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이번 포항 여중생 조건만남 폭행사건이 터지기 전에 3번이나 이를 감지하고도 놓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3번 중에서 단 한번만이라도 차단했더라면 여중생 폭행사건만큼은 막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8일 포항남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달 7일 여중생 폭행사건 발생 전 가해 학생들과 관련한 수사, 조치 등이 진행되고 있었다. 피해자였다가 가해자로 변해버린 A양 등이 포함됐었고 A양에 대해서는 광범위한 자료확보와 법원 송치를 하기 위해 준비 중이었다는 것이 경찰 측의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처음 남부서가 조건만남 강요 사실을 인지할 수 있었던 것은 지난해 9~10월이다.

이 때 조건만남 강요를 받은 피해자였다가 이후 가해자로 변해버린 A양과 A양 아버지, B양 아버지가 경찰서를 찾았기 때문이다. 이들이 경찰의 대응에 실망해 발길을 돌린 후 B양은 얼마 되지 않아 신고를 위해 다시 남부서를 찾아 신고했다.

사전에 이같은 사건이 터질 수 있다는 조짐을 경찰은 2번이나 감지했던 것이다.

폭행사건이 터져 피해를 입은 C양도 사건 전인 지난 4월 28일 A양으로부터 조건만남 강요를 받은 사실을 남구지역 파출소에 신고했다. 이를 보면 남부서가 조건만남 사건 인지를 할 수 있었던 기회는 모두 3번이나 된다.

A양의 경우는 경찰이 ‘우범소년’으로 보고 법원에 바로 송치하기 위해 계속 지켜보고 있는 상황에 이번 사건이 터졌다.

만약 인지가 가능했던 이 3번의 기회 중 경찰이 1번이라도 중간에 차단했더라면 이번 사건을 막을 수 있었다는 얘기다.

때문에 A양 아버지, B양 아버지도 경찰의 대응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경찰은 피해자가 가해자로 변한 것은 맞지만 경찰이 모든 것을 다 막을 수 없다고 항변했다.

포항남부경찰서 관계자는 “대한민국이 경찰공화국은 아니다. 경찰 대응 문제 제기에 있어서 경찰이 모든 것을 다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면서 “절차대로 모든 것을 진행했고 경찰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에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