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에 선 자에게 축복을 주는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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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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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영의 클래식 이야기

[경북도민일보] 게오르크 프리드리히 헨델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공식 테마 곡
요즘 초등학교 남학생들에게 장래 꿈이 뭐냐고 물으면 당연히 1위 자리는 프로축구선수가 되는 것이다. 필자에게도 초등학생인 아들이 있는데 당연히 축구에 관심이 많다. 아들 역시 축구를 너무 좋아해서 축구선수가 되고 싶다고 하지만 아빠가 보기에는 딱히 소질이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운동에 소질은 없지만 가끔씩 K리그 경기가 우리지역에서 열리면 꼭 경기장에 가서 열정적인 응원을 할 정도로 축구를 좋아하는 여느 아이들과 다를 바 없는 축구 광팬임은 분명하다. 몇 일전에 아들이 “아빠, 손흥민 선수가 있는 영국의 ‘토트넘’ 팀이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진출했어!”라고 흥분된 목소리로 손흥민 선수의 근황을 이야기를 해주었다. 이렇듯 K리그를 비롯해서 웬만한 UEFA 챔피언리그에 출전하는 팀과 유명선수들의 정보를 잘 알고 외울 정도이니 신기하기 짝이 없다. 오늘은 축구이야기로 기고문을 시작했기에 축구와 연관된 음악하나를 소개 해보려한다. 축구를 좋아하는 광팬들은 돌아오는 6월2일 한국시간으로 새벽 4시에 생중계하는 토트넘과 리버풀의 2018~20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을 고대할 것이다. 만약 이 결승 경기를 시청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마치 숨은 그림을 찾듯 챔피언스리그 공식 테마 곡을 잘 한번 들어보기를 권한다.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분명히 귀에 아주 익숙한 클래식 음악이 들릴 것이다. 제목은 헨델의 ‘제사장 차독’이라는 곡인데 이 음악을 들으면 유럽 챔피언스리그와 축구가 연상되어진다.

-최고의 자리에 선 사람만 들을 수 있는 음악
헨델의 ‘제사장 차독’은 원래 축구를 위한 작품이 아니다. 300년 전에 만들어진 작품이 오늘날 축구경기를 위해 작곡되지 않았다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알 수 있듯 축구와의 연관성은 전혀 없다. 다만 최고의 챔피언 자리에 당당히 우뚝 섰을 때 축구의 왕좌 자리가 영예롭다는 느낌을 일반 대중들에게 주기위해 헨델의 작품을 축구 경기에 사용한 것이다. 그러면 정말 축구경기에  클래식 음악인 헨델의 ‘제사장 차독’이라는 작품이 잘 어울릴까? 라고 의아하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작품의 의도를 조금이라도 이해한다면 “아~! 그래서 그랬구나!” 할 것이다.
이 작품은 원래 300여 년 전 영국의 국왕 조지 2세의 대관식을 위해 의뢰받아 작곡된 ‘대관식 찬가(Coronation Anthems)’이다. 이 대관식 찬가는 총4곡으로 만들어졌는데 그중에서 가장 유명한 곡이 제사장 차독(Zadok the priest)인데, 제사장이 왕관을 씌어주는 최고의 영예로운 순간에 울려퍼지는 곡이다. 그래서 이 곡은 최고의 자리에 올라선 순간에 들으면 그 순간의 기쁨과 희열이 죽을 때까지 잊혀지지 않는 그런 음악이 바로 대관식음악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렇다면 챔피언스리그의 음악이 왜 헨델의 ‘제사장 차독’인가에 대한 물음은 답이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정상에 선 자에게 축복을 주는 음악
헨델은 독일계 작곡자이만 영국에 귀화하여 영국 왕실을 위해 일했던 왕실 음악가였다. 북독일 하노버지역의 영주로 부터 시작해 함께 산전수전 격어 왔던 영국국왕 조지1세가 1727년 사망하고 영국의 왕실은 곧바로 후계자인 조지2세의 대관식을 거행하였다. 이때 사용될 대관식음악을 헨델에게 의뢰하였는데 당시 런던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대관식음악으로 처음 사용된 이후로 지금까지 왕이 바뀔 때마다 대관식 주제음악으로 사용되었고 영국 전통의 왕실명곡이 되었다. 사실 서양의 대관식은 종교적인 의미를 갖는 행사이기도하다. 대부분의 유럽 국가는 국교가 대부분 가톨릭 또는 기독교이다. 그래서 대관식도 일종의 종교의식의 하나로 공식적인 국가 예법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를테면 영국과 같은 나라에서는 대관식이라는 전통이 있고 종교의식의 예법으로 대관식을 진행한다. 이 의식은 왕이 왕관을 쓰고 머리에 기름을 바르는 의식인데 이것은 매우 엄숙하고 성스러워서 종교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 작품의 내용은 성경의 열왕기 상 1장 38절~40절의 이야기 내용을 헨델을 대관식 음악으로 만들었다. 다윗이라는 이름과 솔로몬이라는 인물의 이야기이다.  굳이 가톨릭이나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가끔씩 들어봄직한 이름들일 것이다. 다윗과 골리앗, 솔로몬의 명판결 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이들의 이름은 세기를 초월한 인물들일 것이다. 헨델은 이런 종교적으로 매우 의미가 있는 인물들을 내세워 영국의 대관식을 찬양한 작품을 만들어내었다.
이 작품 내용은 이러하다. 성경에서 다윗이라는 인물은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훌륭한 임금으로 묘사되고 있지만 아무리 훌륭한 왕이라도 인간인지라 큰 범죄를 범하게 된다. 부하 장군의 아름다운 부인이었던 ‘밧세바’라는 여인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는다. 이 둘 사이에 솔로몬이라는 아들이 태어나게 된다. 다윗은 자신의 후계자로 지혜로운 솔로몬이 왕위에 오르기를 원했다. 하지만 다윗은 자손이 많았다. 특히 4째 왕자인 ‘아도니라’는 욕심이 많아 왕위 찬탈을 위해 역모를 꽤하지만 위기감을 느낀 반대 세력은 솔로몬의 어머니 밧세바를 앞세워 다윗 왕에게 달려가 역모의 전말을 고하였다. 결국 ‘아도니아’의 역모는 실패하게 된다.

