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 청소년들, 호국과 보훈을 노래하고 말하다
  • 박명규기자
칠곡 청소년들, 호국과 보훈을 노래하고 말하다
  • 박명규기자
  • 승인 2023.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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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영웅’ 워커 장군 흉상 제막식
청소년 “장군 업적 알려 달라” 민원에
어린이~어르신 5000여명 마음 모여
칠곡호국평화기념관에 자리 잡아
청소년 직접 제막식 행사 기획·진행
“고귀한 희생 외면 않을 것” 축사 전해
지난 28일 칠곡호국평화기념관에서 열린 워커장군 흉상 제막식에서 이선영(북삼중.2)양이 축사를 하고 있다. 이 양은 청소년은 보훈을 절대 가볍게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배우지 못하고 전해듣지 못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워커 장군 흉상 제막식이 열리고 있다.
지난 28일 칠곡호국평화기념관에서 열린 워커장군 흉상 제막식에서 경북예고 2년 한재린 양이 바이올린으로 ‘태극기 휘날리며’의 OST를 연주하고 있다.

“우리 청소년들은 호국과 보훈을 가볍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단지 누군가가 가르쳐 주지 않았고 말해주지 않았을 뿐입니다.”

청소년이 호국과 보훈의 가치를 담담하게 이야기하는 청소년이 기획과 진행을 맡은 이색 보훈 행사가 성황리에 개최됐다.

칠곡군은 지난 28일 김재욱 군수, 워커 장군의 손자 샘 워커 2세, 백선엽 장군의 장녀 백남희 여사를 비롯해 청소년 100명 등 3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워커 장군 흉상제막식’을 개최했다.

워커 장군은 6·25 전쟁 때 백 장군 등과 함께 칠곡 다부동을 포함해 ‘워커 라인’으로 불린 낙동강 방어선을 지켜낸 주역이었다

제막식은 행사 기획은 물론 사회, 환영사, 축사, 축하 공연 등 청소년의, 청소년에 의한, 청소년을 위한 청소년이 무대의 주인공인 행사였다.

행사 기획과 사회는 김재욱 군수에게 워커 장군을 또래 친구에게 알려달라는 민원을 넣은 김동준(장곡중3) 군과 학교 친구 6명이 맡았다.

이들은 환영사를 통해 “청소년 행사를 제안해 주신 김재욱 군수님께 감사 드린다”며 “왜 우리가 그동안 워커 장군을 몰랐는지 모르겠다. 이 자리를 기회로 삼아 장군님과 모든 참전 용사를 청소년들이 알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축사를 맡은 이선영(북삼중2) 양은 “지금까지 호국과 보훈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단지 6월이면 요란하게 떠드는 캠페인 정도로 생각했다”며 “자신과 가족이 아닌 우리 모두를 위한 고귀한 희생을 앞으로는 외면하지 않겠다”고 말해 감동을 자아냈다.

이날 행사 축하 공연도 전문 가수나 예술인이 아닌 10대 청소년이 무대의 주인공이 됐다.

한재린(경북예고2) 양은 바이올린으로 묵념 곡과 ‘태극기 휘날리며’의 OST를 연주했고, 이혁준(순심고1) 군은 청아한 목소리로 ‘비목’과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열창했다.

또 손세현(장곡중3) 군은 워커 장군을 추모하는 자작시를 낭독했고, 강진우·정환희(장곡중3) 군은 군가 ‘전우야 잘 자라’를 열창해 백발의 참전용사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았다.

미군 부대에 근무하는 아버지를 따라서 칠곡군에 거주 중인 미국 초등학생 쟌 마이클 말퀫은 ‘GOD bless the USA’를 불러 워커 장군을 추모하고 한국 청소년 공연에 화답했다.

한편 이날 제막식을 가진 워커 장군의 흉상은 국민 5000여 명의 작은 정성과 마음이 모여 건립됐다.

