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이혼의 통계적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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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이혼의 통계적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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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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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미디어 속 과장된 표현
실제 60세 이상 황혼이혼율
2018년 기준 1000명당 3.3건
전년 3건比 11% 증가 호들갑
30~50대 이혼율이 가장 높아

고령사회가 되면서 황혼이혼이나 졸혼(卒婚) 같은 말들이 회자되고 있습니다. 최근에 소설가 이외수 씨 졸혼 이야기가 나돌고 있죠. 황혼이혼(결혼생활 20년 이상 된 부부의 이혼)이 신혼이혼(결혼생활 4년 이하 부부의 이혼)을 이미 앞섰다고 하니 남자들은 혹시 퇴직하고 이혼당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습니다.
한편 여성들은 다들 황혼이혼 한다고 하니 은근히 관심이 생깁니다. 결론부터 말씀 드리자면, 이는 통계적 사실과 다릅니다. 통계지표를 잘못 해석한 결과로 오해를 하게 되었습니다. 중요한 문제니 차근차근 설명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황혼이혼이 많아졌다고 할 때 인용하는 통계가 황혼이혼 건수와 전체 이혼 건수 중에서 황혼이혼이 차지하는 비중입니다. 실제로, 결혼생활 20년 이상을 영위한 부부의 이혼 건수를 보면, 2010년에 2만 7800건이었다가 2015년 3만 2600건, 2018년 3만 6300건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결혼한 지 4년 이하가 된 부부의 이혼 건수는 2010년 3만 1500건에서 2015년 2만 4700건, 2018년 2만 3200건으로 감소합니다. 이에 따라, 전체 이혼 건수 중 황혼이혼이 33.4%를 차지하고 신혼이혼이 21.4%를 차지합니다. 이 수치는 이혼 전문 변호사에게는 중요한 지표입니다. 이제 신혼부부보다는 결혼생활 오래 한 부부의 이혼 시장이 더 커지니까요.
하지만 노후에 이혼하게 될까를 걱정하는 분들은 더 깊이 해석을 해야 합니다. 황혼이혼 건수가 증가한 이유를 알아야 합니다. 결혼한 지 20년 이상 된 부부 숫자가 많아지면 이혼율이 동일하더라도 이혼 건수는 많아집니다. 예를 들어, 결혼 20년차 이상 부부가 30만 쌍이 있을 때 이혼율이 1%이면 이혼 건수는 3000건이 되는데, 동일한 이혼율에서 50만 쌍으로 증가하면 이혼 건수도 자연스레 5000건으로 증가합니다. 이 경우, 이혼 건수가 증가한 것은 결혼 20년차 이상 부부들의 이혼율 증가 때문이 아닌 인구변화 때문입니다.
실제로 결혼 20년차 이상이 되는 모집단이 증가했을까요? 결혼 20년차 이상이 되는 연령을 50세 이상이라고 가정하고 해당 연령 숫자를 보겠습니다. 2010년 1500만명에서 2015년 1800만명, 2018년 2000만명으로 증가했습니다. 3년 동안 200만명이나 증가하는 등 최근에 증가폭이 커지고 있습니다. 황혼이혼 건수 증가는 고령화로 결혼 20년차 이상 된 부부의 숫자가 많아졌기 때문으로 추론해볼 수 있습니다.

또 하나 고려할 게 있습니다. 황혼이혼을 결혼 20년차 이상으로 정의하는 문제입니다. 사람들은 황혼이혼을 대략 60대 이상의 이혼으로 생각하는데 결혼 20년차 이상이면 45세 이상 정도가 해당되기 때문입니다. 결국, 45~59세의 이혼 건수가 많아도 황혼이혼 건수가 증가하게 됩니다. 남자의 경우 45~59세 사이의 이혼건수가 5만 건인 데 반해 60세 이상 이혼건수는 1만 6000건에 불과합니다. 결국 황혼이혼 건수의 75%가량이 45~59세인 셈입니다. 황혼이혼의 범위가 너무 넓다 보니 사회에서 과장되게 표현되고 있습니다. 
결국, 피부에 와 닿는 현실을 보기 위해서는 모집단 대비 이혼건수의 비율인 ‘60세 이상의 이혼율’을 보아야 합니다. 황혼에 접어들 사람에게는 이 비율이 중요합니다. 이 비율이 높아지면 나도 해당될 가능성이 높아지니까요. 남자인구 1000명당 60세 이상 이혼건수를 살펴보면, 2010년 2.8건, 2015년 2.9건, 2018년에 3.3건으로 증가했습니다. 백분율로 환산하면 0.3%수준입니다. 2017년 대비 3건에서 3.3건으로 증가했으니 전년대비 황혼이혼이 11%나 증가했다고 호들갑이지만 1000명당 이혼 건수가 0.3건 증가했다는 뜻입니다. 겨우 1만명당 3건 증가한 셈입니다.
여자의 60세 이상 이혼율은 더 낮습니다. 해당 인구 1000명당 이혼 건수가 2010년 1.0건, 2015년 1.2건, 2018년 1.6건으로 증가했습니다. 백분율로는 0.1% 수준으로 남자보다 낮습니다. 이것 역시 전년 대비 건수가 15%나 증가했다고 하지만, 1만 명당 2건 증가한 꼴입니다. 남자나 여자 모두에 있어서 60세 이상의 황혼이혼율은 낮다는 것을 뜻합니다.
60세 이상을 기준으로 한 황혼이혼과 졸혼은 미디어에서 말하는 것처럼 많지 않습니다. 현실은 미디어의 분위기와 달리 차분합니다. 황혼이혼율이 증가하고 있지만 아직도 이혼율 자체가 워낙 낮습니다. 사실 이혼율이 가장 높은 연령대는 남자는 40~54세이고 여자는 35~49세입니다. 부부는 이 연령대에서 1차적으로 이혼을 많이 하기 때문에 황혼이혼까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낮아집니다.
결론은, 노후에 황혼이혼을 크게 걱정하실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오래 결혼생활을 지속한 부부는 더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해석해야 합니다. 가수 김광석 씨가 부른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라는 노래의 가사가 생각납니다. 이 부부는 막내아들 대학 입시 때문에 아내는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고, 첫째 딸을 시집 보낼 때 남편은 방울방울 눈물을 흘립니다. 세월이 그렇게 흘러 모두 곁을 떠납니다. 이때 아내는 남편의 손을 꼭 잡습니다. 노년의 길은 그렇게 두 손을 꼭 잡고 걸으시길 바랍니다. 김경록 미래에셋 은퇴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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