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대란…의사 ‘태부족’ 경북에 의대 신설 절박성 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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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대란…의사 ‘태부족’ 경북에 의대 신설 절박성 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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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4.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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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입학생 증원에 반발하는 의사들의 진료 거부 사태가 확대되면서 정부가 보건의료 위기 단계를 사상 최초로 ‘심각’ 단계로 끌어올렸다. 진료 거부에 나선 의사들에 대한 국민 여론은 악화일로다. 초유의 의료대란 속에 경북의 ‘의사 수’가 전국 광역시·도 중 ‘꼴찌’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의료빈곤 지대 경북에 의대 신설을 늦출 이유가 어디에 있나. 목숨이 위태로운 환자들을 버려두고 병원을 떠나는 의사들의 무정(無情)에 억장이 무너진다.

국민의힘 김병욱 국회의원(포항남·울릉)이 보건복지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북의 인구 1000명 당 의사 수는 1.41명으로서 17개 광역시·도 중 세종 1.36명에 이어 가장 적었다. 2023년 12월 기준 우리나라 전체는 평균 2.23명이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3.5명)의 65.7% 수준이다. 높은 의료 이용량을 감안하면 OECD 국가 평균의 30%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결론이다.

통계청(2024년 1월 기준)에 따르면, 경북의 고령인구 비율은 24.8%로 전남(26.2%)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다. 인구 고령화와 만성질환자 증가 등 의료 수요에 맞춘 의대 정원 확대와 지역 의대 신설은 모두 다 절실하다.

한국갤럽이 지난 16일 공개한 조사에서 의대 증원 찬성 의견은 76%로, 반대 응답 16%를 압도했다. 지난해 말 보건의료노조 조사에서도 찬성 의견이 89.3%에 달했다. 일본·독일·영국 등 주요 국가들도 인구 고령화에 즈음해 의대 정원을 계속 늘리고 있다. 의사들이 집단행동으로 정책을 가로막는 나라는 지구상에서 오직 한국뿐이다.

가장 큰 의구심은 이 나라 최고의 두뇌 집단인 의사단체가 필수 의료인력 고갈 등 해묵은 문제에 왜 설득력 있는 대안을 한 번도 제시하지 못하고 걸핏하면 파업만 일삼느냐 하는 것이다. 의사가 되면서 엄숙히 선서했던 제네바 선언의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째로 생각하겠다(제4조)’와 ‘인종·종교·국적·정당 관계 또는 사회적 지위 여하를 초월하여 오직 환자에 대한 나의 의무를 지키겠다(제8조)’는 맹세를 왜 이리 헌신짝처럼 팽개치는가.

이번 사태는 고질적 의료빈곤 지대 경북에 의대를 하루빨리 신설해야 할 필요성과 그 절박성을 웅변하고 있다. 의사들은 환자를 떠나서는 안 된다. 적도아프리카의 랑바레네 병원에서 한평생 인류애를 실천한 슈바이처가 무덤에서 벌떡 일어날 참이다. 아프리카 남수단에서 거룩한 봉사활동을 펼치다가 요절한 이태석 신부가 지하에서 통곡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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