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고통 안중에 없는 ‘그들만의 투쟁’
  • 경북도민일보
국민고통 안중에 없는 ‘그들만의 투쟁’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23.11.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한의사협회가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증원 방침에 강도 높은 투쟁에 나서기로 했다. 이를 위해 의협은 이번주 중으로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의료계와 충분한 논의와 합의를 진행하지 않을 시 총궐기 등 투쟁 강도를 높여 나갈 예정이다.

26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 대강당에서 열린 ‘전국의사대표자 및 확대임원 연석회의’서 이필수 의협 회장은 삭발을 단행했다. 대정부 투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기 위함이다. 의협은 또 정부가 의대 정원 증원을 일방적으로 추진할 시 권역별 궐기대회, 전국의사 총궐기대회 개최 등을 실시하고, 찬반투표를 실시해 파업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러한 의협의 행동은 ‘그들만의 투쟁’이 될 가능성이 높다. 국민 대다수가 이에 대해 백안시(白眼視)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전국 40개 의과대학을 대상으로 향후 6개년(2025~2030년)의 정원 확대 수요를 조사한 결과 최대 3954명을 늘려달라고 요구했다. 의대뿐만 아니다. 다수의 국민여론조사에서 국민 10명 중 8명 이상이 의대 정원 확대에 쌍수를 들고 환영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의 의사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명백한 증거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최근 발표한 ‘보건의료 2023(Health at a Glance 2023)’ 보고서에서도 잘 드러난다. 2021년 기준 한국 의사의 연평균 총소득은 근로자의 평균 임금보다 최대 7배 가까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OECD 회원국 중 격차가 가장 컸다. 반면 의사 수는 한국이 OECD 국가 중에서도 하위권에 속했다. 특히 한국의 지역별 의사 밀도는 수도권을 포함한 모든 곳에서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리의 의료서비스 문제가 의사 수 부족에 있음을 명백하게 보여준다.

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보건복지부를 비롯한 8개 부처, 대한적십자사와 17개 시·도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23개의 공공의료기관 정원은 1만4341명이지만 실제 활동하는 의사는 그보다 2427명이나 적은 1만1914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우리나라 공공의료기관의 의사 수가 정원보다 2400여명이 적고, 특히 국립대학교 병원 의사 수가 가장 많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방에서 공공의료기관 역할을 하는 17개 국립대병원의 의사 수 정원이 가장 큰 폭으로 모자랐다. 현재 국립대병원 17곳에서 일하는 의사 수는 7002명으로 정원 8942명보다 1940명이 부족했다. 35개 지방의료원의 경우 총 1330명 정원보다 87명 적었다. 기관당 지방의료원은 평균 2.5명, 국립대병원은 114명 정도 의사가 적은 셈이다.

의협은 의대 정원 확대 수요조사가 ‘고양이에게 생선이 몇 마리씩 필요하냐’고 물어보는 것과 다를 게 없다고 반발하지만, 모든 지표들이 우리나라의 의사 수가 부족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의협은 국민 건강과 고통은 안중에 없는 행동을 멈추고 의료서비스 질 향상을 위한 냉철한 자성과 고민에 나서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