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민 차별’ 부당한 소득세법 개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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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민 차별’ 부당한 소득세법 개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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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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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어민의 청원글이 올라와 눈길을 끈다. 내용인즉슨 어민들에게 부과하는 소득세가 부당하며, 이로 인해 어촌을 떠나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청원인은 “농민은 작물을 내다 팔아도 소득세를 내지 않는데, 어민은 소득 3000만원부터 세금을 내야 한다”며 현 세제가 불공평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청원인의 주장처럼 농민과 어민에게 부과세를 차등부과하는 것은 부당하다. 이는 소득세법에서 농업과 달리 어업을 부업으로 정의하고 있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다. 현행 소득세법에 따르면 농업의 경우 논·밭을 작물생산에 이용하게 함으로써 발생하는 소득에 대해서는 과세 대상에서 제외했다. 또 소득세법 시행령에서는 매출액 10억 원까지 소득세를 면제해주고 있다. 하지만 어업소득의 경우 연 3000만원까지만 비과세이며 그 이후부터는 세금을 내도록 하고 있다.

연 매출 3000만원이면 한 달 200만원 남짓 되는 금액이다. 한 어가가 이 금액으로 어로(漁撈)활동에 필요한 모든 경비를 제하고 나면 사실상 노동비용도 남지 않는다고 봐야한다. 그런데도 어가의 소득을 올려 어촌을 활성화할 생각은 않고 이보다 더 많은 매출을 올리면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어업활동을 하지 말라고 하는 것과 다름없다. 잘못된 세법이 어민들을 어촌에서 쫓아내고 있는 것이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어업 어가는 5만2000가구, 어가인구는 11만7000명으로 나타났다. 2014년 5만8800가구이던 어가수가 4년 새 12.4%나 줄어들었고 14만1300명이던 어가인구도 17.3% 급감했다. 물론 여기에는 고령에 따른 조업포기, 전업 등 여러 요인이 작용했을 것이지만 무엇보다 소득감소로 인한 생계유지의 어려움이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봐야한다.

WTO협상과 FTA에 따른 시장개방 물결로 인해 농·어촌이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자 정부는 이에 대한 피해대책을 내놓았지만 대부분 농업부문에 치우치는 바람에 어촌은 상대적 박탈감까지 이중삼중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농민이 부럽다”는 어민의 하소연이 들리는 이유다. 청원글에서 어민은 “(어로활동이)힘들고 고된 일인데 정부가 배려해 주는 게 없으니 어떤 젊은 사람이 와서 사서 고생하려 하겠나”며 “어민들이 적어도 농민만큼 세금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정부는 어민을 삶의 터전에서 몰아내고 젊은이들의 발길을 막고 있는 부당한 소득세법을 하루 속히 개정해 농민과 동등한 수준에서 어민들이 어로활동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이와 함께 심각한 소멸위험에 놓여 있는 전국의 어촌마을을 활성화하는 다양한 정책들이 뒤따라야 한다. 귀농정책으로 농촌인구가 느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지만 이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만약 농촌은 살고 어촌이 사멸한다면 대부분의 수산물을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먹거리 안보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하게 된다. 그 비용은 고스란히 국가가 떠안아야 하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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