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도 결국 미중 패권전쟁 희생양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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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도 결국 미중 패권전쟁 희생양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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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4.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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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1위로 미국증시의 간판 애플이 새해 들어 이틀 연속 급락하면서 시총 2위 마이크로소프트(MS)에 추월당할 위기에 몰리고 있다. 현재 이들 업체의 시총 차이는 1000억 달러에 불과하다.

이는 애플의 아이폰 판매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폰은 본토인 미국보다 중국에서 더 많이 팔린다. 그런데 그런 중국에서 판매가 감소함에 따라 애플 전체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에서 애국 소비 열풍이 불면서 중국인들이 애플의 아이폰 대신 화웨이폰을 선택하고 있다. 결국 애플도 미중 패권전쟁의 유탄을 피해 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애플은 그동안 미중 패권전쟁의 무풍지대였다. 팀 쿡 최고경영자(CEO)의 교묘한 줄타기로 미중 패권전쟁의 영향을 최소화했었다.

이에 따라 애플은 지난해 7월 시총 3조 달러를 돌파, 기업 역사상 최초로 ‘3조 달러 클럽’에 가입했었다.

그런데 상황이 급변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국에서 매출이 감소하기 시작한 것. 지난 분기 실적 발표 때 애플은 주당 순익과 매출이 모두 시장의 예상을 상회했다. 그러나 주가가 급락했다. 중국에서 매출이 준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지난 분기 중국 매출이 전년 대비 2% 준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성장 시장인 중국에서 매출 감소는 매우 이례적이다.

팀 쿡 CEO는 “환율 영향으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라고 변명했지만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실적 발표 이후 애플의 주가는 3% 정도 급락했었다.

중국에서 애플의 판매가 줄고 있는 것은 일단 경쟁업체인 화웨이가 최신폰 ‘메이트 60 프로’를 공개하고 중국의 애국 소비 열풍에 힘입어 약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뿐 아니라 중국 정부가 공무원의 아이폰 사용을 금지한 것도 애플의 중국 판매에 큰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 정부는 공식적으로는 이를 부인하고 있지만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정부가 공무원은 물론 공기업 직원에게도 아이폰 사용을 금지했다고 확인했다.

그동안 중국은 애플에 이렇다 할 제재를 가하지 않았었다. 애플이 아이폰을 거의 전량 중국에서 제조해 고용효과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애플의 아이폰을 위탁 생산하고 있는 폭스콘은 중국에서 약 60만 명 정도를 고용하고 있다. 그러나 2022년 11월 폭스콘 공장에서 노사분규가 크게 일어난 이후 애플이 생산 다각화 차원에서 인도에 적극 진출하는 등 탈중국 움직임을 보이자 중국 당국이 제재의 칼을 들이댄 것으로 보인다.

중국 당국이 공무원 등에게 아이폰 사용을 금지한 이후 중국에서 아이폰 판매 감소가 본격화했다. 이같은 분위기에서 새해 들어 애플의 주가가 연일 급락하고 있다. 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애플은 전거래일보다 0.75% 하락한 184.25 달러를 기록했다. 전일 애플은 3.58% 급락한 185.64 달러를 기록했었다. 이틀 동안 4% 이상 급락한 것이다.

이는 영국계 투자은행 바클레이스가 중국에서 아이폰 수요 둔화를 이유로 애플의 투자 등급을 ‘중립’에서 ‘비중축소’로 강등하고, 목표가도 161 달러에서 160 달러로 하향했기 때문이다.

애플이 이틀 연속 하락하자 시총도 2조8660억 달러로 줄었다. 같은 날 MS의 시총은 2조7540억 달러다. 시총 차이가 1120억 달러에 불과한 것이다. 애플이 급락하고 있는 데 비해 MS는 생성형 인공지능(AI) 특수로 선전하고 있다. 이 같은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조만간 MS가 애플을 제치고 시총 1위 기업에 등극할 전망이다.

‘천하의 애플’도 미중 패권전쟁의 유탄을 피해 가지 못한 것이다.

박형기 중국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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