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당 연평균 지출 50만원 육박…가계부담 증가
2003년 이후 4년간 경조비 지출 증가율 18.7% ↑
결혼 2년차인 A(31)씨는 오랫동안 못 본 친구에게 연락이 오면 덜컥 겁부터 난다. 평소 자주 연락하는 사이가 아닌 친구에게 오는 전화는 대부분 결혼이나 부고를 알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A씨처럼 친구들이 결혼 적령기에 있는 경우 성수기 주말에는 결혼식을 2∼3곳씩 참석해야 하는 경우도 있어 경조비 부담으로 허리가 휠 지경이다. 경조비는 보통 5만원 정도가 적정 수준인 것처럼 돼버렸지만, 조금 친분이 깊은 경우 10만원 정도는 내야 `성의’를 표시할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A씨는 매번 봉투에 넣을 액수를 고민하게 됐다.
우리나라 가구들의 연평균 경조비 지출이 50만원에 육박하면서 가계에 상당한 부담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인 이상 전국가구의 경조비 지출 규모는 월평균 3만8901원으로 전년(3만8188원)에 비해 1.9% 늘어났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가구당 경조비 지출 규모는 46만7000원으로, 지난해 우리나라의 가구수가 1인가구를 포함해 1642만가구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무려 7조6681억원을 경조비에 사용한 셈이다.
독신이나 노인가구 등이 주로 포함된 1인가구를 제외할 경우 경조비 지출 규모는 더 커진다.
가구원 2인 이상 전국가구의 지난해 월평균 경조비는 4만3215원으로 전년(4만2367원)에 비해 2.0% 증가하면서 연간으로는 51만9000원에 달했다.
2인 이상 전국가구의 월평균 경조비 지출은 2003년 3만6403원에서 2004년 3만5843원으로 줄었다가 2005년 3만7875원으로 늘어난 뒤 쌍춘년으로 결혼이 급증한 2006년에는 4만2367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2003년 이후 4년간 2인 이상 가구의 경조비 지출 증가율은 18.7%로,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11.6%)을 훨씬 웃돌았다.
가구원 1인 이상 전국가구의 경조비 통계는 2006년부터 나왔고 2인 이상 전국가구의 경조비 통계는 2003년부터 작성되고 있다.
지난해 1인 이상 전국가구가 자신들의 결혼, 장례, 돌, 회갑 등의 관혼상제에 지출한 돈은 월평균 2만4019원이었고, 연간 전체로는 28만8000원으로 집계됐다.
전국가구 전체로는 4조7290억원 정도를 지출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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