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의 통렬한 자책 - 다시 한번 기회를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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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의 통렬한 자책 - 다시 한번 기회를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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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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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대통령이 소위 100만명이 참여했다는 6·10 촛불시위를 청와대 뒷산에서 지켜봤다고 토로 했다. “캄캄한 산중턱에 홀로 앉아 시가지를 가득 메운 촛불 행렬을 보면서 국민들을 편안하게 모시지 못한 제 자신을 자책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과 소통하면서 국민과 함께 가고, 반대 의견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다짐했다. 취임 100여일만에 민심을 등돌리게 만든 데 대한 통렬한 자성이다.
 이 대통령은 대국민 사과를 실패한 미국산 쇠고기 협상에서부터 시작했다. “식탁 안전에 대한 국민 요구를 꼼꼼히 헤아리지 못했고 자신보다 자녀의 건강을 더 걱정하는 어머니의 마음을 세심히 살피지 못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내가 결정하면 국민은 따르면 된다”는 식의 독선을 마침내 시인한 것이다. 이제 그 독선을 버리고 시정하는 것만 남았다.
 일단 “국민과 같이 가겠다”는 의지가 보인다. “첫 인사에 대한 국민의 따가운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여 국민 눈높이 인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한 것은 국민에 대한 최소의 예의다. `고소영’과 `강부자’로 내각과 청와대를 채워놓고도 “뭐가 문제냐”는 식으로 버텨 서민들의 가슴을 박박 긁은 데 따른 업보이기도 하다.
 한반도 대운하도 그렇다. 사업의 타당성 여부를 떠나 찬반이 분분한 이슈를 불도저식으로 밀어붙임으로써 반감을 산 게 사실이다. 반대에 부딪치자 대운하가 아니라 `4대강 유역정비’라고 하거나, 정부에 대운하 특별연구팀을 만들어 놓고도  “민간에 위임했다”고 하는 모습이 국민을 무시하는 것으로 비쳐지기도 했다. 본인 실토대로 `국민이 무엇을 바라는지 잘 챙겨봤어야’했다.
 이 대통령이 초심으로 돌아갈지는 두고봐야한다. 다만 쇠고기 졸속 협상에 대한 사과만으로도 민심의 무서움을 사무치게 깨달은 듯하다. “30개월 이상의 쇠고기가 우리 식탁에 오르는 일은 절대 없도록 하겠다”는 다짐도 근거 없어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국민은 이 대통령의 진정성에 대해 판단을 유보하고 있다. 인사 쇄신이 뒤따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 비서진은 처음 시작하는 마음으로 대폭 개편하고, 내각도 개편하겠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대폭’, 내각은 `중폭’으로 개편하겠다는 뉘앙스다. 그러나 국민 요구는 청와대고 내각이고 “싹” 바꾸라는 것이다. 일부 각료는 쇠고기 협상 과정에서 무능함이 드러났고, 다른 각료들도 혈세를 주머니 돈처럼 흥청망청 뿌렸거나, 부적절한 행동으로 물의를 빚었다. 다른 각료들도 부동산 투기 등으로 국민 신뢰를 잃은지 오래다.
 국민들은 어제의 다짐을 계기로 이런 참모들을 싹 바꿔 민심을 일신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따라서 더 이상 촛불시위같은 소모적 갈등을 중단하고 새 정부와 이 대통령이 심기일전해 국정을 펴 나가도록 기회를 주고 격려하는 게 도리다. 또다시 촛불을 들고 거리로 뛰쳐나와 서민들의 생계를 방해하고 경제활동을 방해하는 것은 국기 문란행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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