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소통으로 새로운 번영의 길 걷는 안동 전통시장
  • 정운홍기자
이해·소통으로 새로운 번영의 길 걷는 안동 전통시장
  • 정운홍기자
  • 승인 2019.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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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안동지역 전통시장만의 매력과 발전방향
상인들의 인식 변화·친절교육 뿐 아니라
시민 인식변화·관심, 전통시장 활성화 필요
단양 구경시장·1913송정역시장 등과 같이
고유의 색 잃지 않고 트렌드에 맞춰가야
안동 중앙신시장의 문어골목 전경-과거 몇 차례 방송에도 소개된 적도 있다.
광주 송정역시장 입구


전통시장은 그 지역의 특색을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장소이다. 일례로 대부분의 해외여행 상품에는 야시장 혹은 로컬시장을 방문하는 코스가 들어가 있다. 수많은 여행책자에도 현지 전통시장에 대한 소개가 언급되는 것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전통시장은 그 만큼 그 지역을 잘 표현하고 보여주는 곳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지역민들의 식생활에서부터 말투에 이르기까지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만큼 전통시장은 단순한 시장으로서의 역할을 벗어나 지역의 민낯을 보여주는 곳이라고 할 수 있겠다.

경북도민일보는 안동지역의 민낯이 녹아 있는 전통시장의 실태와 현실에 대해 알아보고 향후 발전방향과 지향점을 찾고자 기획연재를 준비했다.



△전통시장을 살리는 것은 시민의 관심에서부터

지금까지 전통시장의 현실과 안동지역 전통시장의 실태에 대해 알아봤다. 이번 전통시장 특집 연재를 위해 취재를 하고 전국의 유명 전통시장을 다녀본 결과 전통시장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은 그렇게 많지 않다. 말 그대로 무관심이다.

전통시장을 살리자는 외침이나 명품시장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는 일반인들에게는 그저 ‘온실가스를 줄이자’, ‘멸종위기 동물을 보호하자’와 같이 “내가 아니라도 누군가가 하겠지”라는 취급을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시민들에게 “전통시장이 어려우니 앞으로 대형마트보다는 전통시장을 이용하자”고 요청을 한다면 과연 몇 명의 시민들이 이를 수긍하고 실천할까. 이에 대한 해답은 오히려 전통시장 상인들이 잘 알고 있었다.

전통시장에서 점포를 운영하는 한 상인은 “전통시장을 이용하자고 아무리 외쳐봤자 전통시장을 찾는 사람들은 정해져 있다. 우리 자녀들조차 대형마트를 선호하는데 어쩌겠나?”라고 말한다.

전통시장 상인들의 의식변화와 친절교육도 중요하지만 먼저 전통시장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변화와 관심이 필요하다.

명절이면 관공서와 단체들이 몰려가 전통시장 장보기 행사를 하는 것도 좋지만 모든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전통시장을 찾는 문화가 정착돼야 할 것이다.

단양 구경시장에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은 마늘통닭 골목
△급변하는 유통업태와 소비자의 트렌드

시대의 변화에 따라 유통과 소비의 트렌드가 급변하고 있다. 이는 누군가의 강요나 강제에 의해 변화하는 것이 아니다.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변화를 시기적절하게 받아들이고 또 흘려보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전통시장이 이러한 변화에 맞추려 한다면 전통시장만의 색을 잃어버리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전통시장 고유의 색을 잃지 않고 자연스럽게 소비자의 트렌드에 맞춰가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전통시장을 취재하면서 만난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손꼽은 문제점은‘불친절하고 상품과 가격 등을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평가들은 인식의 변화로 충분히 풀어나갈 수 있는 숙제이다. 평생을 무뚝뚝한 지역색을 갖고 살아온 노회한 상인들에게 친절교육은 전혀 효과가 없다. 이러한 상인들을 단골손님에게는 친절하다 못해 덤을 얹어주는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가끔 찾는 손님들에게 보이는 무뚝뚝함은 불친절로 비춰질 수 있다. 그러나 전통시장만이 가진‘단골문화’에 대해 이해한다면 이는 오히려 전통시장을 찾는 재미의 요소가 될 것이다.

