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한 방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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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 한 방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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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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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은 작은 은혜는 기억하지만 큰 은혜는 당연시한다. 사람의 속성에 관한 이야기를 하며 어느 분이 들려준 이야기다. 예컨대 캄캄한 밤길에선 바람만 불어도 꺼지고 말 촛불조차 고마운 존재다.그러나 이튿날 아침 떠오르는 해는 대수롭지않게 여긴다. 또한 산소호흡기는 비싼 값을 치러도 고밥기만 하지만 마을대로 숨 쉴수 있는 자연의 맑은 공기 까맣게 잊고 산다는 것이다.
 어떤 책에서는 이런 이야기를 읽은 기억도 있다.가난뱅이가 부자를 찾아가 비결을 물었다. 부자는 그에게 우물가 빈 항아리를 채우라고 시켰으나 밑빠진 독인 줄 몰랐던 그는 헛수고만 하고 말았다. 불같이 화를 내는 가난뱅이에게 새 독을 내주었으나  이번엔 두레박 밑이 빠져버렸다.그래도 물을 긷다보니 한 방울, 두 방울 떨어지는 물이 독을 채웠다. 저녁에 나타난 부자가 말했다.“그게 내 비결이라오.”
 유럽을 처음 여행하면서 기이롭게 여긴 것은 자동차가 무척이나 작다는 사실이었다. 덩치 큰 어른들이 마치 장난감 자동차를 몰고 다니는 듯 보일 정도였다. 그러나 이것은 그네들 일상의 모습이다. 이탈리아는 경차 보급률이 45%아 된다. 자동차의 절반이 경차인 셈이다.
 이런 절약 풍토를 우리와 비교할 수 있을까. 절약은 커녕 해가 갈수록 허장성세만 판을 치는 세태다. 이제는 어린이들 마저도 아파트 넓이, 차종이 자존심의 잣대가 되어버린지 오래됐으니 고질이랄 밖에 없겠다. 11월 마지막 주말 경북도내 6개 고속도로 38개 톨게이트를 빠져나간 자동차가 43만7392대라고 한다. 평일보다 10~15%나 많은 교통량이다.
 이날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의 코밑까지 차올랐다. 서부텍사스 중질유 98.18달러, 브렌트유 95.76달러. 미국의 대부호 록펠려는 석유통 밀봉 때 쓰는 한나를 한 방울 줄일 수 있다는 보고를 받고 무척 기뻐했다는 이야기가 생각난다.지금 우리 처지가 기름 한 방울인들 가볍게 여길만 한가.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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