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 논란, 혐오정치 청산 계기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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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말 논란, 혐오정치 청산 계기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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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4.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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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온데 여야 거대 양당이 후보들의 막말 전력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로 인해 공천이 잇달아 취소되면서 공천일정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선거가 20여일 남은 상황에서 정책과 공약로 대결을 해도 시간이 모자랄 판에 후보들의 막말 논란을 수습하느라 양당 지도부가 힘을 낭비하고 있으니 부끄러운 한국정치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듯해 씁쓸하다.

국민의힘은 지난 16일 과거 SNS 발언으로 ‘막말’ 논란을 낳은 장예찬 부산 수영구 후보의 공천을 취소했다. 5·18 민주화운동 폄훼 발언으로 논란이 된 도태우 후보(대구 중남) 후보에 이은 두 번째 공천 취소다.

민주당 역시 ‘목발 경품’ 막말 파문에 휩싸인 정봉주 전 의원에 대한 공천을 전격 취소했다. 민주당은 전날 공지를 통해 “이재명 대표는 경선을 1위로 통과한 강북을 정봉주 후보가 목함지뢰 피해용사에 대한 거짓사과 논란으로 국민께 심려를 끼친바 당헌당규에 따라 해당 선거구의 민주당 후보 재추천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여야 양당이 막말 리스크로 인한 악영향 차단을 위해 부랴부랴 공천 취소에 나섰지만 논란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비록 공천 취소는 되지 않았지만 다른 후보들의 막말 논란도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대전 서갑의 조수연 후보는 과거 SNS에서 “백성들에게는 봉건왕조의 지배보다 일제강점이 더 좋았을지도 모른다”는 메시지를 올린 것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민주당도 과거 언론 기고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실패한 불량품’이라고 비하한 양문석 경기 안산갑 후보에 대해 당 안팎으로 비판이 확산하고 있어 후보직 유지가 쉽지 않아 보인다.

이번 총선에서 양당은 모두 시스템 공천을 통한 투명하고 공정한 공천을 약속했다. 하지만 정작 후보의 자질을 검증하는데는 소홀히 했다. 과거 발언들은 인터넷에서 검색만 하면 쉽게 찾을 수 있는 것들인데도 불구하고 이를 간과한 측면이 없지 않다. 이는 여야 모두 ‘염불보다는 잿밥’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공천과정의 잡음을 줄이는데 집착하였으며, 민주당은 계파 공천을 우선시하다 보니 이념성 발언이 걸러지지 않고 수용된 것으로 보인다.

막말·혐오 정치가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사회는 건강하지 않다. 기형적인 팬덤문화가 판치게 되면 공정과 상식이 설 곳이 사라지고 만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것은 자명하다. 그런 측면에서 여야가 막말 논란을 빚은 후보에 대해 앞다퉈 공천 취소에 나선 것은 그나마 다행스런 일로 받아들여진다. 이번 총선을 계기로 막말이 우리 정치에서 퇴출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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