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익 앞에서는 우방도 친구도 없는 게 국제사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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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익 앞에서는 우방도 친구도 없는 게 국제사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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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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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鎬壽/편집국장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제 2차 본협상이 난항을 보이고 있다. 지난 10일부터 닷새 동안 서울에서 열리는 한미 FTA 본협상은 개막 사흘째 협상장인 서울 신라호텔 주변 일대는 반(反)FTA 시위로 야단들이다. 농민단체·시민단체·환경단체 등이 연일 격렬한 반대 투쟁을 벌이고 있다. 12일엔 서울 광화문과 시청 주변에서 노동자·농민·시민사회단체 10만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반대 투쟁이 벌어졌다. 반(反)FTA단체들은 청와대를 둘러싸는 `잇간띠 잇기’행사도 벌일 계획이어서 청와대 주변 집회를 불허한 경찰과 물리적 충돌이 우려되고 있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 12일 경찰력(전·의경) 230개 중대, 2만 5000여명을 투입, 경계를 강화하는 등 초비상이다. 우리 경제에 많은 변화를 가져 올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지난 6월의 1차 본협상에서 작성한 `통합협정문’을 기초로 한미 양국이 분야별 또는 쟁점별 입장을 조율하는 협상이다.

 FTA 농산물 보호 관건

 이번 본협상은 예상대로 양국이 상품, 농산물 등 분야별로 양허(개방 허용) 여부 및 관세 감축 이행 정도와 기간을 놓고 치열한 샅바싸움을 벌이고 있다.
 우리 대표단은 농민단체 등의 집단 반발을 의식, 1차 협상 때 실패한 농업과, 위생.검역(SPS), 섬유 분야의 통합협정문 마련을 밀어붙이고 있다.
 이번 협상의 최대 쟁점은 우리의 취약 분야인 농산물이다. 정부는 우리가 비교우위를 갖고 있는 상품 분야를 농산물과 묶어 미국측 취약 분야인 섬유와 연계하는 패키지 협상을 벌인다는 전략이지만 미국이 분야별 `최고 수준’의 개방을 요구하고 있어 이번 협상도 난항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게다가 북한이 미사일 시험 발사를 재개하는 통에 가뜩이나 미국의 반대에 부딪쳐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 문제가 난관에 빠지게 됐고 적어도 이 문제에 관한 한 우리의 협상력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국익 앞에서는 우방도 친구도 없는 게 국제 사회다. 그러므로 상대방에게 내주지는 않고 우리만 이득을 보는 국가 간의 협상이란 생각하기 어렵다.
 더욱이 미국과 같은 초강대국을 맞상대해 우리의 국익을 지켜내기란 정말로 힘겨운 난제다. 막중한 책임을 맡은 협상대표단의 분발을 다시 한번 촉구하고 격려하는 것은 이런 연유에서다.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를 비롯한 농민.시민단체들은 협상 첫날 회의장 앞에서 `시국선언’ 발표를 시작으로 연일 서울 도심 일대에서 연쇄적 항의 집회를 벌이고 있다. 자칫 폭력 시위로 흐르기라도 한다면 `불법 행위에 대한 법적 책임’을 엄중 경고한 정부와의 정면 대충돌도 배제할 수 없는 불안한 상황이다.

 폭력시위는 禍불러

 서로 머리를 맞대고 협상 전략을 짜내도 쉽지 않을 판에 반대 투쟁과 강제 진압으로 얼룩진 수렁에서 억지로 짜맞춘 협상 결과는 그 후유증을 감당할 수 없게된다.
 우리처럼 대외 의존도가 높은 나라가 국제적 조류인 FTA를 외면할 수는 없다지만 개인적 또는 집단적 이익이나 국익 차원에서 한미 FTA에 반대하는 사람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극렬한 반대로 협상력을 스스로 떨어뜨리는 자충수만은 삼가야 한다.
 반대 시위도 1차 협상 때처럼 평화적으로 하란 말이다. 미국에서는 평화적이고 한국에서는 폭력적일 수는 없는 노릇이다.
 정부도 `국민 여론 수렴에 소홀했다’는 비판을 외면한 채 본협상에만 매달렸다간 오히려 `아니함만 못한’ 상황에 놓일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미국의 신속협상권한(TPA) 시한인 내년 6월은 그쪽 사정이니 우리가 급할 필요는 없다. 정 부득이 하면 포기할 수도 있다는 배수진을 쳐야 한다.
 그래야 `참여정부의 한건주의’라는 일각의 의구심을 잠재울 수 있다. “빨리 진척될수 있으면 바람직하지만, 시간에 쫓겨 내용이 훼손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진정성을 온 국민이 실감하도록 협상대표단의 국익을 앞세운 협상과 농민 등 시장개방 피해 당사자의 입장에 선 결단을 촉구한다. /ed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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