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동궁과 월지 Ⅲ 발굴조사 보고서’ 발간
배수로 등 생활시설·591점 선별 유물 수록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지난 1일 인왕동에 있는 경주 동궁과 월지(사적 제18호) 북동편 ‘가’지구의 발굴조사 성과를 담은 ‘경주 동궁과 월지 Ⅲ 발굴조사 보고서’ 를 발간하고 조사 내용을 공개했다.배수로 등 생활시설·591점 선별 유물 수록
‘가’지구는 동궁과 월지 북동쪽 약 6500㎡ 면적으로 동해남부선 철로 북쪽 공간이다. 남북 담장을 중심으로 2기의 대형 적심 건물지와 깊이 10m가량의 대형 우물, 창고시설로 추정되는 줄기초(좁고 길게 연달아 도랑 모양으로 축조한 벽·기둥 밑의 기초) 건물지 등이 발굴된 곳이다.
삼국사기에는 674년(문무왕 14년) 2월 왕궁 안에 연못을 파고 산을 만들어 화초를 심었다고 하며 679년(문무왕 19년) 8월에는 동궁을 지었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또 동궁 소속 관청 가운데 월지(月池)라는 명칭이 들어간 관청이 있어 동궁과 연못(월지)이 밀접하게 관련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보고서에는 담장으로 나눠진 공간들과 그 공간 안의 건축유구의 구조와 배치 등에 대한 조사 결과가 주로 담겼다. 크고 작은 건물지 40동과 우물, 배수로 등 조사과정에서 확인한 각종 생활시설, 기와와 벽돌, 토기와 도기 등 591점의 선별된 유물이 수록됐다.
특히 처음 발견되었을 때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던 29호 건물지의 경우 오물의 배출시설까지 갖춘 복합형 수세식 화장실로 추정되고 좌변기 형태의 석조물과 배수시설 등으로 볼 때 지금의 수세식 화장실과 비슷한 모습으로 보인다는 발굴 성과를 소개했다.
경주지역에서는 과거 불국사에서 변기형 석조물이 발견된 적이 있었지만 고대 화장실 구조와 형태를 이해하기는 어려웠다. 반면에 2017년 이곳에서 발굴된 수세식 화장실은 쪼그려 앉을 수 있는 판석형 석조물, 타원형 구멍이 뚫린 좌변기 형태의 변기형 석조물, 오물 배출이 쉽도록 기울어진 암거(暗渠)배수시설 등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올해부터 동궁과 월지 ‘나’지구에 대한 발굴조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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