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는 지난달 중순 ’8 to 5’ 근무제 전격 시행에 들어갔다. 기존 9~6시 근무시간을 1시간 앞당겨 8시 출근, 5시 퇴근으로 조정한 것이다. 최근 불고 있는 워라밸 트랜드에 맞춰 직원들이 저녁시간을 활용해 자기계발을 하고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포스코 전체 직원 1만7000여명 가운데 상주 근무자 1만1000명이 이 제도의 적용을 받는다.
이에 대해 직원들은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다. 퇴근시간이 당겨지면서 다양한 취미활동과 여가활동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평소 6시에 퇴근을 하면 통상 저녁식사 시간과 겹치다 보니 취미생활은 사실상 엄두를 내기 어려웠다. 그런데 퇴근이 오후 5시로 앞당겨져 저녁을 먹고 나더라도 취미와 여가활동을 충분히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직원들만 좋아진 게 아니다. 퇴근시간이 빨라져 가족이 함께 저녁 식사를 하거나 여가활동을 즐기는 등 일과 가정생활을 병행할 수 있게 돼 가족들도 무척 반기고 있다고 한다.
이 뿐만 아니라 포스코 직원들의 회식문화도 바뀌고 있다. 출근시간이 앞당겨지는 바람에 평소 밤 10시를 넘겨서야 끝나곤 하던 회식자리가 현재는 9시 이전에 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또 이른 출근 준비를 위해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아침형 인간’으로 점차 바뀌어 가고 있다고 한다. 1시간 출퇴근 시간 조정이 가져온 변화가 실로 엄청나다.
지역사회와 경제에 미치는 파급력 또한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제도가 정착되면 지역사회 여가문화에도 일대 혁신이 일어나게 될 것이 분명하다. 수많은 근로자들이 취미·여가활동을 위해 각종 문화·스포츠시설 등을 찾게 될 것이며, 이로 인한 워라밸 문화의 확산으로 지역경제에 엄청난 경제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최근 포항시가 포스코 ‘8 to 5’ 근무제 시행에 발맞춰 지역 기관, 단체를 대상으로 두 차례에 걸쳐 대응전략을 모색한 것은 시의적절한 조치로 평가된다.
포스포가 최근 여성가족부로부터 직원들이 일과 가정생활을 조화롭게 병행할 수 있도록 한 데 대해 높이 평가받아 여성가족부로부터 가족친화 우수기업 재인증을 받은 것은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니다. 유연근무제를 통해 일과 가정의 양립을 지원해 직원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기업에게 부여하는 인증제도로서, 포스코가 직원 친화적 기업정책을 꾸준히 실천해오고 기업이라는 사실을 재확인시켜준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8 to 5’ 근무제 시행의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개선해야 할 부분도 없지 않다. 이 제도가 포스코 전 직원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며, 또한 자녀를 어린이집에 보내야 하는 맞벌이 부부 등 아침시간이 넉넉하지 않은 근로자들에게는 오히려 애로사항으로 작용한다고 하니 세심한 부분까지 면밀히 살펴 보완할 부분은 보완할 필요가 있다. 또 이 제도가 포스코에만 국한될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 전체로 확산돼 다른 기업 근로자들과 포항시민 모두가 ‘저녁이 있는 삶’을 함께 누려야 한다. 포스코의 ‘8 to 5’ 근무제가 포항 전역으로 확산된다면 지역문화 발전은 물론 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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