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 없이는 포항 경제 희망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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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없이는 포항 경제 희망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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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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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충운의 視線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의 빌 클린턴 후보 진영에서 내걸었던 선거 운동 문구다. 빌 클린턴 후보는 1992년 현직 대통령인 공화당의 조지 H. W. 부시를 누르고 승리하였다. 원래는 클린턴 선거 캠프 내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내걸었던 세 가지 문구 중 하나로 쓰인 것으로, ‘The economy, stupid’(경제라고 바보야)라는 말이었다. 그러나 클린턴 진영에서 부시 대통령을 누르기 위한 선거전략 중 하나로 당시 미국이 겪고 있던 불황 문제를 꺼내면서 외부 유권자들에게도 활용되었다. 실제로 걸프 전쟁 당시였던 1991년 3월 부시 대통령의 업무 수행 지지율은 90%에 달했으나, 임기 말이던 1992년 8월에는 여론이 돌아서 64%로 급락하였다. <위키피디아 참조>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라는 클린턴 대통령 슬로건은 지금 포항에 딱 들어맞는 구호다. 경제 활성화 없이 포항의 살 길은 없어 보인다. 그간 많은 사람들이 주창했던 기업유치는 목표만 있었을 뿐 구체적인 방법론이 결여되어 있었다. 국내 기업 뿐 아니라 글로벌 기업들을 포항으로 오도록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포항이 환동해 중심 글로벌 도시로 성장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 역사에서 동해는 서해보다 상대적으로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다. 서해가 중국으로 가는 교역의 바다였다면, 동해는 열강들의 각축으로 아픔의 바다로 기억되기 때문이다. 150년 전, 이미 세계 열강들은 동해의 지정학적 가치를 높이 봤고 한반도와 국제사회를 동해 바닷길로 연결시키려 했다.

최근 들어 환동해를 낀 한반도와 주변국의 관계가치가 부상하면서, 정부는 국가 주요정책을 두 가지로 요약 발표한바 있다. 신 북방정책으로 러시아를 거쳐 유럽까지 진출하는 것과, 신 남방정책으로 동남아를 거쳐 인도까지 확장하는 한국형 실크로드 개척이 그것이다. 우리 정부의 움직임에 맞춰 러시아와 중국에서도 신동방정책과 일대일로 정책을 발표해 자국중심 교역로 개척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처럼 환동해는 생계를 위해 어선을 띄우던 작은 바다의 의미를 넘어 아시아 열강들이 핵심가치를 논하는 격변의 장으로 변하고 있다.

지금 포항 중심 환동해시대가 열리려 하고 있다. 환동해경제권 거점으로 지리적 요건을 갖춘 포항은 육지와 해양문화가 어우러진 천혜의 자연환경이 스페인 빌바오를 닮아 있고, 바닷길이 국제사회와 연결된다면 스웨덴 말뫼에 버금가는 세계적 친환경 도시도 꿈꿀 수 있다. 이념을 초월한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들고, 세계를 무대로 교역과 교류가 빈번한 홍콩을 능가하는 국제도시로 성장할 수도 있다. 이러한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포항의 국제도시 성장은 몇 가지 전제조건에 놓여 있다.

민간이 주도하는 포항 중심 환동해경제공동체 구성과, 국제 지역사회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 그리고 국제 교역에 앞서 문화적, 정서적 차이를 좁혀가는 다각적 노력이 병행되어야 가능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환동해연구원의 설립목적 또한 이러한 전제조건 수행에 역할이 맞춰져 있다. 환동해연구원은 국내 유일 환동해 전문 민간종합연구기관이라는 특화된 전문영역을 제도나 관습으로부터 자유로운 체제에서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주요과제를 중심으로 연구를 수행해 갈 것이다.

첫째, 환동해 국제 지역에 대한 토대 연구의 완성이다. 국내 최초로 국제 지역에 대한 면밀한 토대연구를 학제별로 완성하는 전문연구기관으로 자리 잡는 일이다. 또한 연구결과물이 국제관계에서 실제 교역과 교류를 여는 단초로 제공될 수 있게 된다. 둘째, 환동해 전문가육성 프로그램 운영이다. 환동해시대를 이끌어갈 국제 지역관련 분야별 교육 프로그램이 그 핵심이다. 셋째, 민간 기업을 회원으로 한 경제공동체 기구를 구성하는 일이다. 아시아 4개국 민간 기업주도 환동해경제공동체를 구성하고, 경계를 초월하는 상반상성(相反相成) 교역 시스템이 가동될 수 있도록 지역의 우수한 두뇌를 함께 모으는 일이다.

이와 함께 현재 진행중인 포항 벤처밸리 조성을 지역사회 차원에서 협력하고 활용할 필요가 있다. 포스코가 2조원의 벤처 펀드기금을 운용해서 신성장 사업 발굴과 국가 경제 활성화를 위한 대안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데 지역사회는 이를 의미 있게 활용해야 한다. 벤처 기업 인큐베이팅 센터와 데이터 센터 등 인프라 조성에 최대 2천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은 무엇보다 지역사회와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세계적인 과학연구기반인 방사광 가속기와 세포막단백질 연구소, 나노융합센터 등 최고 수준의 연구기반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포스텍과 한동대의 우수한 인재를 연계시키는 전략을 시행해 나가야 한다. 이는 매우 단순하고 상식적인 얘기지만 십여년째 지역 사회 지도자들은 이를 성공적으로 실행하지 못하고 있다. 지역사회 두뇌들이 정말 허심탄회하게 마음을 열고 지혜를 모을 때 포항은 비로소 동북아 국제 중심 도시로 부상하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 환동해연구원은 지역 우수 인재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한다. 문충운 환동해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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