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운수대통을 위한 헨델의 역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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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운수대통을 위한 헨델의 역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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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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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영의 클래식 이야기
헨델 ‘왕궁의 불꽃놀이’
김일영 포항유스필하모닉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
이틀 후면 2020년 경자년 새해가 시작된다. 새해를 맞으며 신정부터 구정까지 들으면 막혔던 운이 트이고 사업가에게는 돈벼락이 떨어지고 취업을 준비하는 취준생들에게는 취직운이 열리게 하는 운수대통의 기운을 몰아주는 음악이 있다. 헨델의 ‘왕궁의 불꽃놀이’를 신년기간 동안 오전에 감상하면 삿된 기운이 물러나고 건강과 성공의 힘이 용솟음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헨델의 ‘왕궁의 불꽃놀이’는 원래 ‘불꽃놀이’를 위한 배경음악으로 작곡되었다. ‘불꽃놀이’는 폭죽의 발명으로부터 시작된다. 역사학자들에 따르면 폭죽은 6세기경 중국에서 처음 만들어졌다. 중국인들은 음력설 춘절을 맞이하기 위해 폭죽을 터트리고 불꽃놀이를 하기 시작했다. 요즘도 중국인들은 결혼식이나 신년행사에 지난해의 악령과 불운을 쫓아내고 한해의 기원을 담아 불꽃놀이를 한다.

폭죽이 서양으로 가면서 14세기부터 유럽인들은 화약을 이용해 흥미삼아 폭죽을 즐겼고, 이태리와 독일은 불꽃놀이 전문나라가 되기도 했다. 영국에서는 1486년 헨리 7세 왕 결혼식에 폭죽이 쓰였으며 1749년에는 세기의 음악가 헨델도 ‘왕궁의 불꽃놀이’ 라는 주제로 교향곡을 쓸 정도로 불꽃놀이는 영국에서 인기를 끌었다. 이후 불꽃놀이는 미국의 독립기념일을 기해 더욱 화려해졌으며 1987년 독립기념 2백주년을 맞아 뉴욕 자유의 여신상에서 쏘아 올린 불꽃놀이는 아직도 가장 화려했던 것으로 기록되고 있다. 불꽃놀이는 이제 전 세계 거의 모든 국가의 신년 맞이를 위한 가장 큰 행사가 되었다.



-착한 마음으로 감상해야 되는 ‘왕궁의 불꽃놀이’

‘왕궁의 불꽃놀이’는 나쁜 액운을 물리치고 대박 축복을 불러들이는 에너지가 음악으로 전달되는 곳이다. 나의 이기적인 욕망과 욕심으로만 가득한 기도는 이루어지지 않듯이, ‘왕궁의 불꽃놀이’를 들으면서 착한 마음으로 새해 소망을 기원해야 된다. 이것은 ‘왕궁의 불꽃놀이’의 탄생 배경을 들여다보면 잘 알 수 있다. 국민이 죽거나 말거나 ‘불꽃놀이’를 정치적 선전수단으로 이용하려고만 했던 영국 왕실은 ‘왕궁의 불꽃놀이’로 행운을 잡지 못했다.

헨델의 작품 ‘왕궁의 불꽃놀이’ (Music for the Royal Fireworks, HWV 351번)는 1749년 작곡된 모음곡으로 영국의 조지 2세 국왕이 불꽃놀이 축제를 열기 위해 헨델에게 요청하여 만든 음악이다. 영국의 왕실에서 기획한 성대한 ‘불꽃놀이’행사는 런던 ‘그린 파크’에서 1749년 4월 27일 공연되었다. 이 축제는 1748년 오스트리아 왕위계승전쟁이 종식됨을 널리 알리고 ‘엑스라샤펠 조약’이 체결되었음을 축하하기 위함이었다. 작곡 당시 헨델은 이 곡을 서곡으로 발표되길 바랐으나, 당시 영국 런던의 시민들은 정치에 관심이 없고 왕실의 인기가 떨어지자 영국왕실은 국민들에게 외교조약의 성과와 국왕에 대한 선전 수단으로 삼고자 이 작품을 “왕궁의 불꽃놀이 음악”이라고 결정하여 명명하도록 하였다. 정치적으로 이용하려했던 행사여서 그런지 당시 최고의 불꽃놀이 전문가인 ‘토머스 드굴리에’(Thomas Desguliers)가 불꽃놀이를 기획하게 했고 더불어 영국의 최고 음악가 헨델에게 불꽃놀이행사 배경음악을 작곡하게 하였다. 특히 야외 공연을 기획했기 때문에 오케스트라 소리가 멀리까지 잘 전달될 수 있도록 특별히 음향학적 효과를 내기 위한 건물까지 설치하여 연주하게 하였다.

