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촛불시위의 최종 목표가 무엇이냐에 있다. 미국 쇠고기 수입을 졸속 결정한 정부에 대한 문책 요구라면 이해가 간다. 이 대통령이 청와대와 내각의 일괄 사표를 받고 개편을 단행키로 한 것은 이런 이유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게 총리를 제안키로 한 것도 같은 의미다. 이 대통령이 쇠고기 문제로 사과도 했다. 그렇다면 더 이상 어떻게 하라는 말인가. 일부 과격세력 주장대로 대통령 자리를 내놓고 사퇴하라는 말인가.
촛불부대는 6·10 시위에 이어 13일 미선·효순양 추모집회를 겸해 대규모 시위를 벌이기로 했다. 이어 6·15 남북 공동성명 8주년에도 거리로 나오겠다고 한다. 이건 아니다. 촛불시위가 마침내 반미로 성격을 드러내는 격이고, 이념적 편향성을 거리낌없이 과시하겠다는 것이다. 쇠고기는 쇠고기로 끝내야 한다. 더 이상 과격 시위를 계속한다면 촛불집회의 순수성은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시위대에는 미국 쇠고기를 걱정하는 시민은 물론 전교조, 민노총, 심지어 `신이 내린 직장’인 공기업 민영화를 반대하는 이기적 집단, 노숙자와 실업자 등 제각각의 이해에서 출발한 사람들이 뒤섞여 있다. 쇠파이프와 각목을 휘둘러 구속된 시위대 역시 노숙자로 밝혀졌다. 촛불시위가 예기치 않은 쪽으로 흐르고 있다는 반증이다. 개인과 집단의 불만을 이렇게 쏟아내면 정권은 말할 것도 없고 결국 나라가 결딴 나고 말 것이다.
이제 나라를 생각해야 한다. 광화문 컨테이너 장벽은 `국격’(國格)을 땅바닥으로 떨어트렸다. 어느 나라가 국도 1호를 철벽으로 차단한 나라에 눈을 돌리고 투자를 하겠는가. 촛불시위가 시작된 지 40일이 가까워 온다. 시위도 `중독’이 될 수 있다. 광화문 네거리에 앉아 술판을 벌이는 모습도 보기 싫다. 나라가 결딴 나기 전에 모두 일상으로 돌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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