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시 쓰기, 시의 마법 속으로의 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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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시 쓰기, 시의 마법 속으로의 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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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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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어떤 시인의 북 콘서트에서 요즘 시가 너무 어렵다는 말에 대해 ‘시는 어려운 게 맞다’ ‘시니까 어려운 것이 아니냐’ 라는 말을 들었다. 맞는 말이다. 그렇게 당당하게 말하는 그 시인의 시는 조금 긴 문장도 따스했기에 잘 읽혔다. 그 안에 숨겨둔 의미를 찾아 음미하며 읽어보려는 노력을 번거롭다 생각하는 것이 문제이며 너무 어려운 말로 꼬고 또 꼬아 놓는 것이 잘 쓰는 것처럼 된 문화가 문제가 아닐까.

디카시집<<하늘카페>>를 출간하고 고마웠던 분들을 찾아가 시집을 전했다. 그 중 같은 일을 오래하신 선배이며 대구의 큰 지부를 운영하는 선생님은 “나한테 이런저런 책을 냈다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또 보내오는지 아나? 그런데 솔직히 하나도 안 읽어졌다.”라고 비밀스런 고백을 하며, 나와 만나 밥을 먹고 차를 마시는 내내 디카시를 읽고 또 읽었던 기억이 난다. 처음에 시집을 내라고 권하셨던 어떤 분도 일평생 수필을 써 오셨던 분이건만 자신의 수필집을 누구에게 건네는 것보다 디카시집을 건넬 때 바로 읽힐 것을 생각하며 떨린다고 하셨다. 바로 이것이 디카시의 매력이리라.

요즘은 디카시가 ‘K-리터러쳐‘ 라는 이름으로 디지털 문화의 선발대를 자처하며 활발하게 퍼져나가고 있다. 그중 카페 디카시마니아는 독보적인 커뮤니티로 디카시 문예운동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러한 디카시 문예운동은 한국디카시연구소와 한국디카시인협회는 물론 경남, 부산, 경북, 대전, 제주 등에 각 지회를 두고 디카시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

포항문인협회 회원이기도 한 정유지 경남정보대학 교수로 재직하며 부산디카시협회장은을 맡아 디카시 확장에 선두적인 역할을 하며 매주 ‘한국 티카시’라는 밴드에 디카시에 대한 강좌를 올리고 있다. 그가 했던 말 중에 “디카시는 영감과 노력의산물이다. 또한 디카는 작가 자신의 세 번째 눈이다. 신체기관 일부다.”, “디카시는 디지털 세상의 뜨거운 심장이다.”라는 말들은 그의 디카시를 향한 진정한 애정을 볼 수 있다.

디카시는 자연이나 사물에서 포착한 시적 영감이 시로 완성되는 것이다.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감흥을 포착했을 때 이미 시는 완성됐다고 보는 것으로 그 감흥이 날아가기 전에 디카로 찍고 바로 또 문자로 표현(언술)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두 매체의 속성도 잘 알아야 할 것이며 어떤 순서에 의해 완성하였는가도 중요하게 본다. 시상에 따라 피사체를 찾아 찍었는지, 피사체에서 받은 자극에 의해 떠오른 시상에 사진을 덧붙였는지 등은 디카시의 정체성과 관련된 문제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디카시마니아 카페는 디카시 정체성을 지키며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시운동의 본산으로서 디카시 전문 커뮤니티로서의 역할을 계속해 오고 있다. 회원은 현재 2,200명 정도이다. 지난 10월 21일에는 카페 회원 60명의 작품 3편씩 수록한 사화집 ‘카이로스’를 출간하고 기념식을 가졌다. 이상옥 교수는 이날 행사에서 카페지기로서 인사말을 하며 디마 카페가 디지털 시대 새로운 시로서 글로벌 문화콘텐츠로 성장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디카시의 진면목을 보여준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고 하였다. 이 커뮤니티 카페에는 하루 900여명 이상이 드나들며 새로운 작품을 올리고 댓글을 달며 실시간 소통하고 있다.

2018년 디카시 서동균 시인의 디카시‘봄’이 국어 교과서에 채택되면서 시 장르로 뿐만 아니라, 교육재료로서도 디카시의 효용성을 확인하였다. 또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국어 교과서에 ‘사진을 활용한 시 창작하기’라는 소주제로, ‘창의 융합 활동’, ‘통합 실천 학습’이라는 대주제를 학습 목표로 디카시가 실렸다. 2019년에도 고등학교 개정판 국어 교과서 ‘언어와 매체’에도 고등학생의 디카시 2017년 제1회 황순원문학상 디카시공모전 우수상을 받은 윤예진 학생의 디카시 ‘기다림’이 수록된 바 있다. 디카시를 쓰는 학생들은 디카시를 쓰면서 주변의 사물이 눈에 보이고 거리의 변화가 눈에 들어오며 사물을 관찰하게 되고, 사물과 대화하고 공감할 줄 아는 서정을 지니게 되었다라고 말한다.

이 모든 사실들은 디카시가 디지털 시대의 대세임을 말하고 있다고 본다. 디카시집 출간 준비를 하며 올해 첫날부터 ‘정사월의 디카시’를 연재하게 되었다. 때로는 시간에 쫓겨 보낼 때도 하지만 매주 보다 많은 사람들과 디카시로 소통할 수 있어 기쁘게 하는 작업이다. 한번 빠지면 헤어 나올 수 없는 매력으로 일상은 온통 디카시와 연결되어 있어 있다. 디카시마니아 카페의 운영자로 카페에 새 글을 확인하고 댓글을 달며 아침을 시작하고 매주 매스미디어에 소개된 디카시를 읽고 카페로 옮긴다. 출근하는 순간에도 여행을 하는 순간에도 순간순간 대상과의 이야기는 계속 된다. 해마다 시를 써서 해오던 학원 아이들의 시화전도 올해엔 디카시를 써서 했다. ‘하늘’이나 ‘고양이’ 등의 사진을 찍어 보여주는 아이들이 있어 시도해 보았더니 모두 잘 따라 해주어 고맙고 기특했다. 스마트 폰으로 게임만 하는 것이 아님도 알았으리라.

시도 좋지만 어려운 시를 읽고 이해하는 것이 어려운 이들에게 디카시 읽기를 추천한다. 하루 24시간 결코 멀리 떨어뜨려 놓지 못하는 스마트 폰만 있으면 주변의 모든 것이 시가 되는 마법에 빠질 수 있다. 먼 나라 이야기였던 시와 문학이 일상에 들어와 당신의 삶을 윤택하고 행복하게 할 것이다.

정사월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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