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대란·산업계마비 - 더불어 살길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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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대란·산업계마비 - 더불어 살길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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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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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파업 태풍이 전국 산업계를 계속 강타하고 있다. 대구·경북지역 또한 이 태풍권에 휘말린 가운데 탈출구를 찾지 못해 고뇌에 찬 모습이다. 대구는 섬유염색업계가 직격탄을 맞아 지난주 파업 첫날부터 발목이 잡혔다. 염료 수급도 안 되거니와 완제품 출하 또한 전면 중단된 처지다. 경북지역 또한 사정은 똑같다. 철강도시 포항과 구미 산업단지내 기업체들 또한 곤경에 빠져있다. 제품 출하와 원자재 반입이 전면 중단된 상태에서는 조업단축·중단은 예고된 순서랄 수밖에 없다. 한마디로 산업의 마비현상이 확산될 상황이 눈에 보인다.
 이번 화물연대 파업은 `생계형’의 색채가 매우 두드러진다는 게 특징이다. 파업연대 조합원이 아닌데도 파업 대열에 자진해서 뛰어든 사람들이 상상 이상으로 많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화물연대의 컨테이너 화물차량 파업만도 산업계를 휘청하게 하는 판국인데 비조합원들까지도 자진해서 가세하고 있으니 그 파괴력은 가늠하기조차 두려울 정도다. 한마디로 위기 상황이요, 비상 국면이다.
 그런데도 이렇다 할 해결책은 없어 보인다. 정부와 화물차주, 화물연대 측이 모두 출구 찾기에 적극성을 보이지 않는 자세가 감지되고 있다. 정부는 화물차주들과 화물연대의 문제에 깊숙이 발을 집어넣을 뜻이 없는 것 같다. 파업자들은 “차를 굴릴수록 손해여서 그냥 차를 세워놓은 것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이런 가운데 손해는 봇물 터진 듯 불어나고만 있다. 무역협회는 수출물량 손실이 하루에 1280억원대씩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파업이 시작된 지 벌써 며칠째인가. 1조원대 손실은 금방 눈앞에 닥칠 상황이다. 이 얼마나 안타까운 노릇인가.
 화물연대 파업은 처음 겪는 일도 아니다. 서로가 형편을 알고 있어 마음 먹기에 따라서는 아주 간단히 문제를 풀 수도 있게 돼있다. 실제로 파업이 시작되자마자 매듭을 풀어버린 사업장도 한두 곳이 아니다. 다만 문제 해결을 어렵게 하는 것은 국제유가가 우리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널을 뛴다는 사실이다. 이렇다 할 자원 하나 제대로 없는 우리나라 처지에 국제 유가의 폭등은 치명타일 수밖에 없다. 서로가 고통을 감내하고 나눠 짊어져 더불어 살길을 찾는 게 상책이다.
 이렇게 볼 때 이번 파업 요구조건 가운데 운송료 30%이상 인상만 하더라도 서로 한발씩 물러서서 타협점을 찾으려는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다른 요구조건도 마찬가지다. 자기 주장만 100% 관철할 수는 없는 게 협상이다. 아울러 우리 운송업계의 맹점인 다단계 하도급 구조도 이참에 해결할 길을 여는 것이야말로 파업의 재발가능성을 확 줄이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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