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갑차 도시 치안
  • 경북도민일보
장갑차 도시 치안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23.08.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주요 도시에는 장갑차가 나타났다. 최근 흉기난동이 빈번해지자 정부는 주요도시에 장갑차와 기관단총으로 무장한 경찰특공대를 배치했다. 장갑차는 차체를 강화한 무장차량이다. 흉기로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을 공격하는 사건에 치안 강화책으로 나온 방안이다. 도시에 장갑차와 무장경찰을 보는 다수의 사람들은 이들의 모습에 안심과 안전을 느낄 수 있을까.

도심에서 장갑차를 볼 때 마다 불안감이 더 커질 것이다. 사람들을 지키겠다고 펼치는 그림이지만 이 모습에서 자신도 모르게 위축되고 주변이 위험한 것인지 살피게 될 것이다. 전투경찰이 실탄발사도 불사한다는데 그러면 도심은 바로 총알이 날아다니게 되어 흉기위협으로 인해 더 위험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안전함보다는 위험함을 더 인식하게 되고 불안함에 해당 장소에 머무는 시간이 짧아질 뿐이다. 내국인은 물론 우리나라를 방문한 관광객이나 외신들의 눈에는 한국의 치안은 장갑차를 동원할 정도로 상황이 좋지 못하구나 하는 인식을 갖게 할 수 있다. 걸핏하면 북한에서 미사일을 쏘아 올려 해외토픽이 되고 이제 장갑차까지 등장하니 이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한국이라는 나라가 꽤 불안하고 위태로운 나라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

또한 경찰 특공대가 순찰하고 있는 모습에서 위압감도 느낄 수 있다. 흉기로 돌발 테러를 벌이는 사람들은 테러범이 아닌 일반인이다. 테러를 진압하는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편성된 부대가 담당할 업무가 아닌 일반 경찰의 업무이다. 엽기적인 범죄를 지양해야 함에도 전국에서 이를 따라하는 모방범죄들이 일어나자 강력한 대응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려는 모양인데 너무 나갔다. 정신이상자의 돌발행동에 특수부대를 도시에 배치하여 치안을 어떻게 얼마나 바로 잡겠다는 것인가. 특수부대는 특수상황에 투입하고 모방범죄의 예방을 위해 경찰의 순찰 및 CCTV 모니터링 강화와 출동전략을 점검할 일이다. 도심의 장갑차와 무장경찰의 모습이 또 다른 사회 불안감을 조성하는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가. 장갑차 치안으로 우리가 얻는 이익보다 잃어버리는 기회와 이미지추락이 더 크다.

장갑차가 언제까지 도시를 지켜줄 수 있을까. 한정적 기간일 수밖에 없다. 그들은 본래의 업무가 있고 임시 배치된 것인데 이들이 원대로 돌아가면 도심의 치안은 위험해 지는 것인가. 한편으로 그들이 해야 하는 일은 온전히 돌아가고 있는지도 궁금해진다. 범죄예방효과를 기대한다고 하나 그 효용성 면에서는 고개를 갸웃하게 만드는 대응책이다. 왜 이러한 사건이 일어나는지, 이들을 따라하려고 하는 사람들은 왜 따라하는지 원인을 찾아볼 일이다. 이어지는 소식을 보면 흉기난동 예고자들의 검거 소식이 들리고 과잉 순찰로 인한 피해자 소식도 들린다. 개인적 문제, 사회적 문제가 극한의 일탈을 만들어 냈다. 온라인으로 살인을 예고하는 글을 쓰는 행위가 이어지고 흉기난동을 모방하는 시도가 일어나는 일차원적인 문제의 해결책을 살펴보아야 한다.

다수를 공포로 몰아넣고 피해를 만든 범죄자에 일벌백계(一罰百戒)의 처벌로 또 다른 범죄를 예방하고 유사행위를 시도하려는 자에게도 처벌가능 함을 널리 알리는 일이 필요하다. 잔혹범죄는 장난의 대상이 아님을 확실히 해야 한다. 범죄의 근원을 보는 것이 아니라 범죄의 외형만 보면 안 된다. 범죄를 컨트롤 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을 펼칠 수 없고 보여주기 식의 업무 처리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실효성도 적고 불안감만 키우고 대외적 국가이미지를 추락시키는 대책으로 내?외국인의 불편만 가중할 뿐이다. 법이 없이도 예를 지키고 살았던 사람들이 왜 극한에 몰려 난동을 피우게 되는지를 살펴주어야 한다. 개인의 한계를 넘어선 정신질환자나 마약중독자 등의 국가적 관리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열 포졸이 도둑하나를 못 잡는다는 말이 있다. 범죄를 벌이려고 마음만 먹으면 당해낼 수가 없다는 말이다. 지금 전국에 깔린 만2천여 명의 병력으로도 막기 어려운 범죄에 앞서 범죄의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의 관리로 사고를 미연에 막을 수도 있을 것이다. 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