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안 전쟁 발발 시 한국에 미치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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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안 전쟁 발발 시 한국에 미치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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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4.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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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안은 원래 강이나 바다 따위의 양쪽 기슭을 뜻하지만, 1949년 이후 타이완 해협을 사이에 두고 분단국가 된 중국과 대만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지칭하는 말로 주로 쓰인다. 1946년 제2차 국공내전(국민당과 공산당의 내전)에서 마오쩌둥의 공산당이 승리하자 장제스는 국민당을 이끌고 지금의 대만으로 건너갔다. 장제스는 미국과 관계를 강화하고 자유중국, 대륙반공(대륙의 공산주의에 반대함)을 추구했다. 그때부터 양쪽 국가는 서로 다른 이념과 체제의 길을 걷게 되었다.

중국은 대만을 자국 영토라는 주장을 견지하며 대만을 흡수통일 해야 한다고 외치고 있다. 그러면서도 지난 65여 년간 표면적으로 큰 마찰 없이 지내왔다. 두 나라 모두 우선 자국 내의 여러 문제를 해결하는데 바빴기 때문이다. 그런데 2013년 세계 패권을 꿈꾸는 중국의 시진핑, 2016년 대만에는 반중 성향이 강한 차이잉원 정권이 들어서며 대만과 중국은 극단적으로 충돌하기 시작했다. 경제와 군사력이 비약적으로 상승한 중국이 대만과 가까운 지역에 병력을 집중시키며 노골적으로 대만 침공야욕을 드러내며 군사적 압박을 가하기 시작한 것이다. 군사전문가들 또한 향후 몇 년 안에 양안 전쟁이 발발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그럼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면 우리나라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경제·안보에 관해 미국에서 최강의 입지를 다지고 있는 블룸버그는 중국과 대만 간에 전쟁이 발발하는 경우와, 중국이 대만을 약 1년간 전면 봉쇄하는 경우의 두 가지 시나리오를 가지고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그중에 특히 한국과 관련된 내용이 가히 충격적이다.

먼저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고 미국이 이에 개입하는 시나리오의 경우 세계 경제에 GDP 감소는 약 10.2%로 10조 달러(약 1경 3천조 원)에 달할 것이라는 추산이 나왔다. 2020년 코로나 19 확산이나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세계 경제 GDP가 5.9%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그 두 배에 근접하는 충격이다. 전쟁 당사국인 대만이 입는 경제적 피해는 GDP의 40%, 중국은 16.7%이며 미국은 6.7%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미국의 경제적 피해가 많은 이유는 미국의 첨단산업에 필요한 반도체의 상당한 부분을 TSMC에 의존하는데 전쟁이 나면 반도체 공급이 차단되기 때문이다. 그럼 우리나라는 얼마만큼의 타격을 받을까? 블룸버그는 양안 전쟁 발발 시 한국, 일본 등 동아시아 국가들이 가장 큰 충격을 받을 것이며 특히, 한국은 GDP가 23.3%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1997년 IMF 위기 때보다 더 큰 충격이다.

한편 전쟁 없이 중국이 대만을 약 1년간 전면 봉쇄하는 시나리오에서는 경제 피해 규모가 전쟁 시나리오보다는 적을 것으로 추산했다. 봉쇄 상황에서 세계 경제 GDP의 피해 규모는 5%이며 국가별로는 대만이 12.2%, 중국이 8.9%, 미국이 3.3% 수준일 것으로 판단했다.

그렇다면 타국인 중국과 대만 간에 전쟁이 일어나는데 왜 유독 우리나라의 피해가 이토록 크게 추산된 것일까? 그 원인은 반도체 산업 및 무역, 금융에 미치는 충격 때문이라고 한다. 물적·인적 손실도 발생한다. 중국의 전략은 미국의 지원군이 도착하기 전에 신속히 점령하는 것이다. 따라서 미국은 대만과 가장 가까이 있는 미군기지를 거점으로 활용할 수밖에 없다. 그 가까운 미군기지가 바로 한국과 일본에 있다. 따라서 중국은 한국과 일본에 주둔 중인 미군의 발목을 잡기 위해 선제공격을 감행할 수도 있다. 이는 미·중의 전략보고서에도 나와 있는 사실이라고 한다.

전쟁하지 않고 중국이 대만해협을 전면 봉쇄해도 문제다. 지리적으로 보면 대만은 한국과 일본의 방파제 역할을 한다. 대만해협은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선박이 오가는 주요 해상 교통로다. 만약 중국이 대만을 점령하여 남중국해를 봉쇄하면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에너지(원유, LNG 등)수송로가 막힌다. 또한,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나라의 수출길도 차단된다. 대만을 점령한 중국이 작정하고 인근 해협을 완전히 차단하면 우리나라의 기반산업은 3개월 만에 고사할 수 있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우리나라는 중국의 발아래로 들어가 과거처럼 중국에 조공을 바치던 속국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로선 중국과 대만 간의 전쟁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랄 수밖에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미일 공조를 굳건히 해야 한다. 아무리 중국이라도 군사력 순위 세계 1위와 6위, 8위 세 나라를 상대하기는 버겁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국은 지금도 한미일의 동맹을 와해시키기 위해 온갖 공작을 벌이고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철우 시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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