의 리수화 등이 그렇다.
 그가 또 다시 `장진 사단’의 영화로 관객과 만난다. 이번에는 장 감독이 시나리오를 쓴 `바르게 살자’(감독 라희찬ㆍ제작 필름있수다)의 주인공 정도만 순경 역할이다.
 그러나 서울 정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정재영은 “장 감독의 영화라고 해서 무조건 출연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손사래를 쳤다.
 “무조건 하는 건 아니에요. 90%는 다른 작품과 똑같이 판단하고, 10%는 서로 좋아하고 익숙하기도 하니 ’팔이 안으로 굽는다`는 심정으로 하는 거죠. 처음 `바르게살자’ 시나리오를 받아 봤을 때는 출연을 고사했습니다. 이야기가 썩 이해되지 않아서요. 나중에 마음을 바꿨죠.”
 그가 맡은 정도만 순경은 딱히 위반할 신호도 없는 시골의 한적한 도로에서 새로 부임한 소속 경찰서장에게 교통법규 위반 딱지를 뗄 만큼 고지식한 인물이다. 그는 결국 신임 서장의 결정으로 은행 강도사건에 대비하기 위한 모의훈련에서 강도 역할을 맡았다가 오해를 사면서 걷잡을 수 없는 상황 속에 빠진다.
 “시나리오로 읽을 때는 캐릭터가 쉽게 다가왔어요. 그런데 막상 시작하려니 이게 영 ’미친 놈` 같은 거예요. 그래서 완성된 영화에서처럼 우직한 성품으로 방향을 정했습니다. 원래 이렇게 살아온 사람인데 상황 때문에 그 성향이 좀 더 심해진 것으로요. 시사회 관객 반응으로는 10명 중 9명 정도 이해하시는 것 같아요. 코미디가사실 확률 게임이거든요. 재미있겠다고 생각하고 만들지만 될지 안 될지는 뚜껑을 열어 봐야 아는 거죠.”
 그가 이제까지 연기해 온 인물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속 깊고 정 많다’는 공통점이 있기는 하지만 성격과 직업 등 구석구석 다른 점이 많다. 그런데도 그 인물들이 하나의 모습으로 합쳐지는 것은 여러 색의 옷을 걸쳐도 입는 사람의 특성에 따라비슷한 이미지로 비치는 것과 같은 이유일 것이다.
 “한정된 이미지에 대한 고민도 물론 있습니다. 보통 장진 감독님의 시나리오에 있는 인물은 우직하고 순박하면서 어눌하다는 공통점이 있어요. 하지만 배우는 작가가 정해 놓은 인물의 성격을 아주 거스를 수는 없습니다. 변신을 하고 싶더라도 작가의 인물을 활용해서 해야죠.”
 그러면서도 그는 `극단적인 캐릭터’를 통해 이제까지 연기했던 인물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모습을 선보이는 데 대한 희망과 욕심도 내비쳤다.
 “극단적인 캐릭터라면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아주 기회주의적이거나, `날라리’라거나. 저는 무엇보다 배우이니까 앞으로 개인적인 취향은 좀 버려야겠다 싶어요. 이제까지 한 것보다 아직 못 한 역할이 훨씬 많습니다. 원래 성격대로 아주 여유 있는 역할이나 아예 비열한 연기도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배우란 신선도가 생명이거든요. 연기를 아무리 잘해도 관객이 그 배우에게 질리면 끝인 거죠.”
 그는 영화를 처음 시작하던 시절에 비해 자신이 `둥글둥글해졌다’고 말했다. 출연작의 흥행에 대한 관심이나 역할에 대한 이해, 언론을 대하는 태도 등 모든 면에서 그렇다. 실제로 그는 이번 인터뷰에서 어떤 질문을 던져도 적어도 대여섯 문장 이상으로 상세히 답하는 성실함을 보였다.
 “예전에는 흥행에 대해 크게 신경을 안 썼는데 이제는 어느 정도는 신경이 쓰이게 되더군요. 우리 영화를 만든 사람들 가운데 제 역할이 중요하니까요. 또 지금 활동하는 젊은 배우가 모두 50~60대에도 연기할 수 있는 게 아니거든요. 주어지는 역할이 한정돼 있습니다. 그래서 연기 변신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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