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
  • 김희동기자
두 사람
  • 김희동기자
  • 승인 2024.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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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이교



뚝섬에서

그가 손으로 무언가를 치며

괜찮냐고 물었다

네 괜찮아요.

그럼 몇 시가 좋아요?

네? 무슨 시간?

내일 영화요



뚝섬에서

자전거를 탄 사람들이 지나갔다

강이 끊어졌다 붙는다고 생각하는데

그가 팔을 들더니 보이냐고 묻는다

네 보여요

그 섬엔 누가 살까요?

네? 무슨 섬이요?

정현종 시인이 얘기하는 섬이요



한 사람의 손가락은 앞을 향하고

한 사람은 위를 가리키고 있는


낮에 본 그림이 생각났다



전철이 엇갈리며 지나간다

어느 쪽이 앞일까 생각하는데

그가 아름답다고 말한다

뭐가요?

뒷모습이요

전철요?

아니요



가로등 불빛이 발끝을 건들고

모기들이 다리를 물었다

뚝섬에서



너무 늦었어요



여기와 저기로 흩어진 말들

날개가 있는 것만이 공중을 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학생들이 농구공을 치며 지나간다

 

 

 

 

 

 

 

 
서이교 시인.
서이교 시인

 

본명 서미숙

2023 문학뉴스 & 시산맥 신춘문예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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