하지만 너무나도 정치적인 의도가 다분히 있는 행사라 그런지 불꽃놀이 행사는 왕실의 뜻대로 쉽게 성공하지 못하였다. 이 불꽃놀이 공연은 두 번 했지만 모두 큰 사고를 일으키는 주범이 되어버렸다. 한번은 리허설(Rehearsal)을 위해 공연이 있었고 본행사의 6일전에 치러졌다. 리허설임에도 불구하고 왕실에서는 시민들에게 인당 2실링 6펜스의 관람료를 받아내었으며 약1만2천명의 불꽃놀이 관람객들이 행사시간에 맞추어 한꺼번에 행사장소로 몰려드는 바람에 새로 건설했던 런던다리의 중앙아치가 무너져버리는 대형사고가 터지고 말았다. 수많은 사람이 다치고 강을 건널 수가 없게 되자 강을 넘어 리허설행사장으로 가는 길목마다 주요 도로가 막혀 런던 전역이 3시간이 넘게 극심한 교통정체를 일으켰다. 요즘 같으면 어떤 행사로 인해 사고가 발생하면 그 행사는 취소가 되거나 무기한 연기되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당연히 다리가 무너져 사람들이 다치면 재난을 선포해 사태수습을 먼저 해야 할 것인데, 당시 영국의 군주제는 시민들의 안전보다는 왕실의 권위와 선전수단의 행사가 먼저였다는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

두 번째 공연의 사고는 1749년 4월 27일 런던 ‘그린 파크’에서 일어난 불꽃놀이 본행사에서 발생했다. 당시의 기록을 보면 다채로운 색깔과 모양의 로켓 폭죽들이 공중으로 쏘아 불꽃이 터진 모습은 아름답기 그지없었다. 하지만 불꽃놀이의 최고 하이라이트 핵심기술이었던 회전 불꽃이 움직이지 않고 연결되는 불꽃의 색과 형태가 전혀 변하지 않아 당시 분위기는 음악은 음악대로 불꽃놀이는 엉망이라 애처로울 정도로 본 행사는 형편없었다고 한다. 이에 분노한 불꽃놀이 기획자가 많은 관객들 앞에서 칼을 빼들고 불꽃놀이 진행자에게 달려가 찌르려고 했지만 다행히 경비원에게 무기는 빼앗기고 체포되어 다친 사람은 없었다. 이뿐만 이겠는가? 공연 도중에 국왕 조지 2세의 모습이 새겨진 거대한 부조가 무너지고 곧이어 공중으로 쏘아 올린 로켓 폭죽이 거대한 목조 건물에 불이 붙어 한쪽에는 불을 끄고, 한쪽에는 화려한 연주를 하고 또 한쪽에는 화재에 관객들은 우왕좌왕하며 뒤죽박죽으로 결국 이 공연은 영국역사에 길이 남을 역사의 한 페이지가 되고 말았다. 결국 왕실의 선전수단으로 전락된 이 거대한 축하공연은 재난으로 마무리되었다.



-취준생, 직장인, 사업가를 위한 성공 에너지를 주는 헨델의 역작

헨델의 멋진 불꽃놀이 음악 덕분에 전 세계 사람들은 불꽃놀이하면 헨델 음악을 상상한다. 그의 작품은 미래에 대한 희망 에너지와 긍정적인 사고를 만들어준다. 특히 이 곡은 학업을 마치고 취업을 준비하는 취준생들에게 신년 감상곡으로 추천한다. 또한 승진을 목전에 둔 직장인, 새로운 사업을 계획하고 있는 사업가들은 헨델의 ‘왕궁의 불꽃놀이’를 감상하면 왕성한 성공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

왕궁의 불꽃놀이는 모두 5곡의 모음곡으로 만들어졌다.

제1곡 ‘서곡’ (Overture)은 팀파니의 트레몰로로 시작하는 프랑스풍의 화려한 곡으로 4/4박자의 장중한 느낌을 주는 느린 부분과 3박자의 빠르고 화려한 부분으로 이루어졌다.

제2곡 ‘부우레’ (Bourree)는 프랑스의 고전 조곡에서 사용하는 2박자의 빠른 무곡이다.

제3곡은 (La Paix)이탈리아 시칠리아 섬의 무곡으로 한창 불꽃이 작열하는 가운데 연주되는 아름다운 목가조이며 온화하고 태평스런 분위기가 풍기며 ‘평화(La Paix)’라는 부제가 붙었다.

제4곡 La Rejouissance(Allegro)는 화려한 트럼펫의 연주가 주를 이루는 행진곡풍으로 ‘환희(La Rejouissance)’란 부제가 붙어 있다.

제5곡 미뉴엣 Menuet I,II는 종곡으로 f단조의 미뉴엣과 b장조의 미뉴엣의 2부분으로 구성됐다.

운수대통 클래식 음악과 함께 행복한 2020년 해를 맞이하면 어떨까.


김일영 포항유스필하모닉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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