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글부글’ 끓어오르는 화병… 전문의가 추천하는 치유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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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글부글’ 끓어오르는 화병… 전문의가 추천하는 치유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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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4.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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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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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적 스트레스 혹은 일시적인 스트레스지만 이를 해소하지 못해 생기는 각종 정신적 증상, 신경증, 신체질환을 통틀어 ‘화병’이라고 한다. 외국에서는 ‘분노증후군’의 하나로 보는데, 화병은 한국 특유의 질병으로 알려졌다.

과거에는 유교주의, 가부장적 문화로 인해 중년 여성의 전유물로 여겨졌지만, 최근 들어 경쟁문화, 심해지는 빈부격차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 등으로 모든 연령과 성별에서 나타나곤 한다. 일상생활마저 어렵다면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10일 정신의학 분야 의료진에 따르면 화병은 분노와 억울한 감정이 오랜 기간 그대로 쌓여 가슴 답답함과 두근거림, 치밀어 오름과 열감, 두통, 불면증 등 신체적 증상까지 이어진다. 치료가 필요한 ‘적응장애’ 혹은 불안이나 우울장애로 진단돼 입원하는 사례도 있다.

윤지애 대전을지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사소한 일에도 짜증과 신경질을 내는 등 예민한 상태가 지속되고 분노와 화를 참지 못하는 한편, 불안함과 초조함으로 불면증을 겪으며 이유 없는 한숨이 늘고 우울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자율신경계 중 교감신경의 흥분으로 스트레스 호르몬이 지나치게 많이 분비되면서 마음의 불편이 신체적 증상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며 “심하게는 만성적인 분노로 인한 고혈압이나 중풍 등 심혈관계질환이 발병 또는 악화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화병의 원인은 억울하고 분한 감정이다. 특히 이런 감정을 가질 수밖에 없는 스트레스가 선행된다. 참고 사는 문화, 폭발하는 기질과 연관 지어 한국의 문화 관련 증후군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위계질서를 미덕으로 여기는 한국 사회에서는 직장 상사나 동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나 자신의 의견을 명확히 피력하지 못하는 일이 많고, 심지어 가까운 가족들에게조차도 자기 생각을 표현하지 못해 혼자서 끙끙 앓고 쌓아둔다.

이에 대해 김종우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한방신경정신과 교수는 “병원을 찾는 많은 환자가 학업, 취업, 결혼 그리고 실직과 퇴직 등 인생의 주요 과정에서의 과도한 스트레스를 이유로 든다”면서도 “분노는 보편적인 정서 문제라 한국인만의 병은 아니다”라고 소개했다.

화를 스스로 다스릴 수 있다면 최선이지만 다스린다는 게 화를 참아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김종우 교수는 “분노를 표현할 때 자신의 감정에 휩싸이지 않으면서 자신이 분노하고 있음에 대해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만약 답답함과 열감, 두통, 불면증의 증상이 나타나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준다면 빨리 전문가 도움을 받아야 한다. 의학적으로 항우울제나 항불안제 같은 약물 및 정신 치료가 이뤄지며 한의학에서는 침, 약물, 뜸, 한방 정신요법을 활용한다.

분노가 신체 증상과 연계돼 나타나기 때문에 신체 증상을 개선하면 분노 조절에도 도움이 된다. 이는 명상을 통해 훈련할 수 있다. 명상은 ‘주의’를 한곳으로 모아 여러 감정과 생각에 나를 잠시 떼어놓을 수 있는 방법이다.

윤지애 교수는 “명상은 수련된 사람만 할 수 있는 어려운 작업이 아니다. 내 호흡, 내 몸에 온전히 주의를 기울이거나 설거지나 양치질 같은 생활 속 활동과 행위에 온전히 집중해 보는 것도 명상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수용하고 용서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일 텐데 말처럼 쉽지 않다. 스트레스에만 몰입해 괴로워하기보다 잠시 멈추고 “나도 명상이나 해볼까”라는 생각을 했다면 이 역시 명상을 시작한 것이라고 윤 교수는 조언했다.

김종우 교수는 화병 치료 방법 중 하나로 ‘걷기’를 추천했다. 무조건 걷기만 하는 게 아니라 일상적 삶의 환경에서 잠시 벗어나 마음을 재충전한다는 정도의 목표로 걷기를 시작하라는 의미다.

이밖에도 화가 나는 상황에 잠시 피하거나 회복할 수 있는 시간, 장소, 인물, 행위 등 구체적인 방법을 미리 설정하고 그날의 문제는 그날 해결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아 분노와 함께 잠들지 않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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