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풀이 무소속 출마가 전부는 아니다

미래통합당 공심위의 대구·경북권 결정을 놓고 곳곳에서 김형오 공관위원장의 사천이니 뜬금공천이니 하는 말이 터져 나오고 있다. 특히 현역 컷오프 탈락자들의 반발이 강하고 조직적이어서 일각에서는 무소속 연대 기류가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홍준표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영남권지역의 소위 무소속연대다.

하지만 이들의 무소속 연대는 말은 무성하지만 아직 구체적읜 실체를 드러내지는 못하고 있다. 특히 이는 자칫 잘못하다가는 세대교체와 혁신공천이라는 보수와 통합당의 몸부림에 찬물을 끼얹는 일로 비쳐질 수 있어 심각한 후폭풍에 직면할 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공심위관계자의 말을 빌리면 이번 공천은 정권교체의 기틀 마련이라는 큰 물줄기하에 이뤄졌다. 즉 세대교체를 통한 당과 공천의 혁신 없이는 정권탈환이 불가능하다고 여겨 과감한 세대교체가 불가피 했다는 논리다. 물론 이같은 반발이 생겨나지 않을 정도로 모두가 만족하는 공천이었으면 좋았겠으나 모두가 만족하는 공천이란 역사 이래 없었다고 보면 된다.

포항지역 공천도 예외는 아니다. 북구의 경우 현역의원 경선이라는 드문 결과가 나왔지만 대체로 큰 불만은 없는 듯하다. 문제는 포항 남·울릉지구다. 여기에는 모두 5명이 경합을 벌여, 현역은 컷오프 되고 여론조사 2, 3위는 배제된 채 4, 5위가 경선을 치르는 다소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당연히 결과에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에 모후보의 무소속 출마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타 후보에 연대도 독려하고 있다는 소문도 들린다. 하지만 공심위의 심의결과에 가장 불만이 많았을 현역 국회의원이 ‘선당후사’를 외치며 결과 승복을 한 것을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박명재 의원은 지지자들이 포항역 앞에 까지 나와 무소속 출마를 외쳤지만 “분통터지는 결과지만 선당후사 하는 마음으로 받아드린다”며 지지자들을 오히려 설득한 이유를 알아야 한다.

포항 남·울릉지구는 경북지역에서 정치 1번지라는 상징성을 가진다. 만일 무소속 출마를 강행한다면 보수의 표가 나눠지고 분열을 초래해 가뜩이나 경쟁력이 입증 된 여당후보에게 배지를 뺏기는 꼴이 된다. 지금 당장은 공관위의 결정이 억울하고 분하겠지만 곧 냉정을 되찾고 평상심으로 돌아가 사태를 객관적으로 봐야 한다. 주변 인물들의 부추김에 넘어가거나 개인의 마지막 한풀이 기회로 여겨 출마를 강행하다가 자칫 보수분열과 패배를 초래해 그 책임을 고스란히 짊어지지 않도록 무소속 출마결정에 신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