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포항 시정을 지켜보느라면 어리둥절해질 때가 많다. 중동 두바이를 모델삼은 성취가 눈앞에 다가온듯 시당국은 홍보에 주력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한편에선 쓰레기 정책이 헛발질만 해대고 있어 시민 정서마저 삭막해지고 있다. 양극화 단면이 드러난 꼴이다.
포항시의 꿈은 영일만대교와 인공섬 해상도시 건설이다. 11㎞ 대교가 흥해읍 영일만항과 대보면 호미곶을 잇는다. 이를 중심으로 200만㎡규모로 해상도시를 건설한다. 이 두가지 초대형 사업에 3조5000억 원이 필요하다. 박승호 시장은 민자사업 추진 가능성도 내비쳤다. 어느 쪽이든 성사만 되면 U자형 국토개발의 동해축에 대변혁이 일어날 것만은 틀림없다. 문제는 재원 마련을 현실화시킬 역량이다.
이런 이야기를 듣다가 집 대문 앞을 나서면 당장 현실 문제가 눈앞에서 걸리적거린다. 쓰레기다. 이틀 전에 대문 밖에 내놓은 음식 쓰레기통이 수거되지 않아 코를 싸쥐게 하기 일쑤다. 몇 발짝 더 걸어나가면 산을 이룬 쓰레기가 골목길을 더욱 좁게 만든다. 마구잡이로 버린 쓰레기가 지난해에만 1800건이 적발됐다. 그 과태료가 1억8000만 원이라고 한다. 이것은 불법투기의 일부분일 뿐이다. 쓰레기 종량제 10년의 현주소는 이렇게 참담하다.
지금 포항은 무슨 희망가를 불러도 어깨춤이 절로 나는 분위기다. 대통령을 배출한 도시로서 지닐 수 있는 자부심의 표현일 수 있겠다. 또한 역대 정권에게서 받아온 푸대접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는 호기인 것도 애써 부인할 필요는 없겠다. 그러면서도 널뛰는 포항 시정을 생각하면 한 순간에 답답해지고 만다. 꿈과 현실의 격차가 너무도 큰 탓이다.
영일만 대교도, 해상 도시도 좋다. 그러나 당장 더 좋은 것은 쾌적한 시민생활 여건 확보다. 이 대목에서 포항시는 무슨 큰 소리를 칠 수 있는가. 시정 어느 분야든 새 시대에 걸맞은 준비를 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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