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한랭전선 녹이는 장인화發 ‘소통 바람’
  • 모용복국장
포항 한랭전선 녹이는 장인화發 ‘소통 바람’
  • 모용복국장
  • 승인 2024.03.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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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제철소 야간 경관조명 재가동
포항시-포스코 앞날에 ‘희망의 빛’
포스코그룹 장인화 회장 취임 후
신뢰·소통 지역 밀착행보 돋보여
포항시민 장 회장 행보에 기대감
동반자 관계 회복할 날 머지않아

2년 전 태풍 힌남노로 중단됐던 포스코 포항제철소 야간 경관조명이 지난 21일 저녁부터 포항 도심을 다시 비추기 시작했다. 2016년 포항제철소가 포항시와 손잡고 설치한 세계 최대 규모의 6km 야간 경관조명은 해상 누각이 있는 영일대 해수욕장과 함께 포항 대표 관광명소로 인기를 끌었다. 그러다 2022년 6월 힌남노가 몰고 온 전대미문의 피해로 불이 꺼진 이후 562일 만에 다시 켜진 것이다. 이날은 포스코그룹의 새로운 리더십이 닻을 올리는 날이어서 포항과 포스코의 앞날을 밝혀주는 희망의 빛으로서 의미를 더했다.

포스코그룹 장인화 신임 회장의 지역 밀착행보가 경관조명 못지않게 눈부시다. 장 회장은 그간의 관행을 깨고 서울이 아닌 포스코 포항 본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포스코그룹이 진정한 의미의 초일류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신뢰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국민들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받았던 자랑스런 포스코의 모습을 되찾겠다고 했다. 나아가 지역사회와 진정성 있는 소통으로 원칙과 신뢰에 기반해 상생을 이뤄나가겠다고 밝혔다.

지역사회와의 신뢰를 강조한 ‘워딩’은 곧바로 실천으로 이행되고 있다. 회장 취임 후 첫 대외행보는 이강덕 포항시장과의 만남이었다. 장 회장은 이날 이 시장을 포스코 시설인 청송대로 초청해 두 시간 가량 만찬회동을 가졌다. 이는 신뢰와 소통을 통해 지역사회와의 갈등을 해소하려는 의지로 읽힌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자리에서 장 회장은 “지역사회와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긴 안목에서 진정성 있게 소통할 것”이라며 “앞으로 더 발전적인 관계가 되도록 화합하고 상생하자”고 말했다. 이에 이 시장도 “포항시와 포스코가 상호 협력관계를 이어가야 한다”고 화답했다.


포항에서 100일간의 현장경영을 시작한 것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장 회장은 포항시와의 소통행보에 이어 첫 현장방문으로 포스코 포항제철소 2열연공장을 찾아 직원들을 격려했다. 2열연공장은 포항제철소 연간 생산량의 30%가 넘는 5000만톤을 처리하는 핵심공장으로 힌남노 내습 당시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하지만 세계 최고 수준의 정비 기술력과 직원들의 헌신적인 노력 덕분에 침수 피해 100일 만에 기념비적으로 정상화를 이뤄냈다. 장 회장은 이날 일일이 직원들의 손을 잡고 인사를 나누며 그간의 노고에 감사를 표했다. 포항제철소 현장 소통행보는 ‘철강맨’다운 면모를 잘 보여준다.

포항제철소 경관조명은 포스코가 포항시민에 건네는 신뢰와 소통의 메시지이다. 힌남노로 경관조명이 빛을 잃으면서 포항시와 포스코의 앞날에도 어둠이 닥쳤다. 거기다 시민단체를 비롯한 일부 시민들이 지속적으로 포스코 회장 규탄에 나서면서 둘 사이 관계는 악화일로를 치달았다. 이런 상황에서 포스코그룹 새 회장 취임으로 관계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장 회장이 그간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회장 취임식을 개최해온 관행을 깨고 포항 본사에서 연 것은 시민들에게 기대감을 안겨준 신호탄이었다. 또 회장 취임식에 맞쳐 재가동한 경관조명은 시민들을 어루만져주는 포스코의 손짓이었다.

장 회장이 취임 후 보인 행보는 ‘신뢰와 소통’ 두 단어로 집약된다. 모든 갈등과 대립은 신뢰가 무너진 자리에서부터 시작된다. 한 번 깨트려진 거울은 다시 붙이기 어렵듯 개인간에도 일단 신뢰가 깨지면 회복되기 쉽지 않다. 하물며 기업과 지자체, 시민 사이에 생겨난 불신은 보통의 노력으로는 불식되기 어렵다. 지난 2년 여 동안 포항시와 포스코 사이에 형성된 한랭전선은 여름철 북태평양 열대성 저기압을 만나고서도 아직 채 걷히지 않고 있다. 破鏡重圓(파경중원), 하지만 깨졌던 거울이 다시 둥글게 되듯이 포항과 포스코가 다시 상생과 우정을 바탕으로 돈독한 동반자관계를 회복할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 포항에 걸쳐진 한랭전선을 걷어줄 장인화발(發) 신뢰와 소통 바람이 거세게 불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모용복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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