이후 다윗왕은 차독 사제로 하여금 이스라엘 백성들 앞에서 솔로몬에게 기름을 붓고 임금으로 옹립하라는 명을 내린다. 정리하자면 이작품의 주된 내용은 이스라엘 백성들 앞에서 차독 사제가 솔로몬의 머리에 기름을 붓고 신이 허락한 진정한 왕이 된 것을 공표하고  온 백성들은 새로운 왕을 축하하고 기뻐하며 환호한다는 내용이다.
성경 열왕기 상의 1:38~40까지의 내용이다.
그리하여 ‘차독’ 사제와 ‘나탄’ 예언자, ‘여호야다’의 아들 ‘브나야’, 크렛 사람들과 펠렛 사람들이 내려가 ‘솔로몬’을 다윗 임금의 노새에 태워 기혼으로 데리고 갔다.
차독 사제가 기름 담은 뿔을 천막에서 가져와, 솔로몬에게 기름을 부었다. 그러고 나서 나팔을 분 다음, 모든 백성이 “ 솔로몬 임금님 만세!” 라고 외쳤다.
모든 백성이 그의 뒤를 따라 피리를 불고 올라가며 큰 기쁨에 넘쳐 환호하였는데, 그 소리에 땅이 갈라질 지경이었다.

-성공한 자들의 아침 음악
오케스트라 연주와 합창곡이 웅장한 대관식 찬가는 엄숙하기도 하고 종교적으로 경건하기도 하다. 웅장하고 거대한 기운은 왕관을 쓰는 왕에게 하나님의 기름부음을 받았음을 의미하는 특별한 메시지를 주는 것 같다.
헨델의 ‘제사장 차독’은 인생 산전수전을 겪고 자수성가한 사람들이 들으면 전율하는 곡이다. 특히 인생대박 역전 직전에 있거나 대박이 난 사람들에게 가장 큰 감동을 주는 곡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이 곡은 CEO, 기관장, 대학총장, 교장, 목사님 등 수많은 사람들을 이끄는 사회 지도자들의 아침 기상 음악으로 가장 추천될만한 곡이다. 헨델의 ‘제사장 차독’은 정상에 선 CEO들에게 ‘하나님의 기름부음의 축복’을 음악 소리로 전달해 주는 강력한 메시지 음악이기 때문이다. ‘하늘의 거룩한 신이 너희를 이만큼의 위대한 성공의 자리로 인도했고, 앞으로도 신이 너를 지켜주겠다’라고 하는 가슴 벅찬 음악이 바로 ‘제사장 차독’이다.
더불어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큰 꿈을 가진 분들에게 이 곡을 강하게 추천한다. 헨델의 ‘제사장 차독’은 여러분들에게 성공을 위한 식지 않는 열정을 가져다 줄 것이다.

김일영 포항유스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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