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광란 속에 벌어진 `권력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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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 광란 속에 벌어진 `권력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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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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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 측근이다.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일 때 정무부시장으로 정무분야 판단을 도왔고, 대선 후보 경선 때는 이 후보를 온몸으로 보호했다. 대선 때는 궂은일을 도맡았고 악역은 그의 몫이었다. 그런 그가 느닷없이 청와대 일부 수석과 비서진, 이상득 의원을 “(대통령 주변)간신들”이라며 “쳐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개 성명을 통해, 기자회견을 통해서다. 범여권 위기 속에 이 무슨 해괴한 권력다툼인가.
 정 의원의 주장은 심각하다. 그는 “대통령 주변 권력 사유화 때문에 이 지경이 됐다”고 주장했다. “전리품 챙기기에 신경 쓴 사람들이 나왔고, 전리품을 독식하려고 동료들을 발로 차 근처에 오지 못하게 했다. 그래서 사람들이 다 등 돌리고 떠나지 않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장·차관 자리, 공기업 임원 자리에 자기 사람 심는 게 전리품이요, 이권”이라며 “청와대 세 명, 국회의원 한 명이 그랬다”고 주장했다.
 그의 주장이 사실이냐 아니냐를 떠나 대통령 최측근이라는 사람 입에서 권력투쟁을 선포하는 폭탄발언이 나왔다는 사실 자체가 충격이다. 만약 이 대통령 주변의 권력 사유화와 독식이 심각하다면 공개 입장 표명아닌 방식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게 옳다. 그건 여권에 몸 담은 조직의 일원으로서 의무다. 마치 “나는 깨끗하다. 나는 이명박 정부의 위기에 책임없다”고 꽁무니 빼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 역시 이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할 때 주변으로부터 비슷한 비난을 받은 처지다. 서울시장일 때와 한나라당 후보, 대통령 당선자 시절 그가 주공의 눈을 가린다고 비난받은 입장이다.
 그런 그가 청와대 모 비서관을 겨냥해 “B비서관은 대통령 주변 사람들을 이간질하고 음해하고 모략하는 데 명수다”고 무자비하게 비난했다. 그의 주장이 백번 옳다 해도 그의 과격함은 그의 진정성을 떨어트린다.
 물론 정 의원 주장대로 청와대 수석이 대원군을 쫓아내고 전권을 휘두른 `민비’같은 인물이라면 문제다. 또 1급 비서관 몇 명이 대통령 친형 이상득 의원의 힘을 믿고 인사에 전횡을 휘두르고 인사를 전리품 챙기듯한다면 그것처럼 위험한 일이 없다.
 실제로 정 의원 주장을 뒷받침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기도 하다. 이제 겨우 100여 일 밖에 안 된 정권의 권력투쟁은 매우 불길한 조짐이다. 청와대 인적쇄신에 이 모든 요인을 과감하게 반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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