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민주당의 제18대 국회 당선자 워크숍이 이틀 전 열렸다. 4·9 총선이 끝난 지 한달하고도 보름이 더 지난 시점이다. 그동안 민주당이 뭘 했는지 불어볼 것도 없다. 오직 `광우병 쇠고기’에 매달려 이명박 새 정부를 물고 뜯은 게 한 일의 다다. 18대 국회 개원을 코앞에 두고 간신히 열린 당선자 워크숍도 `미국 쇠고기’로 시작하고 끝났다. 왜 민주당이 총선에서 참패했고, 한나라당이 죽을 쑤는데도 불구하고 지지율이 10%대에서 지리멸렬한지 알 것 같다.
워크숍은 대선과 총선 참패 이후 야당으로서 새로운 진로와 좌표를 모색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과거에 대한 참회와 미래의 좌표 설정이 있었어야 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당의 진로와 관련한 아무런 결의도 제시하지 않았다. 발표한 것이라고는 `미국산 쇠고기수입 재협상 촉구 결의문’이 유일하다. 쇠고기 문제가 없었으면 어떻게 했을지 모를 일이다.
민주당이 워크숍 발제문을 통해 `강한 대안 야당’을 제시했다. 이명박 정부와 거대 여당의 독주를 견제하면서도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정책 `대안’을 생산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이 4·9 총선 이후 해온 일은 `대안’ 제시와 동떨어졌다. 특히 노무현 정권이 시작해놓은 미국 쇠고기 수입과 관련해 철없는 촛불시위대 비위를 맞추는 게 고작이다.
민주당은 자기들 과거를 돌아보기 바란다. 한-중 마늘협상에서 우리 마늘농가의 가슴을 멍들게 하고 중국에 굴복한 부끄러운 통상외교를 왜 기억 못하는가. 통상과 교역이란 상대가 있는 법이다. 또 미국산 쇠고기는 노무현 정권이 빗장을 열었고 이명박 정부가 도장을 찍은 것뿐이다. 그런데도 `광우병’ 운운하며 길거리에 뛰쳐나온 철부지들의 주장에 동조하는 철부지 정당이 민주당은 아닌지 묻고 싶다. 정말 민주당은 미국 쇠고기가 광우병 쇠고기라 믿는가?
워크숍에서 손학규 대표는 “참여정부에서 체결한 한-미 자유무역협정을 우리가 비준하지 못한 것에 대해 우리는 어떤 책임 있는 자세를 취했는지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옳다. FTA(자유무역협정)는 우리에게 일자리 150만개를 창출할 기회를 주는 기막힌 기회다. 지금 쇠고기 문제로 이명박 정부가 코너에 몰렸지만 국면이 바뀌면 그에 대한 처절한 국민적 응징이 민주당을 기다릴지 모른다. `대안’ 야당을 자임한다면 촛불시위에 편승하는 대신 책임있는 정당으로 거듭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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