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면민 “더 이상 묵과 못해” 폭발

국방부 약속 어기고 수성사격장 상공서 美 헬기 사격훈련
지역 정관계도 한목소리 비판
협의 없이 훈련 안 한다더니
주민 약속 무시… 용납 안돼
뿔난 시민들 강경투쟁 예고
상여 메고 사격장 진입 시도
경찰 저지 내부 못 들어가자
화형식 가지며 거세게 항의

4일 상여를 맨 포항시 남구 장기면 주민들이 AH-64 미 육군 아파치 헬기 사격 훈련 중단을 촉구하며 사격장 진입을 시도하려다 불발되자 수성사격장 입구에서 아파치 헬기 사격 중단을 촉구하며 국방부 장관과 한미연합사령관의 관을 불 태우는 화형식을 가졌다.

국방부 미군 아파치 헬기가 4일 시위를 하는 포항 장기면민들 머리 위에서 사격훈련을 강행하는 어처구니 없는 비상상황이 발생했다.

이 같은 비상상황이 발생하자 포항지역사회와 정치권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행위”라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이날 집회 현장을 찾아 미군 헬기사격훈련 광경을 지켜본 이강덕 포항시장, 정해종 시의장, 김정재·김병욱 국회의원과 도의원, 시의원 등은 국방부에 즉각 훈련중지를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국방부의 헬기사격 훈련은 포항장기면수성사격장반대대책위원회(반대위)가 포항시 남구 장기면 수성사격장 앞에서 국방부를 규탄하는 집회장소 상공에서 이뤄져 주민들은 기관총 사격소리에 놀란가슴을 쓸어내렸다.

이날 오전 10시에 시작한 집회에서 반대위는 “국방부가 포항시와 주민들에게는 주민협의 없이는 절대 미 헬기사격훈련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고도 훈련을 재개했다”면서 “주민들은 이 훈련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고 더이상 못참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포항시와 주민들을 무시하는 국방부 장관은 당장 사퇴하라”면서 “계속해서 국방부의 이 훈련을 저지할 수 있도록 실력행사를 이어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주민들은 국방부장관, 한미연합사령관을 규탄하는 상여를 메고 사격장 진입도 시도했으나 경찰 저지에 막혀 내부로 들어가지는 못했고 사격장 앞에서 한미연합사령관의 모형관을 불태우는 화형식을 가졌다. 이날 오후 12시쯤 되자 미군 아파치헬기 등 3대가 사격 훈련을 위해 상공에 모습을 드러내자 주민들의 항의는 더욱 거세졌다.

헬기 3대 중 2대는 수성사격장을 차례대로 돌아가며 주민들이 아래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란듯이 사격훈련을 계속 강행했다. 비교적 소음이 크게 나지 않게 의도한 것처럼 가벼운 사격훈련을 30분가량 진행했으나 주민들의 항의는 계속 이어졌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주민들과 약속을 어기고 훈련을 강행한 국방부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면서 “주민들의 생활권·생존권이 달린 문제다. 국방부는 즉각 훈련을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상호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