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더더기 없는 직관적 드로잉의 매력
  • 이경관기자
군더더기 없는 직관적 드로잉의 매력
  • 이경관기자
  • 승인 2020.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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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산문화회관, 단디움·담談 초청
또 다른 가능성-태도로서 드로잉展
내달 15일까지 1~3전시실서 선봬
류성하作
허양구作
김명수作
김영대作
김윤종作

봉산문화회관은 2020년 기획전시로 ‘또 다른 가능성-태도로서 드로잉展’을 내달 15일까지 1~3전시실에서 연다.

‘또 다른 가능성-태도로서 드로잉展’은 자생적으로 결성해 예술의 실천을 탐구해온 두 개의 미술가 집단을 초청해 미술의 또 다른 변화 가능성으로서, 또한 세상과 사물을 바라보는 직관적 힘의 태도로서 ‘드로잉’에 주목하는 미술가의 예지를 소개하려는 전시다.

이번 전시에 초대한 미술가 집단은 ‘단디움’과 ‘담談’이다.

‘단디움’은 2016년 10월 결성한 집단이며, 회화를 기반으로 하는 시각예술의 개념과 공간, 행위의 한계를 넘어 다양하게 회화를 확장시키려는 대구의 청년작가들로 구성돼 있다. ‘단단히 움트는 싹’이라는 의미의 이름, ‘단디움’은 표현방식에 제한을 두지 않는 순수회화의 새로운 형식을 실험하고, 자신의 활동을 넓혀가는 창작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청년세대의 힘든 삶과 고민을 적극적으로 해결해보자는 의지를 담은 용어이다. 이들은 평면적인 드로잉이 아닌, 공간을 아우르는 설치 요소와 공간을 포함해 그리는 행위 과정을 중요시한다.

‘담’은 2010년 9월 창립한 집단이며, 구상회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찾으려는 영남대학교 미술대학 출신 선후배들로 구성돼 있다. ‘서로 논의 한다’는 의미의 이름, ‘담’은 현시대와 사회의 현상을 구상회화로 반영하는 구성원 각자의 경험을 한자리에 모으고 서로 존중하며, 의견을 주고받고, 재해석하는 집단 운영방식을 전면에 드러내는 용어이다. 이들은 드로잉이 주는 단순함과 솔직함의 매력을 통해, 즉흥적이고 가벼운 마음으로 좀 더 폭넓고 자율적이며 독자적인 작업의 가능성을 실천하고자한다.

이정호는 물감과 깃털 오브제처럼 서로 다른 물성들이 충돌하는 순간의 물리적 사건 흔적을 드로잉 방식으로 재현하며 이구일은 스케치 여행에서의 자유로웠던 기억을 깃털로 상징하듯이, 지난날의 경험과 기억을 상징적인 회화 언어로 재구성해 구상회화를 그린다.

김윤종은 문명에 의해 파괴되거나 오염되지 않은 원초적 자연에 대한 경이와 숭고를 드러내는 넓은 하늘과 구름을 드로잉하며 김강학은 코끼리와 개미, 인간 등 생명체들을 동일한 크기로 그린 15장의 드로잉을 통해 모든 생명체는 동등한 지위와 가치의 존재라는 사유를 시각화한다.

여환열은 만년설이 덮여진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를 품은 히말라야 대자연의 경이로움을 드로잉하고, 김명수는 일상화된 노동 혹은 생활처럼 묵묵히 그리는 행위를 통해 숭고하고 웅장한 자연의 아름다움과 자신의 드로잉으로 펼쳐놓는다.

류성하는 힘든 세상살이에도 환하게 웃는 할머니의 얼굴 드로잉을 통해 환하게 밝은 날에 대한 그리움을 그리며, 민주는 이제는 잊혀져가는 놀이로서 고무줄놀이를 바탕으로 전시실 공간을 특정적으로 활용한 선적인 요소의 공간 드로잉을 선보인다.

김보민은 최근 연고도 없는 타지에서 홀로 지내며 느낀 나와 타인과의 경계를 창문이라는 소재를 통해 이야기하며, 정병현은 한지 위에 안료를 반복적으로 칠하고 쌓은 후에 바늘로 뜯어내는 고행적인 드로잉 행위를 통해 신체적 고통을 동반한 노동에 의해 자신이 자유로워지는 경험을 선보인다.

김영대는 한지의 촉각적인 질료 위에 동양 회화에서 볼 수 있는 선의 율동과 조형적인 색을 조합해 즐거운 상상을 하는 여인의 움직임을 드로잉하며, 박지연은 개인의 경험 또는 선입관을 상징하는 틈과 바라보는 시선을 상징하는 틈 사이의 빛을 그리는 드로잉을 선보인다.

허양구는 지나치게 화려하며 자극적이고 감각적인 것을 추구하는 한편 정신적인 공허를 경험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그려내고, 최영지는 오랜 시간동안 버려진 건물과 그 주변의 사물, 먼지, 생명체들을 관찰하고 세포 모양의 상징들로 그리는 반복적인 드로잉을 선보인다.

김기수는 붓 획 모양의 부식 철판을 스테인레스 거울에 새겨 넣고 일부는 둥글게 두들긴 작업과 붓 획을 그은 수십 장의 종이 드로잉을 통해 감성과 상상을 일깨운다.

정종구 봉산문화회관큐레이터는 “이들 2개 예술가집단은 나름의 공동체제들을 구축하면서, 보다 자기 발전적인 창작과 실험을 이어가는 예술가로서 자긍심과 존재감을 실천하고자 한다”며 “우리가 전시실에서 마주할 수 있는 드로잉들은 또 다른 가능성을 향해 확장하려는 참여 예술가 의지의 궤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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