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부 때 니들은 어디에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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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정부 때 니들은 어디에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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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4.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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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 반민족 행위자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이 ‘을사오적’이다. 1905년 을사늑약에 찬성해 서명한 5명의 대신이다. 매국노의 맨 앞을 장식하는 인물들로, 박제순(외부대신), 이지용(내부대신), 이근택(군부대신), 이완용(학부대신), 권중현(농상부대신)을 일컫는다.

이들 외에도 친일파는 무수히 많다. 하지만 친일파 가운데에서도 더 많은 비난을 받는 인물이 바로 노덕술이다. 일제시대 악질 고문 경찰로 악명을 떨친 인물이다.

노덕술은 일제강점기 때부터 활동한 일제 경찰로, 경찰 재직 당시 독립운동가 다수를 체포·고문·살해했다. 일제강점기 전국의 고문기술을 총정리했는데, 70%가 노덕술 작품이라는 설도 있다. 그만큼 노덕술은 일제시대 독립운동가들을 붙잡아 고문한 악질 중의 악질이었다. 이러한 노덕술이 1945년 해방 후에는 장택상에 의해 수도경찰청 수사과장에 기용되며 다시 경찰로 근무했다. 이후 노덕술은 대한민국 경찰로 근무하며 독립운동가를 고문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국민의힘 공천 과정을 지켜보면서 제일 먼저 노덕술이 떠올랐다.

국민의힘은 최근 막말을 이유로 대구 중·남구 공천을 취소했다. 경선을 통해 공천을 확정 지은 도태우 변호사의 공천 자격을 부적절 발언을 이유로 박탈한 것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경선으로 후보 됐으면 다음 판단은 본선에서 국민에게 맡겨야지 무슨 공당의 공천이 호떡 뒤집기 판도 아니고”라며 공천 취소 결정을 비판했다. 5.18 발언을 꼬투리 삼아 문재인 정권 때 있은 광화문광장 투쟁 발언을 싸잡아 막말로 몰아가는 건 옳지 않다고도 했다.

“일부 영입 좌파들에 얹혀서 우왕좌왕하는 정당이 되어 버렸는데 우리가 투표할 맛 나겠나?”라고 홍 시장이 직격한 이유인 셈이다.

한화갑 전 새천년민주당 대표의 조카가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으로 있다. 최근에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비례대표에 공천 신청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공천에서 배제된 인사들을 영웅 대접하며 공천장을 쥐여주었다. 남의 당에서 퇴출된 사람들은 귀하게 대접하고, 자당 출신들은 경선 기회조차 주지 않는 정당에 미래가 있을까. 주객이 전도된 상황이 지금 국민의힘이다.

국민의힘 공천과정을 보고 있으면, 일제시대 고문 경찰을 우대하고, 독립운동가를 내치는 것과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다.

그렇다면 문재인 정부 시절 한동훈 비대위원장 등 지금 지도부는 무얼했을까? 한 위원장이 문재인 정부에서 한직으로 밀려나기 전까지 서울 중앙지검 제3차장 검사,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 등 검찰의 요직을 두루 꿰찼다.

그러니 홍 시장이 “그때 니들은 어디에 있었나?”라며 “그당시 자신들은 무얼했는지 돌아보지 않고 거리투쟁 하면서 내뱉은 다소 거친 언사를 꼬투리 삼아 공천취소 한다는건 자유민주 정당이 할짓은 아니다”라고 하는 것 아닌가.

“좌파정권 시절 눈치 보면서 부역했던 사람들이 그 당시 우파 아스팔트 투쟁을 비난 하는 것은 더더욱 옳지 않다”고 비난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한비자》 제15편 〈망징>에는 새로운 인재를 들일 때 조심해야 할 것들에 관한 내용이 나온다.

“나라 안의 인재를 쓰는 대신 나라 밖의 사람을 구하고, 공적이 아니라 평판에 근거해 사람을 임용하며, 나라 밖의 사람이 오랫동안 낮은 관직에 있었던 사람들보다 더 높은 벼슬에 오르면 그 나라는 망한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새겨 들어야할 문구가 아닌가 생각된다.

과연 좌파정권에 부역했던 ‘망명 인사’들로 구성된 국민의힘이 앞으로 윤석열 정부를 제대로 뒷받침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손경호 서울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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