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가 국제불빛축제에 `유료 좌석제’를 도입해 이미 예매를 하고 있다. 2만원을 낸 일반인과 1만3000원을 낸 어린이는 무대앞의 이른바 `로열석’에서 관람하게 한다는 포항시의 방침이다. 이는 `돈 낸’관객과 `공짜’관객사이에 보이지 않는 담장을 치겠다는 발상이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올해로 다섯살이 되는 포항의 국제행사를 빌미삼아 돈벌이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는 것인지 궁금하다. 아니면 포항시 재정이 너무 궁핍해서 특별석 장사라도 해야할 지경에 이른 것인가.
　발상이 엉뚱하니 말썽을 빚게되는 것은 정해진 순서나 다름없다. 포항불빛축제는 이제까지 국제행사로 자리굳히기에 힘써왔다. 그 결과 성공 가능성을 내다볼 수 있을 만큼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게 중평이다. 이는 `명품 축제’로 자랄 수 있도록 더욱 땀을 흘려야한다는 과제를 떠맡았다는 이야기도 된다. 이런 마당에 유료좌석제나 궁리하다니 그 발상이 참으로 놀랍다 싶다.
　5000석 유료화 수익금은 모두 1억5000만원을 예상하는 모양이다. 말썽의 대가치고는 참으로 작은 돈이다. 이 많지않은 수익금 가운데 “운영시설비를 제외한 나머지는 문화발전기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라는 게 포항시 관계자의 말이다. 결국 운영시설비는 건져야 겠다는 이야기로 들린다. 운영시설비로 들어가는 돈이 모두 얼마나 되는지도 밝혔더라면 더욱 좋을 뻔했다. 그래야 포항시의 궁핍한 재정상태를 미루어 집작하는 데 도움일 되지 않겠는가 싶어 하는 소리다.
　이제 자리잡아가는 국제 축제를 이용해 돈벌이를 해야 한다면 다른 방법을 찾아보는 게  좋겠다. 지금은 불빛축제가 포항에 안겨주는 무형의 이익을 극대화 하는 데 더 힘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국내외 관람객들이 국제불빛축제를 계기로 포항을 더 많이 방문하게 하는 방안 연구가 더 급하지 않은가. 축제의 내용을 더욱 충실하고 풍성하게 해 다른 나라들의 유사한 축제를 뛰어넘는 문제가 더 급하다.
　포항은 `대통령을 배출한 도시’임을 자랑거리로 삼고 있다. 그러나 출범 100여일만에 죽을 쑤고만 새 정부 탓에 포항시민들은 적잖이 상처를 입고말았다. 이런 시민들을 위무해주기 위해서라도 위화감을 빚는 로열석 유료화는 환영받지 못할 조치다. 포항죽도시장 이용 상품권 증정이 선거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거나 유료공연문화를 정착시킬 때라는 논리를 갖추기에 쏟는 노력을 다른 곳으로 돌려야 축제가 더욱 발전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불빛축제 기간은 여름 휴가가 절정에 이를 때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되리라고 본다.