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구조가 복잡하니 소비자 값에 거품이 생길 수밖에 없다. 축사에서 끌어낸 한우가 어떤 경로를 거쳐 소비자에 이르건 한우의 농가수취가격은 60%안팎이다. 한우값의 40%안팎이 거품이란 이야기다. 이런 현상은 어제오늘 돌발한 새삼스러운 것도 아니다. 우루과이 라운드(UR) 협상 때도 시장개방과 가격경쟁력의 상관관계는 가장 중요한 문젯거리로 떠올랐다. 그 이후 무엇이 달라졌는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가 코앞에 닥쳐온 지금까지도 걱정과 탄식뿐이니 참으로 딱한 노릇이다.
농민과 소비자가 모두 납득하기도, 참기도 어려운 것이 눈뜨고 앉아서 `봉’노릇하는 것이다.산지 소값이 떨어지기만 하는데도 시중 쇠고기값은 꼼짝도 않고 있다. 그 이익이 누구에게 돌아가는지, 골탕만 먹고 있는 계층이 누구인지는 굳이 지칭할 필요조차 없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도 관계 당국은 손을 놓고 있는가. 연동제를 폐지하고 가격 표시제를 고수하고 있는 탓이다.이래도 관계당국이 할 일이 없다고 할 것인지 궁금하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값싸고 맛있는 쇠고기의 공급이다. 가격 경쟁력과 육질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 없는가. 한미(韓美)쇠고기 협상에서 맥도 못 추고 무너져 내린 관계당국이 똑같은 자세를 지키고 있기 때문은 아닌지 궁금하다. 당국은 이제부터라도 적극성을 보여야 한다. 제도가 잘못됐으면 바로 잡고 새 정책이 필요하면 과감하게 밀고 나가야 한다.
한미 쇠고기 협상타결 이후 이러저러한 고비를 겪긴 했지만 쇠고기 시장의 개방은 이미 정해진 일이다. 광우병 논란으로 얼마동안은 소비가 저조할지는 모르나 안전장치가 갖춰지는 대로 소비량은 점차 늘어날 것으로 내다볼 수 있다. 당장은 몇 년 전 미국산 쇠고기가 누렸던 인기를 재현하기는 어려울지 몰라도 소비량이 꾸준히 늘어날 것만은 누구나 예측할 수 있는 일이다. 한우가 이에 맞서려면 경쟁력을 빨리 갖추는 수밖에 없다. 경쟁 요인은 가격과 육질이다. 값싸고 맛있는 쇠고기로 승부하려면 지금처럼 무기력한 당국의 자세로 될 일은 아무 것도 없다. 지켜보는 국민은 답답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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