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피해 대학생 등록금 ‘그림의 떡’인가
  • 이예진기자
지진피해 대학생 등록금 ‘그림의 떡’인가
  • 이예진기자
  • 승인 2019.09.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부 허술한 정책 탓, 일부 학생 국가장학금 지원 못 받아
부모 직접 피해신고 해야… 조부모·제3자 신고땐 수혜불가
행안부 NDMS 허술한 운영으로 누락 사례 2000여건 달해
등록시 오류 발생해도 변경안돼
지난 2017년 포항시 흥해읍사무소 민원봉사과에 지진 피해신고를 접수하기 위한 이재민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뉴스1

“다른 애들은 다 받았는데 나는 왜 아직까지 장학금을 못 받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어요.”

지난 2017년 11월 15일 포항지진 당시 흥해에서 살다 집이 전파돼 남구 오천읍으로 이사 온 손문주(21·여)씨의 안타까운 하소연이다. 지진피해 학생들 대다수가 받았다는 대학 등록금을 손씨는 아직까지 받지 못하고 있다. 손씨처럼 대학 입학 2년째 접어들고 있지만 정부의 지진피해 등록금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학생들이 일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포항지진 이후 피해 대학 신입생과 재학생에게 1년치 등록금을 국가장학금 일환으로 지원했다.

문제는 당시 지진 피해신고를 직계부모가 아닌 제3자 또는 조부모 등이 신청을 할 경우 등록금 지원이 안되는 당국의 허술한 정책이다.

18일 포항시에 따르면 교육부는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대학생들에 대해 국가장학금을 지원하고 있지만 대상자는 지난 2018년도 대학 입학생부터 지진 당시 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었다. 하지만 지원 대상자임에도 불구하고 피해신고 접수를 누구 이름으로 했느냐에 따라 지원을 못받은 경우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대학생 자녀를 둔 부모가 피해신고를 하면 직계자녀들은 등록금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조부모와 함께 사는 대학생들은 조부모가 피해신고를 할 경우 지원받을 수 없는 황당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손씨의 경우도 후자에 해당된다. 할머니와 함께 산지 10년이 넘는 손씨는 당시 피해신고를 할머니 이름으로 했다는 이유로 등록금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수능일에 지진이 나 집이 전파된 상황에서 시험을 치렀고 이후 대학에 들어갔는데 1년 넘도록 정부의 등록금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손씨는 “단순히 피해 신고를 할머니가 했다는 이유로 장학금을 지원하지 않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손씨와 같은 피해자 아닌 피해자가 생겨나고 있는 것은 행정안전부의 NDMS(재난관리업무포탈)의 허술한 시스템 때문. 현재 손씨와 같은 피해사례는 정확한 집계가 되지 않았지만 상당수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행안부는 포항지진 피해와 관련된 등록금 지원 시스템 NDMS를 통해 등록된 입학생들에게만 지급했다. NDMS는 피해 입은 주민이 동사무소에 피해상황을 접수하면 함께 등록되는 시스템이다. 문제는 NDMS에 일단 한번 등록될 경우 변경이 어렵다는 점이다. 등록 과정 중에 친 부모가 아닌 제3자, 할머니 등이 처음 신고해 오류가 발생하더라도 재차 변경이 안된다는 것. 현재 이런 문제로 변경을 요구하려는 피해사례만 대략 2000여건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포항시도 이 같은 불합리한 점을 알고 있고 분명 문제가 있다고 인정하고 있지만 교육부의 방침이라서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NDMS 시스템 문제를 빨리 해결하기 위해 현재 행정안전부와 논의 중”이라며 “최대한 빨리 이 문제를 해결해 피해 학생 모두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