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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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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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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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라는 말이 있다. 그 사람의 현재가 있기까지 살아왔던 경험과 습관으로 굳어진 사고가 변화하는 것이 그만큼 어렵다는 말이다. 그래서 기존의 것이 아닌 새것, 새로운 사람에 시선이 모이게 된다. 우리가 보아온 정치인들은 선거시즌이 다가오면 입지를 새롭게 하는 경향이 있다. 머물고 있던 정당에 불만을 토로하며 창당을 운운하기도 하고 조건을 걸어 혁신을 주장하기도 한다. 그럼 궁금해지는 것이 자신이 적을 두고 활동했던 정당을 떠나서 새로이 창당을 한다면 그는 얼마만큼 다름을 인정받을 수 있을까.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최근 국민의힘은 근본적인 변화를 만들 수 없는 상황이어서 창당이 필요하다는 말을 했다. 정당은 각 정당의 이념과 정강에 따라 국민들의 지지와 신뢰가 다르다. 대체로 진보와 보수의 색깔로 겨루는데 유권자들이 직접 정치에 참여하는 형태가 아닌지라 정당의 신뢰도가 낮은 편이다. 정당이 국민들의 신뢰를 높이는 방법 중의 하나가 특정 이슈에 대한 정당의 태도와 행동이다. 정치인들이 민감한 이슈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이유 중 하나가 이것이다. 모두의 시선을 끄는 이슈에 빠른 대응으로 개인의 인지도를 높이고 소속당의 개입을 알리는 것이다. 이것이 잘 안되면 신당창당을 거론한다. 지금까지의 모습과 완전히 다른 당이 되어 민생을 위해 뛰겠다며 지지를 호소한다.

이때 비교의 대상이 되는 것이 자신이 머물던 정당이고 국민들의 니즈를 맞추고 행동하는 혁신적인 정당이 되겠다며 민생을 위한 공약을 한다. 그런데 한정적 의석을 가지는 국회에서 신당이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지금의 여야를 보더라도 의석을 많이 차지하고 있는 당의 협력을 받지 못하면 처리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주장만 난무하고 논의가 되지 않는 현실의 모습이다. 신당은 대체로 기존의 정당을 뛰어넘을 수 없는 의원을 보유하게 된다. 그러면 발휘할 수 있는 역량의 한계로 곧 합당을 모색하게 된다. 결국 자신이 혁신을 보장할 수 없다고 나온 당이거나 대립하던 적과 한편이 된다. 이런 일들이 빈번하게 일어나니 국민들은 정당정치에 관심을 두지 않게 된다. 오늘의 한편이 내일의 적이 되고 다시 동반자가 되고 오늘의 입장은 찬성이었다가 내일의 입장은 반대가 되는 국회의원들의 조삼모사의 변동이 신뢰를 잃게 한다.

상황에 따라 휙휙 갈아입는 입장의 변화는 조직보다 사적인 욕심이 앞서기 때문이다. 정당이나 국회의 활동이 사적 욕심이 아닌 조직의 목적이 우선되기 위하여 인지도나 유명세에 치우치는 정책이 우선 진행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 우선순위는 여러 가지 요인들을 짚어 보고 선정되어야 한다. 이준석 전 대표처럼 청년에서 다선의 의원까지 다양한 목소리가 수렴되고 구체화되는 정치의 모습이 보여야 한다. 스치는 바람처럼 왔다가 사라지는 체계라면 누구도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다.

우리 정치는 다른 분야보다 진화가 더딘 분야이다. 여야의 견제로 더 좋은 안건이 채택되고 구현되어야 하는데 견제가 되지 못하고 있다. 안건을 심도 있게 토론해야 하는데 힘겨루기를 한다고 입장 차이에서 진도가 멈춘다. 그러니까 항상 신입 정치인들은 새로운 정치, 구태를 벗어나겠다고 선언한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의욕이 충만해서 정계로 들어가지만 기존 과정과 절차를 따라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기존 의원들과 별다를 것이 없는 똑같은 모습이 되어 버린다.

따라서 제도적 개혁도 필요하다. 인물위주로 움직이는 정당의 모습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지역단위의 정당 지역위원회도 운영하여 이들이 안건을 논의하고 중앙당에서 이러한 안건을 점검하고 민생에 더 유익을 주는 안건을 만들어내는 등의 조직과 활동에 변화를 만드는 제도적인 기반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지금 변화를 만나지 않으면 우리 정치의 모습은 시대를 막론하고 똑같은 모습을 피할 수 없다. 우리의 정치인들은 모두 현역으로 뛰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려고 한다. 재선, 삼선, 사선 그리고 은퇴를 하고 정계를 떠난다. 재선에 성공하지 못했다고 완전히 정계를 떠나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정당조직이나 자문으로 활동하는 것은 어떨까. 이들의 활동은 시민들은 물론 정치입문자나 현역 의원들에게 조언과 지지로 우리 정치 발전의 기반이 될 수 있다.

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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