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시조, ‘천년의 소리’ 신라향가 숨결로 명맥 잇는다
  • 김희동기자
경북시조, ‘천년의 소리’ 신라향가 숨결로 명맥 잇는다
  • 김희동기자
  • 승인 2024.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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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향가, ‘K-문화유산’의 자긍심
언어의 한계 뛰어 넘는 문화유산
산라향가, ‘향찰 문자’로 기록된 노래
신라인 정신·풍류·사회문화 등 담아
10세기 전 자국어 표기… 글로벌 관심
시조 형식과 유사… 시조의 기원 유력

신라향가, 지속가능한 K-컨텐츠로
경주 문화인들, 향가 본향 알리기 만전
향가비 조성해 고유성·상징성 ‘부각’
보존·전승, 문화상품화 개발 등 주력

시조는 우리 민족의 삶과 이상을 우리말로 풀어낸 대표적인 노랫말 이자 정형시이다.

고려 중기에 시작해 말엽에 이르러 독자적 정형성을 확보한 시조의 형식은 신라 향가(鄕歌)의 3단 구조를 잇는 고유의 양식으로 향가가 사라진 다음 다시 정립한 서정시라는 것이 지금까지의 일반론이다.

향가와 민요 같은 고전시가의 전승과정을 거치는 동안 시조가 한민족의 정서와 우리말의 구조에 가장 맞춤 한 형식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지난해 12월 23일 신라향가 학술조사 및 포럼을 개최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23일 신라향가 학술조사 및 포럼을 개최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시조의 기원 향가에서 찾다

시조의 연원을 향가로부터 비롯하면 모죽지랑가, 헌화가를 중심으로 헤아려도 1300여년이 된다. 최충(984~1068)의 시조를 기점으로 삼아도 그 역사는 1000년에 이른다. 또한 지리적으로 경북에 한정하더라도 고시조의 1세대인 우탁(1262~1342), 이조년(1269~1343)의 창작시기는 700년을 상회한다. 따라서 신라 향가의 창작시기와 완성미가 확연한 우탁의 「탄로가」, 이조년의「다정가」 사이의 중간시점을 택하더라도 ‘경북의 시조’는 그 역사가 1000년 에 이르는 장구한 역사를 지니고 있다.

향가비 제막식
향가비 제막식

그동안 시조의 기원에 대한 학자들의 많은 논의들이 있어왔다. 시조의 기원은 향가에서 발원하고 있다는 설이 유력하지 않을까 싶다. 고려 시대의 최행귀의 3구6명의 기록 때문이다.

이 3구6명은 균여가 지은 10구체 향가는 1~4행(기), 5~8행(서), 9~10행(결)의 세 부분으로 나눠진 3단 구성이고, 시조는 ‘초장-중장-종장’의 3단 구성이라는 측면에서 공통점을 갖고 있다.

향가는 줄의 수에 따라 4줄 짜리인 4구체 향가, 8줄 짜리인 8구체 향가, 10줄 짜리인 10구체 향가로 나뉜다. 8구체 향가는 4+4로, 10구체 향가는 4+4+2로 나눠서 분석한다. 시조 형식의 기원이 된다.

10구체 향가의 마지막 2번째 줄을 보면 앞에 감탄사가 존재하는데 이런 모습이 시조의 형식과 닮아 있다 하여 시조 형식의 기원을 향가에서 찾기도 한다.

향가도 상고시대의 노래인 만큼 그전에 다뤘던 고대 가요와 비슷한 성격을 갖고 있다. 집단적이고 주술적인 노래에서 개인적 서정시로 넘어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이러한 성격이 모두 나타나고 있다.


△셔블의 노래, 신라 향가

계림숲 찬기파랑가 향가비
계림숲 찬기파랑가 향가비

향가는 신라 중기인 6세기부터 고려 초기인 10세기 사이에 신라의 수도 서라벌 지역에서 주로 불리던 우리나라 고유의 시이자 노래이다. 당시에는 우리말을 기록할 문자가 없었으므로 한자의 음(音)과 훈(訓)을 빌린 향찰(鄕札) 문자로 이 노래들을 기록했다. 향가는 당(唐) 나라의 한시(漢詩)와 대등하다는 뜻에서 ‘동국(東國)의 노래’라는 의미이며 특히 10구체 향가는 사뇌가(詞腦歌, 신에게 아뢰는 노래)로 불리기도 했다.

지금까지 전해지는 신라 향가는 모두 25수로 삼국유사에 14수, 균여전에 11수가 실려 있다.

균여전은 고려 시대에 혁련정이 엮은 균여 대사의 전기이다. 여기에 균여가 지은 향가「보현십원가」 11수가 실려 있다.「삼국유사」의 향가 14수와 더불어 향가 연구에 매우 귀중한 자료이다. 문종 29년(1075)에 간행됐다.

