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등대기업’ 포스코
  • 모용복기자
‘대한민국 등대기업’ 포스코
  • 모용복기자
  • 승인 2019.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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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등대공장 선정 포스코
스마트공장 도입 성공으로
4차 산업혁명 波高를 넘다
밤바다를 밝히는 등대처럼
어려움에 처한 중소기업에
스마트공장 구축 적극지원
한국 경제 새 희망도 밝혀
반세기 포항과 영욕 같이한
기업시민 포스코 등댓불이
길이 영일만 밤바다 비추길
등대는 캄캄한 밤바다를 항해하는 배(船)들에 길을 안내하는 길잡이요 수호신이다. 등대의 가치는 한낮에는 드러나지 않는다. 등대가 없이도 선박들은 자유롭게 바다를 오고 갈 수 있다. 그러나 칠흑 같이 어두운 밤이 되면 배들은 온갖 위험에 직면한다. 세찬 비바람이 몰아치고 파도가 거센 날에는 더욱 그러하다. 이 때 저 멀리서부터 오는 한 줄기 불빛, 다름 아닌 구원의 빛이다. 등대의 진정한 가치는 이처럼 어둡고 어려운 순간에 드러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꼭 밤바다만 밝히는 등대만 있는 것이 아니다. 질풍노도(疾風怒濤)와 같은 변화의 물결 속에서 갈 길을 찾지 못하고 갈팡질팡하는 기업들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밀어 활로(活路)를 밝혀주는 등대기업이 있으니 기업시민 포스코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지난달 초 중국 다롄에서 열린 ‘2019 세계경제포럼’에서 세계경제포럼(WEF·World Economic Forum)은 세계의 ‘등대공장(Lighthouse factory)로 포스코를 선정했다. 철강산업에서 생산성과 품질향상을 위해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하고 있으며, 대학·중소기업·스타트업들과 협력 생태계를 구축해 상호협력을 통해 철강산업 고유의 스마트 공장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는 것이 선정 이유였다.

등대공장이란 어두운 밤바다에서 뱃길을 안내하는 등대처럼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을 적극 도입해 제조업의 혁신을 이끄는 공장을 일컫는 말로 세계경제포럼은 지난해부터 매년 두 차례에 걸쳐 발표하고 있다. 이번에 독일의 BMW,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람코, 미국의 존슨앤존슨, 핀란드의 노키아 등과 함께 포스코가 국내기업으로서는 최초로 이름을 올렸다.

포스코의 등대공장 선정은 지난 50년 간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의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그 의의가 적지 않다. 전 세계적으로 철강경기가 불황에 허덕이고 철강이 사양(斜陽)산업이라는 인식의 확산으로 철강기업들이 하나 둘 설비를 줄이고 다른 업종으로의 전환을 서두를 때 포스코는 오히려 거센 변화의 물결에 맞서 정면 돌파를 시도했다. 이 물결이란 다름 아닌 4차 산업혁명이란 괴물이다. 로봇이나 인공지능(AI)을 통해 실제와 가상이 통합돼 사물을 자동적, 지능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산업상의 변화를 일컫는데, 포스코가 이를 적용한 생산성·품질·고객만족도를 향상시키는 지능형 생산공장인 스마트 팩토리 구축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이다.

철을 생산하는 제철소는 제조업 가운데에서도 가장 거칠고 투박한 작업공정을 필요로 하는 현장이다. 수 천 도(度)의 고로(高爐) 앞에서 단순한 수치나 지식은 무용지물이다. 오직 숙련된 작업자의 축적된 노하우와 경험이 최고의 기술이다. 그런 의미에서 스마트 제철소 구현이란 어쩌면 실현불가능한 일인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주먹구구식일 것 같은 포스코 숙련자들의 노하우가 스마트 팩토리 구축에 일등공신 역할을 한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의 속살을 들여다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4차 산업혁명의 궁극적 도달점이 로봇이나 AI에 의한 자동화 구현이라고 해서 단순한 데이터의 조합쯤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 데이터의 수집부터 작업계획, 생산공정, 모니터링, 유지보수까지 숙련자들의 경험이 반드시 필요다. 포스코가 단기간에 스마트 팩토리 도입에 성과를 이뤄낸 것은 이러한 숙련 근로자들의 축적된 노하우와 풍부한 경험이 밑바탕 되었음은 말할 것도 없다.

포스코는 스마트 팩토리 도입을 통해 괄목상대한 성과를 내고 있다. 포항제철소 2고로는 인공지능 딥러닝(사물이나 데이터를 군집, 또는 분류하는 기술)을 통해 일일 용선(쇳물) 생산량을 기존보다 240톤이나 증대시켰으며, 용선 생산에 필요한 연료량 감소로 비용은 줄이고 생산과 품질은 높이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제조업이 전체의 30%를 차지하는 한국은 제조업 혁신 없이는 경제발전도 기대할 수 없기에 스마트 공장 도입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도 제조업 혁신3.0 전략 일환으로 지난 2015년부터 스마트공장 보급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대부분 중소기업이 기술과 준비부족, 열악한 재정 등으로 스마트공장 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4년 전부터 중소기업 스마트화를 지원해온 포스코는 지난해까지 25개사에 대한 스마트 공장 구축을 완료했다. 올해부터는 지원사업을 확대해 스마트 역량강화 컨설팅과 스마트공장 구축이라는 두 가지 방식으로 2023년까지 각각 500개사를 지원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포스코가 등대공장에 선정된 이유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지난 50년간 쉼 없이 철을 생산해(製鐵) 국가경제에 이바지해온(報國) 국민기업 포스코. 포항제철소의 용광로가 만들어내고 있는 것은 철만이 아니었다. 근로자들의 땀과 열정이 녹아들어 대한민국의 희망도 용출되고 있었던 것이다. 등대의 불빛이 암흑 속에서 제 역할을 하는 것처럼 지금 국가경제가 외풍(外風)에 흔들리고 기업들이 갈 길을 잃고 헤맬 때 등대공장 포스코의 진가(眞價)가 빛을 발하고 있다. 반세기 동안 포항과 영욕을 같이하며 기업시민으로 거듭난 포스코의 등댓불이 영원히 영일만 밤바다를 환하게 밝혀줄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모용복 편집국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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