전통시장의 모든 면을 소비자의 트렌드에 맞춰가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러나 청결과 친절은 앞으로 전통시장이 살아남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다.



랩광주 송졍역 시장 쉼터 벽면에 1913송정역시장의 변화에 대한 기록이 있다.‘지키기 위한 변화’라는 문구가 인상적이다.


△저마다의 특색을 찾는 전통시장

이제 전통시장도 하나의 특색을 갖고 이를 강점으로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시장 속에 숨겨져 있는 멋과 맛을 찾아내고 발굴된 멋과 맛을 스토리텔링 등을 통해 적절하게 홍보해야 한다.

단양의 구경시장은 과거부터 마늘 유통이 활발한 전통시장이다. 단양 ‘육쪽마늘’은 전국에서 유명해 과거 관광객들의 필수 구매품으로 유행했다. 그러나 이제 단양구경시장에서 가장 유명한 제품은 마늘통닭이다. 과거 다양한 종류의 점포가 즐비했던 골목에 몇 년 사이 통닭과 닭강정 가게가 줄지어 들어서면서 통닭골목으로 변했다. 덩달아 인근에 유명한 만두집이 생겨나고 자연스럽게 먹자골목도 형성됐다.

과거 단순한 재래시장의 형태로 쇠퇴의 길을 걷던 단양구경시장이 단양의 명물‘육쪽마늘’을 스토리텔링한 먹거리로 성공시키면서 지금은 단양의 필수 관광코스로 자리 잡아 새로운 도약을 하고 있다.

KTX 광주역사 인근에 위치한 송정역시장은 2015년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와 함께‘광주 송정역시장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전통시장인 송정역시장을 탈바꿈해 2016년 초‘1913송정역시장’으로 새롭게 탄생했다. 당시 고령의 기존 상인들은 젊은 사람들에게 점포를 내주고 청년상인들은 과거를 훼손하지 않고 젊은 감각을 자연스럽게 융화시켰다.

또 점포 실명제와 지역 특색을 살린 다양한 먹거리는 1913송정역시장을 살아나게 한 원동력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새로운 트랜드가 자리 잡는 과정에는 충돌과 반목이 있었지만 짧은 시간에 시장에 정착시킬 수 있었던 것은 시장상인들 간의 이해와 소통에서 비롯됐다. 젊은 상인들이 나서서 자신들 만의 규칙을 만들고 이를 지켜나가는 성숙한 모습을 본 기존 상인들이 이를 뒷받침 하면서 가능해 진 것이다.



△변화의 길 앞에 놓인 안동의 전통시장 그 해법은?

전통시장 살리기는 이제 정부와 자치단체가 아닌 상인들과 시민들의 손에 달려있다.

모든 상인들은 손해 보는 것을 싫어하고 간섭 당하기를 원치 않는다. 반면 이득이 되는 것은 좋아하고 도움 받기를 원한다.

무분별하게 내려주는 예산에 의존해서는 전통시장의 미래는 없다. 상인들이 주도적으로 나서서 양보와 화합의 길을 걸어야 새로운 번영을 맞을 수 있다. 당연하고 단순한 논리이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안동의 구시장, 중앙신시장, 용상시장, 북문시장, 서부시장, 풍산시장, 구담시장은 각자의 색을 가진 발전 가능한 전통시장이다. 어떤 시장은 그 과정을 잘못 걸어오면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고 어떤 시장은 그 시작점을 찾아 출발선에 서기도 하다.

이들 시장들이 새로운 번영의 시대를 맞이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두 가지가 있다.

그것은 ‘이해’와 ‘소통’이 두 가지 원칙은 분명히 지켜져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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