향가는 엄격한 문학적 형식을 가진 우리나라 최초의 정형시로 4구체, 8구체, 10구체로 되어 있고, 작가들은 다양하지만 승려와 화랑이 주류를 이룬다. 세계문학사에서도 10세기 이전에 자국어로 표기된 노래를 가진 나라는 많지 않기 때문에 향가는 자랑스러운 겨레의 문화유산이다.

또한 신라인의 정신과 풍류를 대변하고, 신라의 정치와 사회문화를 담고 있어서 한국문화의 근원이자 뛰어난 문화원형이다. 이런 이유로 지금은 전해지지 않지만 위홍과 대구 화상이 진성여왕 2년(888)에 편찬했다는 향가집 삼대목이 있었다는 기록으로 보아 신라 때에는 수백 수천 편의 향가들이 지어졌고 노래로 불렸을 것으로 본다.


발표자들
발표자들

△신라향가 발굴 전승사업과 문화컨텐츠

경주의 문화인들이 향가를 재조명하고 있다. 향가는 경주와 신라를 홍보할 대표적 문화컨텐츠이자 스토리텔링의 주된 광맥이며 한국의 대표적인 전통문화의 유산이다. 또 세계인들이 주목할 문학적, 문화적 보배이다.

신라의 노래 향가 뮤지컬, 오페라, 연극, 시극으로 재탄생 되고 관광 상품으로 개발해 경주 관광에 새로운 변화를 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23일 신라 향가의 가치조명과 현대적 활용방안을 두고 관습도감(이사장 김수현)주최·주관으로 ‘신라향가 학술조사 및 포럼’을 개최했다.

신라향가에 대한 학술조사와 포럼을 통해 신라시대의 음악, 문화, 사회상 등에 관한 학술적인 분석이 이뤄졌다.

이날 식전 공연으로 경주향가 낭송문화예술원(원장 류소희)이 향가를 낭송했다. 주제 발표에 김규호(경주문화도시사업)단장의 ‘향가 재해석과 문화상품개발 방향’을 제시했다.

김 단장은 향가의 재해석과 상품화 필요성에 대해 고대 대표적 시가문학인 향가에 대한 재조명이 필요하며 경주는 향가문학의 본향으로 경주의 장소적 고유성과 상징성을 부각시켜야 한다고 했다. 또 삼국유사의 14수 향가는 대부분 신라의 수도인 경주가 중심배경으로 새로운 장르의 문화상품 개발 및 도시이미지를 구축하고 새로운 핵심 문화 컨텐츠 발굴과 문화상품화 방안 모색과 신라문학인 향가에 대한 발굴 및 보존·전승 및 문화컨텐츠 발굴로 향가를 재창조해야 된다고 했다.

신상구(위덕대)교수는 ‘신라향가의 가치와 활용가능성’에 대해 깊이 발표를 했다. 신 교수는 향가를 간단하게 소개하면서 향가와 관련된 문화컨텐츠는 경제적 자긍심과 스토리텔링으로 지역브랜드를 높이게 된다고 했다. 또한 다양한 행사 기획으로 지역 가치는 지역민들에게 돌아가고 결국은 경제적 이익과 문화적 자긍심을 주기 위한 행사가 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서 종합토론이 이뤄졌다. 좌장에 김규호 단장, 토론에 신상구 교수, 이진락 경주시의원, 곽대기 한국하이쿠 원장, 김일곤 경주시 보조금심의위원, 김수현 이사장의 토론이 진행됐다.


경주 황성공원내 향가시비 공원.
경주 황성공원내 향가시비 공원.

△황성공원내 향가비 조성

경주시와 경주문인협회는 2022년 6월12일 황성공원 문학비 시설지내에 향가비 제막식을 개최했다.

경주문인협회는 지속적으로 향가비 공원 조성을 경주시에 요구해 왔고 2021년 9월 전국문학대회를 개최하고 향가비 설치에 가속도가 붙었다.

경주는 한국문학의 발상지이며 향가의 고향이다. 황성공원 문학비 시설지내에 조성된 향가비는 현재까지 전해지는 삼국유사에 기록된 향가 ‘찬기파랑가’ ‘모죽지랑가’ ‘제망매가’ ‘도솔가’ ‘서동요’ 등 14수를 비롯해 화랑세기의 ‘풍랑가’를 포함해 15수다. 故이임수 동국대 교수의 향가 해설을 인조석에 새기고 나무로 만든 시화대에 작품을 걸어 세웠다.

보문호 충담사 안민가 향가비
보문호 충담사 안민가 향가비

한편 향가 시비는 경주지역에 경주세계문화엑스포 공원 내 처용가비, 계림 내 찬기파랑가비, 보문단지 홍도공원 내 안민가비, 울산 처용암 입구 처용가비가 있다. 2014년 군위군 고로면 일연공원 내에 세워진 7수로 서동요, 헌화가, 모죽지랑가, 처용가, 제망매가, 찬기파랑가, 도천수대비가 등이 있으며 강릉 해안도로에 헌화가 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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