어린아이의 눈높이를 고려해 받침대와 기단을 포함 153㎝ 높이로 제작됐으며, 2종 공립박물관이자 국가보훈부 현충 시설로 지정된 칠곡호국평화기념관에 자리 잡았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워커 장군을 알려달라는 학생들의 민원을 접하고 흉상을 건립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워커 장군 흉상제막식 행사를 학생들에게 해보라고 제안했는데 학생들이 흔쾌히 동의해 뜻깊은 행사가 열릴 수 있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많은 청소년이 호국과 보훈의 진정한 가치와 의미를 깨닫는 기회가 되었으며 좋겠다”며 “앞으로도 호국 역사를 알리고 미래세대에게 전하는 일에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했다.



 

김재욱 칠곡군수(가운데), 백남희 여사, 마산서부지역전투 기념사업회 김경환 대표가 워커 장군 대형 방패 연을 날리고 있다.

▲ 대형 방패연으로 부활한 ‘한미동맹’ 주역

워커 대장과 백선엽 대장이 바람을 일으켜 연이 하늘 높이 날 아 올랐다. 6·25 전쟁 당시 낙동강 방어선을 구축해 북한군을 막아낸 백선엽·워커 한미 두 장군이 가로세로 5m의 대형 방패연으로 부활해 낙동강을 날아올랐다.

한국예술연협회는(회장 이창석)은 지난 28일 칠곡호국평화기념관 광장에서 워커 장군 흉상 제막식 사전 행사로 국군 1사단장 백선엽(1920~2020) 장군과 미8군 사령관 월튼 해리스 워커(1889~1950) 장군 연날리기 행사를 개최했다.

이창석 예술연협회장은 고인의 모습과 명언이 담긴 대형 방패연을 띄웠고, 아람유치원 어린이들은 평화를 기원하며 태극기 문양이 담긴 가오리연으로 낙동강을 수놓았다.

이날 행사에는 대를 이어 친분을 이어오고 있는 백 장군의 장녀 백남희 여사와 워커 장군의 손자인 샘 워커 2세 부부도 참석해 손을 맞잡았다.

김재욱 칠곡군수와 백남희 여사는 연줄을 잡고 직접 연을 날리며 백선엽 장군과 워커 장군의 업적을 기렸다.

백 장군은 3년 전 타계 직전 “평택의 미군 부대를 찾아 부대 내 워커 장군 동상 앞에서 한미동맹 강화를 위한 메시지를 남겨달라”는 유언을 남기기도 했다.

백남희 여사는 “워커 장군과 아버지는 역사상 최초의 한미 연합작전을 수행했으며, 두 분 우정이 한미동맹의 시작”이라며“오늘 떠오른 방패연처럼 두 분이 하늘에서도 대한민국을 지키는 영원한 동반자가 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창석 회장은 “여름철이라 바람이 잘 불지 않아 연을 날리지 못할까 걱정했지만 두 장군님이 바람을 보내주신 것 같다”며 “연을 통해 두 분의 희생과 호국 정신이 널리 알려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샘 워커 2세(70)는 지난 29일 ‘워커장군 흉상제막식’에서 칠곡군 아람유치원 김시안 군이 감사 편지를 전하자 무릎을 꿇고 눈높이를 맞추어 감동을 자아냈다.

▲ 4대가 한국과 인연 이어온 美 병역 명문가, 무릎 꿇어 아이와 소통

4대가 한국과 인연 이어온 미 병역 명문가 출신의 한 퇴역 군인이 보인 눈높이 소통이 눈길을 끌었다.

6·25전쟁 영웅 월턴 워커 장군의 손자 샘 워커 2세(70)는 지난 29일‘워커장군 흉상제막식’에서 칠곡군 아람유치원 김시안 군이 감사 편지를 전하자 무릎을 꿇고 눈높이를 맞추어 감동을 자아냈다.

워커 가문은 월턴 워커와 아들 샘 워커, 손자 워커 2세가 명문 웨스트포인트를 졸업했고, 이들 모두가 한국서 복무한 적이 있는 미국의 병역 명문가다.

아들 샘은 워커 장군과 함께 미 육군 최초로 부자 4성 장군이 되는 영예를 안았다. 워커 2세는 한국에서 비행사로 복무했고 샘 워커 2세의 아들 역시 웨스트포인트를 졸업, 한국에서 진행된 훈련에 참여하며 한국과 인연을 이어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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