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외교 분쟁 정상이 풀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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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외교 분쟁 정상이 풀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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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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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돌이 하나 떨어지면서 온전한 물건을 건드려 쓰러뜨리자 연쇄적으로 그 영향력이 일파만파로 전달되며 주변의 균형이 깨져버린다. 깨져버린 균형을 바로 잡는 일은 쓰러진 물건을 바로 세우고 조각난 물건은 새로운 물건으로 대체하는 것이다. 그러나 균형을 잃게 만든 돌은 내가 던진 것이 아니니 복구의 책임이 없음을 내세워 네 탓 내 탓을 일삼으면 깨어진 균형은 다시 잡기 어려워진다. 시간이 흐르는 만큼 갭이 벌어져 다시 세우고 다른 물건으로 대체해도 벌어진 갭은 회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과거사로 꼬여버린 한일관계의 매듭이 점점 복잡해지고 있다. 일본의 수출규제까지 이끌어낸 꽉 막힌 외교라인은 양국 모두 뒷짐을 질만큼 골이 깊어간다.

한국과 일본은 가까운 거리만큼 수많은 역사적 사건을 겪어왔다. 그러나 과거부터 지금까지 이처럼 꽁꽁 얼어붙은 적은 없었다. 관계가 나쁘던 좋던 외교라인은 살아 있고 교류의 진척은 있었다. 양국의 정상은 물론 장관과 국회의원들까지 공식적 행사의 라인이 막혔다. 한일정상회담은 1년째 문을 꼭 닫아걸고 먼저 숙이고 들어오기를 촉구하고 있다. 강대강의 입장을 펼치면 명목적으로 좋아보일지 모르지만 실리적인 면에서 수많은 분야의 기업과 개인들이 힘들게 된다.

과거사 문제로 현재의 한일양국의 관계가 얼어붙었고 점차로 신경전을 고조시키고 있다. 더 문제가 되는 것은 누구도 이를 풀려고 하지 않는 것이다. 우리나라 역시 일본을 제치고 미국에 치중하고 있다. 일본에 해야 할 이야기도 미국에 호소하고 일본에 말 좀 해달라고 하는 형국이다. 혹여 다가오는 유엔총회에서 한일 정상들의 만남의 계획이 있을까 싶어 공식적인 라인들을 타진해보지만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당초 문재인 대통령은 유엔총회에 참석을 하지 않을 것이었는데 북한이 미국과의 접촉으로 행동할 기미가 보이자 생각을 바꿨다. 트럼프 미국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만들고 유엔총회의 기조연설도 할 예정이다. 그런데 아베총리와의 회담은 이야기가 없다. 아베총리도 유엔총회 참석차 날아오는데 양국의 정상의 자연스러운 회담으로 이끌어줄 외교라인이 없다.

아베 총리는 지난 개각이후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외교정책에 대한 어떠한 변화도 없을 것이라며 국가간 약속을 지키라는 요구를 번복했다. 사실 실무진 선에서는 양국의 정상에서 어떠한 변화가 일어나기 전에는 변화를 시도할 수 없다며 난감해 하고 있다. 윗선에서 강경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데 아랫선에서 취할 수 있는 태도에는 한계가 있다. 외교는 어느 나라나 중요하지만 특히 우리나라에게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우리나라의 지정학적 위치로 보면 더 그렇다. 반만년이 넘는 역사 속에서도 독립적 주권을 유지하고 이만한 경제를 만들어낸 것은 주변의 세력을 잘 활용했기 때문이다. 작은 땅덩어리를 강대국들에게 지켜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때문에 감정적으로 울컥해도 우리나라의 입지를 위해 전략적으로 처신하는 것이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처럼 자신을 알고 상대의 원하는 바를 알아 유리한 입지를 만들어내는 것이 외교다.

세계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갖으려고 기술과 서비스의 개발에 전력질주를 하는 기업처럼 정부는 나라의 안보와 경제를 위해 주변국의 모든 정보의 캐치에 전력질주를 해야 한다. 얼마나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상대의 행동을 정확히 예측하여 행동을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보유한 국력으로 자주국방을 하지도 못하고 내수경제만으로 발전의 동력을 만들 수도 없다. 결국 주변국을 이용하여 안보도 경제도 완벽을 도모해야 하는데 정부는 이를 잊은 듯하다.

당장 일본이 수출제재를 시작하자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의 생산라인까지 중단을 고민했다. 화이트리스트의 배제로 인해 수많은 분야의 기업들이 존폐를 걱정할 정도로 제동이 걸릴 수 있음을 체감했다. 대외의존 경제구조를 가진 나라가 외교를 등한시 하면 다음에 오는 결과는 뻔하다. 훌륭한 리더도 필요하고 리더를 빛나게 할 참모도 필요하다. 그러나 이것이 별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닌 한 노선을 타야하고 유기적 협력이 잘 이루어져야 한다. 작금의 우리나라에는 이것이 부족하다. 무소불위의 권한을 행사하는 것이 아닌, 감정적 기분을 발산하는 것이 아닌, 국권을 위한 전략을 행사하는 것이 필요하다. 누군가는 우리의 위기를 반기며 자신의 이권 챙기기에 혈안이 되고 있다. 남의 전략에 휘말리지 말고 자신의 전략을 펼치는 것에는 경험과 지혜가 필요하다. 머리를 부딪쳐 피를 보는 것보다 부딪히는 사태를 만들지 않는 것이 상수다. 외교는 눈앞에 이권이 아닌 중장기 국익을 봐야한다. 국가원수로서 꽉 막힌 외교의 출구를 만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그냥 보내지 말아야 할 것이다.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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