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가보고 싶고 살아보고 싶은 나라일까. 통계를 보면 자살률이 높고 노인 빈곤율이 높고 새로 태어나는 탄생인구는 신기록을 경신하는 최저출산율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기업도 젊은이도 우리나라를 떠나가고 있다. 사람들이 떠나가는 이유는 무엇인가를 생각해보면 그들에게 이곳은 더 이상 매력을 느낄 수 없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살아가기 어려워지는 환경은 새로운 가정을 만드는 것을 방해하고 가정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새로 태어나는 아기도 없기 때문에 출산율이 올라갈 수 없는 구조가 된다.

선진국으로 발돋움하고 더 나은 생활환경이 펼쳐지고 있으나 사람들의 삶은 그리 녹녹치 못한 것이다. 뚝뚝 떨어지는 경제성장률이 점점 조여드는 압박으로 작동하여 불안감을 몰고 온다. 특히 물가상승으로 더 늘어가는 지출을 바라보면 이곳에 더 머무는 것은 무리라는 결론에 이를지도 모른다. 우선 이름만 대도 알만한 기업들이 더 나은 조건을 찾아 해외에 터전을 알아보고 이전하고 있다는 것이 그렇다. 누구보다 더 빨리 사업기회를 포착하고 환경조건을 파악하여 기업의 청사진을 펼치는 그들이 이전을 결정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해마다 전쟁같은 노사분쟁이 벌어지고 지급하는 급여는 올라가는데 매출은 변변치 못하니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다. 기업을 영위하는 목적인 이익이 보장되지 못하면 운영을 멈추어야 하니 빠르게 움직여야 살아갈 수 있다. 사람들을 고용하는 기업들의 움직임이 이렇다 보니 안정적인 직장을 찾아야하는 젊은이들이 연동되어 움직임이 일어난다. 국내에서 직업을 구하는 일은 얼마나 힘든지 수많은 스펙을 갖고도 원하는 직장을 구할 수 없다. 결국 이들의 눈은 국외로 돌려지고 근면하고 똑똑한 인재들이 자발적으로 국내를 떠나가게 된다.

미래를 바라보는 시각이 희망적이고 매력적이게 보여야 사람들이 머물고 찾아오는 나라가 된다. 최근 우리나라는 활력을 잃어버렸다. 물론 코로나사태 이후로 침체된 세계경기의 탓도 있지만 사람들이 달라졌다. 꾸준한 노력으로 정당한 수익을 창출하는 것보다 일확천금을 바라는 비정상적인 수익이 만들어지기를 바란다. 주변에서 부동산이나 주식으로 갑자기 자산을 증식하는 사례를 보니 정상적인 직업으로 벌어들이는 수입의 가치를 가볍게 보는 풍조가 생겼다. 심지어 이들을 보고 빚을 내어 투자를 하는 젊은이들이 생겨나고 단번에 피지도 못한 삶을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사태까지 일어나고 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희망이다. 젊은이들이 불안과 포기로 그들의 열정을 접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든 하고 싶은 일을 펼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기업도 사람도 밖으로 나가는 것이 아니라 자기 터전에서 삶을 펼치도록 만들어야 그들도 나라도 미래를 기약할 수 있다. 어렵고 복잡한 장치나 설계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그들이 필요한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떠나가는 그들을 바로 잡으려면 정상적인 노력의 수익이 아닌 투기와 사기의 수익을 보장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상식을 벗어난 일들이 자랑처럼 알려지니 젊은이들이 정상이 아닌 비정상의 투기에 빠져버리는 것이다. 부동산을 사서 하루아침에 수억의 불로소득이 창출되고 주식투자로 정규직의 연봉보다 많은 수익을 만나는 것이 일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삐뚤어진 사고를 바로잡아주어야 한다. 어려울 때 가장 도움이 되는 것은 올바른 정신이다.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바싹 차리면 산다는 속담은 그런 것이다. 국내외로 어려운 경제상황에 비정상적인 수익을 바라보는 투기로 한탕을 노릴 것이 아니라 건전한 수익을 바라보도록 정부가 요행의 여지를 없애야 한다. 그리고 노력의 대가를 수월하게 얻을 수 있는 환경을 펼쳐주어야 한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치안과 안전 확보에 만전을 기하고 수익을 만들고자 하는 경제활동의 시도에 아낌없는 지원이 펼쳐져야 한다. 근로소득이 아닌 소득에 대한 철저한 점검이 이루어져야 하고 나라의 발전을 위한 노력에 후원자가 되어 주어야 한다. 일 년 이상 무역수지가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지금 기업들이 당면한 사정은 더 딱할 것이니 이들이 한걸음 나아갈 수 있도록 편의와 지원을 펼쳐주는 일이 필요하다. 이들이 무너지면 더 많은 근로자들이 무너지게 되니 지금 정부가 긴급히 노력해야할 곳은 이곳이다.

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